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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지상파UHD 재송신 타진…유료방송 “현실적으로 불가능”

채수웅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평창 동계올림픽이 진정한 초고화질방송(UHD) 올림픽이 될 수 있을까?

정부가 평창 동계올림픽의 초고화질(UHD) 방송 시청확대를 위해 유료방송사들을 대상으로 지상파 재송신 여부를 타진하고 나섰다. 하지만 촉박한 시간, 기술적 문제 등으로 불발로 그칠 전망이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인터넷TV(IPTV), 케이블TV방송(SO) 등 주요 유료방송 사업자들을 만나 지상파 방송사의 평창 동계올림픽 UHD 콘텐츠 재송신 여부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과기정통부는 유료방송사들이 지상파 UHD 방송을 재송신할 경우 평창동계올림픽은 물론, UHD 방송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회의에 참석한 IPTV, 케이블 등 유료방송 사업자 모두 기술적 문제에 촉박한 일정 탓에 재송신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평창동계올림픽 통신 분야 공식파트너인 KT도 부정적인 답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지상파UHD 활성화를 위한 여러 방안 중 유료방송 재송신을 검토한 것”이라며 “재송신이 짧은 시간내에 많은 혜택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유료방송이 지상파 UHD 방송의 재송신이 가능한지를 검토해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료방송사들은 올림픽때 지상파 UHD 콘텐츠를 IP나 케이블망을 통해 재송신하려면 최소 지난해 가을부터 준비를 했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유료방송 업계는 규격에 맞는 장비개발, 테스트 등에 최소 4~5개월 정도가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올림픽을 한 달여 앞둔 현 시점에서 재송신은 물리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유료방송 업계 관계자는 “밤을 세우고, 테스트 기간을 단축하면 모를까 현시점에서 평창 올림픽 전 지상파UHD 재송신은 쉽지 않다”며 “급하게 진행해 방송사고를 낸다면 안하니만 못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지상파 방송사들의 입장도 분명하지 않은데다 정부의 검토 요청도 너무 늦었다”며 “대가 문제 등이 걸려있다보니 유료방송사들도 쉽게 결정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SO의 경우 지상파UHD 방송을 재송신하려면 추가로 채널을 확보해야 한다. 일부 SO를 제외하면 채널에 여력이 없는 상태다. 즉, 지상파 UHD를 재송신하기 위해 기존의 채널을 빼야 하기 때문에 채널조정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하지만 유료방송사들의 기술적 문제, 서비스 의지도 중요하지만 UHD 콘텐츠를 만드는 지상파 방송사들의 결정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지상파 방송사들이 소스를 공개해야 장비개발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UHD 콘텐츠에는 암호화 기술이 적용돼 있기 때문에 지상파 방송사들이 암호를 풀 수 있는 인증키를 줘야 한다.

하지만 지상파 방송사들은 UHD 방송 재송신과 관련해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과기정통부가 유료방송사 입장을 타진하고 이어 방송통신위원회가 지상파 방송사들을 만날 예정이지만 올림픽 콘텐츠 재송신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올해 하반기에야 UHD 방송 재송신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입자당대가(CPS) 계약이 올해로 마무리되기 때문에 재계약 논의 때 UHD 방송의 포함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채널이 부족한 SO들은 아날로그 방송이 종료되면 자연스럽게 UHD 방송 채널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UHD 서비스가 지상파 방송 플랫폼 강화 차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재송신 논의 자체가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지상파 방송 관계자는 “아직 각사의 입장이 명확히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만약 협상이 추진되면 하반기부터 될 수 있고, 플랫폼 강화 목적을 생각한다면 재송신 자체가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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