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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 1~2위가 변했다…차별화·틈새시장 발굴이 살길

채수웅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알뜰폰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업계 1~2위인 CJ헬로와 SK텔링크가 경쟁적으로 틈새시장 찾기에 나섰다. 수요는 있지만, 또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아니면 이동통신3사가 접근하기에는 애매한 분야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다.

최근 알뜰폰 업계에서 화두가 된 상품은 SK텔링크의 '공부의 신(공신폰)'이었다. 스마트폰이지만 데이터를 주지 않는 역발상의 이 상품은 스마트폰이 필요하지만 데이터를 사용하지 말아야하는(또는 사용하기 싫은) 소비자들의 욕구를 겨냥했다. 수험생 또는 과도한 디지털 세상에서 해방되고 싶은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받았다. 월 2000명 가량이 가입한다고 한다. 이정도면 알뜰폰 업계에서는 대박 수준이다. SK텔링크는 시즌1에 이어 최근 시즌2까지 선보였다. SK텔링크는 올해 또다른 니치마켓을 발굴할 계획이다.

또한 SK텔링크는 프리미엄 중고폰 판매에도 주력하고 있다. 중고폰 판매는 많은 알뜰폰이 하지만 SK텔링크는 단순히 싼 중고폰이 아니라 믿을만한 중고폰에 초점을 맞췄다. 종이봉투, 비닐봉지에 넣은 중고폰이 아니라 자체 디자인한 박스에 케이스, 보호필름, 이어폰 등 신제품과 다름 없는 구성으로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잇다.

업계 1위 CJ헬로도 니치마켓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 말 소비자 기억속에서 잊혀져갔던 블랙베리를 다시 한국시장에 등장시켰다. 선착순 1,000명에게 지급하기로 했던 소프트케이스는 출시 3일이 채 안돼 매진됐고 이후 일 평균 100대 정도가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이정도면 나쁘지 않다"는 것이 CJ헬로의 평가다.

이어 CJ헬로는 올해 첫 알뜰폰 상품으로 ‘EBS열공폰’을 출시했다. SK텔링크의 '공신폰'과 콘셉트는 비슷하지만 데이터가 있고, EBS 상품과 연계한 것을 차별점으로 볼 수 있다. ‘공신폰’이 데이터 차단에 초점을 맞췄다면 ‘열공폰’은 어떻게 공부할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을까를 고민한 끝에 나왔다.

알뜰폰 1~2위를 달리고 있는 CJ헬로와 SK텔링크가 틈새시장을 정조준 한 것은 단순한 사업 전략을 넘어 여러 의미를 담고 있다.

그동안 알뜰폰 업계는 저렴한 요금제로 승부해왔다. 기본료가 저렴하거나 유심요금제 등을 통해 이통사 보다 최대 절반 가량 저렴한 요금제로 이용자들을 끌어왔다. 하지만 선택약정할인에 저소득층 요금 추가 감면 등으로 이통사들의 요금 수준이 한단계 내려왔다. 상대적으로 알뜰폰 요금경쟁력이 약화되면서 알뜰폰 가입자들의 이통사로의 이동도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가뜩이나 마케팅 능력·브랜드에서 열세고 이통3사와의 요금격차가 좁혀지고 있는 상황에서 예전처럼 저렴한 요금만으로 가입자를 유치하기 힘들어졌다. 지난해 마무리된 도매대가 수준으로는 요금경쟁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셈이다.

SK텔링크 관계자는 "이통사와 알뜰폰간 요금격차가 줄고 있어 요금만으로 경쟁하기는 힘들어졌다"며 "틈새 요금제, IoT, 프리미엄 중고폰 활성화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J헬로 관계자 역시 "소비자의 요구가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며 "차별화된 서비스, 상품 제공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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