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백혈병 조정위, 중재 방식 바꿔 타협점 모색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삼성전자 직업병 문제가 새로운 방식으로 해결책을 모색한다. 18일 ‘삼성전자 반도체 등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한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조정위)’는 전날 삼성전자와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에 지금까지 해 왔던 ‘조정’이 아닌 ‘중재’ 방식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조정위는 지난 2014년 10월 삼성전자 직업병 피해 의심 당사자와 보상 협의를 진전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다. 위원장으로는 진보 성향의 김지형 전 대법관이 맡았다. 이들은 이해당사자 사이의 틈새를 좁히기 위해 노력했으나 조정위원의 갈등을 부추기는 발언, 반올림의 무리한 주장이 겹치면서 해결안 모색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다가 2016년 1월 삼성전자, 반올림, 가족대책위원회(가대위) 등 조정 3주체가 재해예방대책에 관한 최종 합의서에 서명하면서 돌파구가 마련됐다. 하지만 사과와 보상에 대해서는 서로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대표이사 명의의 사과와 함께 보상절차를 진행했다는 입장이었고, 반올림의 경우 사과와 보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양측은 평행선을 달렸다.
조정위는 이번부터 양 당사자의 주장을 듣고 조정안을 제시하면 이를 수락 또는 거부할지 결정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주장을 듣고 결론에 해당하는 중재 결정을 내리면, 양 당사자는 이를 반드시 따라야 하는 일종의 강제조정 방식이다.
조정위는 “중재 권한을 백지위임을 하는 것과 같으므로 양 당사자 모두 상당한 위험부담을 감수할 수밖에 없어서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수도 있다”라며 “조정위는 배수진을 쳤다. 이번 제안이 마지막 제안이며 중재 방식의 수용 여부를 7월 21일 자정까지 알려줘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만약 이번 중재까지 거부되면 조정위는 사실상 유명무실해진다. 공식적으로 활동을 중단하겠다고까지 했다.
김지형 위원장은 “단순히 삼성전자와 반올림간의 사적 문제를 넘어, 우리 사회가 함께 풀어나가야 할 숙제”라며 “지금은 문제를 잘 해결될 수 있도록 모두가 인내심을 가지고 조용히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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