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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차기 CEO는 누가? 어수선한 창립 50주년

이수환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창립 50주년을 맞은 인텔이 어수선해졌다. 21일(현지시간) 브라이언 크르자니치 최고경영자(CEO)가 과거 부하 직원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것이 뒤늦게 밝혀져 갑작스럽게 사임했기 때문이다.

임시 CEO는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담당하고 있는 로버트 스완 수석 부사장이지만, 그가 계속해서 수장 자리에 앉기란 어려워 보인다. 인텔은 창업 초창기를 제외하면 한 번도 외부 인사를 CEO에 임명한 적이 없다. 스완 CFO는 이베이 출신으로 재무 전문가라는 점에서 지금의 혼란을 수습하기에 적합하지만, 그동안의 관행을 고려하면 말 그대로 임시직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

인텔은 CEO를 임명할 때 여러 명의 후보자를 뽑아놓고 내부 경쟁을 시킨다. 이른바 엘리트 코스를 밟은 임원 가운데 한 명을 고르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혹독한 경영 수업은 물론이고 수차례 검증을 거친다. 크라자니치 이전 폴 오텔리니 CEO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태양은 하나만 존재하므로 나머지 후보, 이른바 2인자는 자연스럽게 굴복하거나 아니면 스스로 물러나야 했다. 퀄컴에 있다가 얼마 전 퇴직한 아난드 챈드라세커 수석 부사장, 르네 제임스 인텔 전 사장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점에서 크르자니치 CEO의 기습 퇴진은 어떤 의미로 예상치 못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그만큼 사안이 중대했거나 본인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봐야 한다.

사업적으로 크르자니치 CEO는 나쁘지 않은 결과를 냈다. CEO에 임명됐을 때만 하더라도 PC 수요 감소와 스마트폰 사업의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데이터센터 중심으로 전략을 재편하면서 사물인터넷(IoT), 5세대(5G) 이동통신 등에서 우위를 점했다.

중앙처리장치(CPU) 보안취약점이 발견되며 책임론이 불거졌으나 온전히 그가 뒤집어쓸 일이 아니었으며 알테라, 모빌아이 등 굵직한 인수합병(M&A)은 물론 올림픽에서 선보인 드론쇼를 바탕으로 ‘미래’ 준비라는 측면에서 대중에게 확실한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다.

◆부족한 인재풀, 파격적 인사 이뤄질까?=관심사는 차기 CEO 선임으로 모인다. 그동안의 관행으로 살피면 최고운영책임자(COO)가 가장 유력한 후보여야 하지만 지금 이 자리는 공석이다. 더구나 크르자니치 CEO를 견제할만한 세력이 거의 사라지면서 후계자를 키우는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바꿔 말하면 그만큼 예상치 못한 상황인 셈이다.

2010년 전후 폴 오텔리니 시절 인텔은 여러 명의 CEO 후보를 확보하고 있었다. 크르자니치를 비롯해 션 말로니(현 미국 심장 협회장), 팻 겔싱어(현 VM웨어 CEO), 물리 에덴(인텔 이스라엘 회장직 이후 은퇴)과 같은 인물이 필요하다는 것.

인텔은 사내 규정에 따라 이사회 이사의 정년을 64세로 정하고 있다. 혼란을 최소화하면서 강력한 CEO를 만들기 위해서는 수석 부사장에서 적당한 인물이 있어야 한다. 선임 부사장 이하에서 후보를 끌어올리는 방법도 있지만 시간이 오래 걸린다. 따라서 사업부장 가운데 CEO를 선출할 수도 있다.

경영진과 사업부장 가운데 수석 부사장 위치에 오른 사람은 스완 CEO 직무대행을 제외하고 스티븐 로저스(Steven Rodgers) 최고법무책임자(GC), 레슬리 컬버트슨(Leslie Culbertson) 제품 보증 및 보안 담당, 나빈 쉐노이(navin shenoy) 데이터센터 사업부장 밖에 없다. 현재까지는 이들이 가장 유력한 CEO 후보다.

결정은 이사회의 의지에 달려 있다. 안정과 신사업, 혹은 외부 인사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어떤 선택이라도 관행에 변화를 줘야 한다는 점에서 변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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