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높아진 기대치…SK하이닉스, 사업구조 고도화 대비

이수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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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SK하이닉스가 지난 1분기 매출액 8조7197억원, 영업이익 4조3673억원, 순이익 3조1213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시장 기대치에는 살짝 부족하지만, 계절적 비수기와 D램 공급의 한계 등 전반적인 시장 상황을 고려해 적절한 수준이라는 게 시장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실적발표 이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 SK하이닉스가 발표한 내용은 ▲D램 공급부족 단시간 해소가 어렵고 서버 비중을 계속해서 확대 ▲낸드플래시는 데이터센터 중심으로 공략, 72단 3D 제품의 비중을 연말까지 절반까지 높이며 ▲청주 M15 신규 공장(팹)의 클린룸 공사가 예상보다 빨리 마무리될 수 있다는 등 크게 세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일각에서 중국 반도체 굴기 등을 우려하고 있으나 미세공정 전환의 어려움, 비트그로스(Bit Growth, 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 수치를 고려하면 2~3년 이내에 뭔가 획기적으로 상황이 바뀌기는 어렵다. SK하이닉스는 데이터센터 고객 비중을 확대해 내년에는 모바일보다 서버 D램의 비중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D램에서의 적극적인 물량 확대보다는 수익성 위주의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우시 팹 확장이 있으나 현지 지방정부 보조금과 고객사를 고려한 것으로 전체 캐파(CAPA) 확대에 끼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낸드플래시는 상황이 다르다. SK하이닉스 전체 매출에서 D램은 90% 이상으로 절대적이다. 같은 메모리 반도체이지만 주메모리, 보조저장장치라는 본질적인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 주메모리는 중앙처리장치(CPU)나 서버 플랫폼 변경에 영향을 받지만, 보조저장장치는 애플리케이션(적용분야)의 폭이 상대적으로 더 넓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으로 완전히 굳어진 D램 시장의 카르텔이 무너지는 게 빠른지, 아니면 낸드플래시 공급과잉이 더 빠를지 주판알 튕겼을 때 후자가 더 낫다고 본 셈이다. 사업구조 고도화를 꾀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어차피 청주 M15 팹도 어차피 3D 낸드 전용이고 SK하이닉스의 전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점유율(10% 초반대)을 떠올리면 더 많은 성장 가능성이 스토리지에 있다고 판단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D램과 낸드플래시의 균형, 그리고 중장기적으로 고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분야이지만 단순히 공급자에 그치지 않으려면 차별화된 브랜드 전략도 필요하다. 삼성전자나 샌디스크(도시바)가 소매판매에 강하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신규 브랜드 출시나 공급망관리(SCM) 전략이 새롭게 마련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신규 공정 확대 적용과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시장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D램은 10나노급 공정전환을 가속화 할 예정이다. PC와 모바일에 이어 서버와 그래픽(GDDR)에서도 동 기술을 적용한 제품 판매를 본격화한다. 낸드플래시는 최근 데이터센터 고객으로부터 인증을 확보한 PCI익스프레스 기반의 제품을 시작으로 기업용 SSD 시장에 본격 진입한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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