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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민 장관 “질책도 좋다, 얘기달라”하자…쏟아진 규제혁신 민원들

이대호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유영민, 과기정통부)가 13일 역삼동 네이버 D2 스타트업 팩토리에서 인터넷 산업 규제 혁신을 위한 업계 간담회를 마련했다.

이날 간담회엔 ▲포털(네이버, 카카오) ▲인공지능(뷰노코리아) ▲빅데이터(데이블) ▲O2O(풀러스, 우아한형제들) ▲사물인터넷(달리웍스) ▲블록체인(블로코) ▲핀테크(비바리퍼블리카) ▲온라인쇼핑(더파머스, 이베이코리아) ▲증강·가상현실(맥스트) 등 업체 대표들과 학계 인사가 참석했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유영민 장관은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허심탄회하게 얘기해달라”며 “질책도 좋다. 그 얘기가 듣고 싶어서왔다”고 말했다. 또 유 장관은 “그대로 적어가서 충실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버겁다, 충돌 지점을 정부가 리드해달라”(풀러스)=승차공유(카풀) 업체 풀러스가 먼저 얘기를 꺼냈다. 김태호 풀러스 대표는 “카풀을 금지하기 위한 법안이 제출됐고, 제출된w 법안도 있어 저희 입장으론 버겁다”고 사업 현황을 전했다.

이 때문에 이용자들은 카풀을 불법적인 서비스로 인식하고 실제로 이용자 이탈도 감지되고 잇는 상황이다. 그는 “융합서비스특별법 처리를 고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업계 이해충돌을 정부가 잘 이끌어 풀어달라’는 바람을 전했다. 그는 카풀과 택시업계 간 충돌을 소비자 중심의 가치를 만들어내려는 ‘건강한 충돌’로 봤다.

또 김 대표는 “자율주행기술이 보편화되면 그 이후에 카풀과 괕은 공유경제 기반의 서비스가 중요 역할을 담당하게 될 텐데, 정부에서 애써 외면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라며 “정부가 관심을 가져야 업계가 믿고 열심히 사업을 전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을 보안사고 방패막이로 삼더라”(블로코)=블록체인 기술 기업 블로코의 이진석 대표는 인증 솔루션 납품 때 겪었던 일화를 털어놨다.

이 대표는 “인증이 강력하냐 등 기술적 의의를 타진해야 하는데 법대로 하면 보안사고가 터지더라도 회피할 수 있느냐 물어본다”고 법의 허점을 꼬집었다. 그는 ‘법을 방패막이로 삼는’ 이 같은 상황을 개선해 기술적 부분이 부각될 수 있도록 개선을 당부했다.

또 이 대표는 “블록체인 사업을 하다보니 오픈된 네트워크에서 시작해 지역적으로 떨어져있는 노드 간 통신이 필요한데 전용선에서만 구축해야 한다는 규제가 있더라. 저희가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크리티컬한 정보라면 잘 관리돼야 하지만 (전용선 구축이 필요없는) 단계들이 나눠질 수 있다고 본다”고 의견을 전달했다.

◆“개인정보 주체에게 정보제공 지시권을 달라”(토스)=금융기술(핀테크)기업 토스의 이승건 대표는 “국세청, 은행, 증권사에 엄청난 양의 고부가가치의 데이터가 축적돼 있다”며 “그런데 한국에서 활용할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토로했다.

이 대표는 제3자정보제공 등 수동적인 동의 과정보다 정보 주체의 권리를 크게 끌어올릴 것을 건의했다. 예를 들어 개인이 A기관에게 “내 정보를 핀테크 기업에게 넘겨도 좋다”고 동의하는 것이다. 유럽에선 이달부터 소비자가 동의하면 모든 금융기관에서 핀테크 기업에게 정보 제공이 가능하도록 정책이 시행된다.

그는 “정보 지시권을 정통망법에 넣으면 혁신이 일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 인사는 “관련 법제를 추진 중으로 방통위에서도 제도화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자기정보를 이동할 수 있는 권리 ‘데이터 포터블리티’ 권리를 추진한다”고 전했다.

◆“규제보다 국내 기업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 더 문제”(우아한형제들)=코리아스타트업포럼 의장을 맡고 있는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규제보다 기업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 더 문제”라고 말문을 열었다.

김 대표는 “해외에서 보더라도 우리나라 기술력이 뒤지지 않고 잘 싸우고 있는데 특히 네이버, 카카오, 배달의민족 등은 소상공인 등골브레이커로 등의 악명을 가지고 게임 회사는 마약 회사로 보고 있어 엔지니어들의 사기가 저하돼 있다”며 “우리나라에선 인터넷 산업에선 돈을 벌면 안되는 회사 이런 이미지가 많은데 구글과 페이스북, 아마존 등과 싸우려면 우리 스스로도 인터넷 회사의 시선을 좋게 하면 좋지 않을까”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 방향으로 가면 되겠구나 믿음달라”(카카오)=임지훈 카카오 대표는 “정부나 입법기관은 기업이 이 방향으로 가면 되겠구나 믿음을 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간담회 중간엔 정부가 스타트업 사업 시 법 저촉 여부를 명확히 알려줬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나왔다.

임 대표는 “아까 발언에도 하고 있다가 법에 저촉된다하면 사업을 말아야 하나 말이 있었는데, 전 세계가 경쟁하고 있고 한국만 바라보는 것아 아니다”라며 “정보와 데이터를 관리하고 그것들은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고 기술이나 서비스 역량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보는데, 이 바향으로 가야지 하고 편하게 대화를 나울 수 있다면 훨씬 더 좋은 결과 나오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전통산업과 다른 접근 이해 필요”(네이버)=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저희가 하는 일이 보통의 산업에서 이해하기 힘든 형태로 아이디어를 내고 새로운 시도하고 기존의 시각에서 보기엔 다른 관점과 접근 방식이 있는 거 같다”며 “다르게 보이긴 하지만 이러한 다름이 지금의 경쟁력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한 대표는 “네이버가 검색 사용자의 요구가 무엇인가 방법을 찾아와서 다음이 열렸던 것인데 구글과 같은 선상에 놓고 볼 수 있는가”라며 해당 국가의 환경에 맞춰 각 기업이 걸어온 길이 다른 점을 봐달라는 주문을 했다. 이는 뉴스서비스 등 최근 정치권의 규제 움직임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한 대표는 또 “바쁘게 달려오느라 부족했던 부분이 있다면 고쳐가겠다”라며 “업계가 달려가는데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정부와 힘을 합치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된다. 이런 말씀을 많이 들어달라. 저희도 힘을 보탤 수 있는 부분은 보태겠다”고 업계 상생 의지를 보였다.

◆“진입 부분은 정부차원에서 적극적 지원 필요”=
간담회엔 학계 인사도 참석했다. 안수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어떤 새로운 산업이 있을 때 융합이 있을 때 당연히 기존 법체계가 맞을 수 없다”라며 “산업부분에서 속도낼 수 없는 문제가 있다면 정부 차원에서 진입부분은 확실하게 (지원)하는 탄력적 규제기법 채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안 교수는 “뭐가 법에 위반되는지 기술분야를 (정부가) 지원해준다면 조금 더 사회문제가 되는 부분을 예방하고 정부가 문제가 되는 부분은 조금 더 선제적으로 나갔으면 한다”며 “융합사업은 각 부처가 원스톱으로 해결해가는 부분들을 과기부에서 추진력을 가지고 시작하셨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규제를 몽땅 없애는 출발도 좋을 것”=유영민 장관은 간담회 마무리 발언을 통해 “스마트시티에 기대를 걸고 있다”며 “스마트시티에서 온갖 서비스모델을 다 돌려보자, 별별 서비스들이 다 올라가는데 가능케해 줄 제조산업 관련 디바이스, 그 밑에 솔루션, 툴 들이 있을 것”이라며 “다 잘게 쪼개서 전문회사 중심으로 해서 그것을 만들고 보텀업하면 처음에 구상했던 서비스가 나타나지 않겠나”라고 규제 혁신 구상을 언급했다.

유 장관은 “대기업에 턴키 방식으로 맡기는 것이 아니라 규제를 몽땅 없애서 출발하고 하나하나 만들어가는 것도 좋겠다, 그 안에서 에너지도 만들어내고 그런 것을 통해서 훈련도 필요하지 않겠나”라며 “(규제 혁신)의 적극적인 부분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유 장관은 “굉장히 얻은 게 많다. 숙제를 가져간다”라며 간담회를 마무리지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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