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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쇼크’ 후폭풍, 가상화폐 주도권 하룻밤새 급변…이더리움↑-리플↓

신현석
지난 8일(협정세계시 기준), 코인마켓캡에서 한국 데이터가 삭제되자 이더리움과 리플의 시가총액이 역전되는 현상이 일어났다. (사진=코인마켓캡 캡처)
지난 8일(협정세계시 기준), 코인마켓캡에서 한국 데이터가 삭제되자 이더리움과 리플의 시가총액이 역전되는 현상이 일어났다. (사진=코인마켓캡 캡처)


[디지털데일리 신현석기자] 가상화폐 시장에 닥친 ‘한국 쇼크’가 가상화폐 주도권 경쟁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지난 8일(협정세계시·UTC 기준), 글로벌 가상화폐 통계사이트인 코인마켓캡이 가상화폐 가격 산정에서 한국 데이터를 제외시키자, 세계 가상화폐 시장에서 100조원이 넘는 시가총액이 증발해버리는 등 한국 쇼크가 발생했다.

그러자 시가총액 기준 상위 10개 가상화폐 중 대부분의 가상화폐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그런데 이더리움은 오히려 상승곡선을 보여 관심을 끌었다. 그동안 이더리움을 앞지르며 큰 인기를 끌었던 리플은 큰 폭으로 하락하며 시가총액 2위 자리를 이더리움에 내줬다. 리플에 대한 ‘거품’ 논란마저 제기됐다.

코인마켓캡에서 한국 데이터가 삭제되자 이더리움과 리플의 시가총액이 역전되는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시장에서는 한국발 쇼크가 미래 가상화폐 주도권 경쟁에 미칠 영향을 주목하고 있다.

가상화폐 시장 ‘한국쇼크’ 후 이더리움↑-리플↓ = 지난 8일(협정세계시·UTC 기준), 코인마켓캡에서 세계 가상화폐 가격이 하락세로 돌변했다. 코인마켓캡이 자사 사이트에서 한국 데이터를 제외시킨 데 따른 하락이다.

주목할 점은 이더리움이 많은 투자자들에게 가격 폭락 속 안전한 피난처가 됐다는 점이다. 한국 쇼크가 지나간 뒤에도 이더리움 가격은 줄곧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했다.

특히 가장 눈에 띄는 하락세를 보인 가상화폐는 리플이었다. 한국이 코인마켓캡 통계에서 제외되자 리플은 시가총액 기준 가상화폐 순위가 2위에서 3위로 떨어지는 등 바로 타격을 받았다.

9일 오후 9시가 가까운 시각(협정세계시·UTC 기준), 코인마켓캡 데이터상에서 리플 가격은 2.21달러로 지난 24시간 동안 12.12% 하락했다. 반면, 동시간대 이더리움 가격은 1253달러로 지난 24시간 동안 8.23% 오르는 등 안정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이 외, 동시간대 비트코인(-1.98%), 카르다노(-6.30%), 넴(-3.90%), 라이트코인(1.23%), 스텔라(-5.32%), IOTA(-6.80%) 등 10위권 내 다른 가상화폐가 대부분 하락세를 보인 것과도 대조된다.

특히 코인마켓캡이 한국데이터를 제외한 것으로 알려진 8일(UTC) 오전 5시 전, 이더리움 가격은 한때 1260달러를 웃돌기도 했다. 반면 이 시간대 리플 가격은 오전4시49분 3.17달러에서 오전5시19분 2.64달러로 단 몇 분 만에 17% 가량 수직낙하했다. 비트코인도 이날 오전 5시 전, 1만6000달러 수준이던 가격이 오후 3시를 넘어서면서 10% 가량 하락한 1만4430달러가 됐다.

이에 해외 업계 전문가들은 리플과 비트코인이 지난 몇 주간 이미 지나치게 부풀려져 있었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나섰다. 탑3로 분류되는 비트코인과 리플 가격은 그동안 한국이 다른 나라들보다 대략 30% 가량 높았다. 시장에서는 세계와 한국 시장의 가상화폐 시세 차이를 이르는 표현인 ‘김치 프리미엄’이 많을수록 한국쇼크가 더 크게 일어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반면, 이더리움은 한국쇼크에도 안정적인 가격 흐름을 보였다. 외신도 이더리움이 지난 1년 동안 가장 견고한 블록체인 네트워크로서 두드러졌다는 사실을 부각하고 나섰다. 시가총액 뿐 아니라, 거래 규모와 속도 등을 통해 살펴본 바로 이더리움이 비교적 안정적인 수급과 가격을 유지한다는 설명이다.

해외 전문가 및 외신, 이더리움 띄우기 가세 =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지인 포브스에 따르면, 이스라엘 온라인중개업체 이토로(eToro)의 마티 그린스펀 애널리스트는 “최근 몇몇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화폐)가 버블 지역에 놓여있었다”며 “일반적으로 비트코인은 알트코인 버블로 인해 이익을 보겠지만 비트코인 블록체인은 여전히 확인되지 않은 거래기록이 백업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상화폐에 자금을 저장하려는 사람들이 최고의 저장 수단으로 이더리움을 선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영국 가상화폐 분석업체 크립토컴페어(CryptoCompare)의 공동창립자 찰스헤이터(Charles Hayter)는 “이더리움의 가격을 상승시키는 가장 큰 요소는 가상화폐공개(ICO)다. 투자자들은 매일 ICO에 참여하기 위해 이더리움을 매입해야한다”며 “이는 프로젝트를 위한 자금 마련 수단으로 인기를 끌었다”고 말했다.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데스크(Coindesk)의 ICO추적기(ICO Tracker)에 따르면, 스타트업들은 작년 이더리움을 활용해 40억달러에 가까운 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추산된다. 또한 무역업계에서도 이더리움을 자금이동 수단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더리움의 활용사례가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9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브라질 정부가 정치적 과정을 간소화하기 위해 이더리움의 퍼블릭 블록체인을 사용할 예정인 것으로 보인다”며 “물론, 정부로부터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았지만, 소식통에 따르면 이것은 브라질 선거 절차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여론에 좀 더 귀를 기울이기 위함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시장 일각에서는 그동안 비트코인의 뒤를 이어 가상화폐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 리플과 이더리움의 운명이 한국쇼크의 영향으로 뒤바뀌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시장에서는 이더리움보다 리플이 더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러나, 리플이 한국쇼크 이후 이더리움에게 시가총액 2위 자리를 내주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여 전세가 역전될 조짐이 보인다는 분석이다.

최근 마티 그린스펀 애널리스트 등 업계 전문가들은 가상화폐 시장이 기존 비트코인에서 이더리움과 리플 시대로 넘어갔다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미래 리플과 이더리움의 가상화폐 주도권 경쟁이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던 가운데, 과연 한국발 쇼크가 가상화폐 시장에 어떤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킬지 주목된다.

한편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10일 오전 7시40분 현재, 비트코인과 리플은 지난 24시간 동안 각각 2%, 10.80% 하락했지만, 이더리움은 18.50% 상승했다. 글로벌 시장과 달리, 국내는 여전히 리플이 이더리움을 앞선 시가총액 기준 2위에 랭크돼 있지만, 리플 하락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공통된 추세로 보인다.

<신현석 기자>shs1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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