기업뉴스

엠게임, 가상화폐 신사업 추가에도 주가는 '횡보'

신현석


[디지털데일리 신현석기자] 국내 중견 게임업체 엠게임(대표 권이형)이 요즘 테마인 '가상화폐'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주가는 지지부진하다.

최근까지 이 회사는 가상화폐 관련주로 분류되면서 주가가 큰폭으로 급등락을 하는 등 투기성 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직 가상화폐 관련 사업의 내용이 세부적으로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투자자들의 기대심리는 이미 크게 높아진 모양새다.

결국, 이 회사는 지난달 29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가상화폐 사업을 회사 정관에 추가하는 안건을 승인했다. 이날 임시주주총회에서는 감사 및 이사 후보 선임 건과 사업목적 추가 및 이사의 수 변경 건이 표결절차 없이 참석한 주주들의 박수로 약 5분 만에 모두 승인됐다. 이날 회사 측은 가상화폐와 관련해 구체적인 설명을 따로 하지 않았다.

이미 이 회사는 시장에서 가상화폐 테마주로 여겨지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 12월18일 갤럭시아컴즈, 씨티엘, 제이씨현시스템, 매커스 등 국내 가상화폐 관련 종목 주가가 일제히 전일 대비 20~30% 이상씩 오른 가운데, 이날 엠게임 주가도 전일 대비 29.86% 상승했다. 미국에서 비트코인이 세계 최대 선물거래소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선물거래를 시작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그날이다.
그러나 이후 엠게임 주가는 5거래일 동안 23% 가량 빠졌다. 아직 이 회사 주가는 반등에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가상화폐 사업 추진 소식이 시장에 전해진 지난해 9월 이후에도 주가는 4100~4600원대 수준에서 횡보해왔다. 2일 종가는 전일 대비 4.71% 상승한 4895원이다.

지난 임시주주총회에서 권이형 엠게임 사장은 최근의 주가 부진에 대해 “주가가 회사의 모든 내재가치를 다 반영하지 못하는 게 사실”이라며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고, 그것에 대한 일환으로 이번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사업 다각화를 하는 등의 노력을 한다고 생각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내부적으로 많은 의견들을 받아들이고 주가 부양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내년(2018년)에는 좀 더 높은 주가로 보답하겠다”고 덧붙였다.

작년 ‘4차 산업혁명’ 이슈는 많은 코스닥 상장사들의 마케팅 전략으로 사용됐다. 문제는 실질적인 기술력 없이 AI(인공지능) 등 관련 단어만 내세운 사업이 난립했다는 데 있다. 시장 일각에선 가상화폐 역시 이 같은 마케팅 차원에 머무른 사업 전략으로만 활용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코스닥 시장에선 이미 회사 이름에 ‘블록체인’ 등 가상화폐와 관련된 단어를 직접적으로 넣는 방안을 검토 중인 회사도 등장했다. 뿐만 아니라 게임 업계에서는 작년부터 가상화폐 사업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늘어나면서, 가상화폐 도입이 자금세탁이나 불법환전 등에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한편 엠게임은 임시 주주총회에서 사업목적에 가상화폐 관련 사업 외, VR(가상현실)장비 제조 및 도소매업, 스마트팜 자문, 구축 및 관리업, 캠핑카 제작 및 수출업 등 다양한 사업을 추가했다. 가상화폐와 관련한 주가 등락이 있었지만, 향후 신사업 방향이 가상화폐에만 국한되지 않은 모습이다.

지난 3분기 이 회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1% 감소하고, 당기순이익은 31.7% 하락했다. 이 전부터 회사 측은 신규 매출원 및 중장기 신성장동력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한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들어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인 것도 장기적인 성장동력원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그러나 현재로선 신사업 성과를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정부가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히면서 관련주의 주가 향배도 가늠하기 어렵게 됐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엠게임 측이 지나치게 많은 신사업을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문어발식 확장에 대한 경계 심리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1월 안에 자회사를 설립해 가상화폐 관련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며 “곧 설립될 자회사를 통해 블록체인 기술을 온라인게임에 접목시키는 등 관련 사업 영역을 중장기적으로 확장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현석 기자>shs11@ddaily.co.kr

신현석
webmaster@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