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내년 3월 세계 최초 상용화되는 5세대(5G) 네트워크가 스마트시티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정부가 스마트시티 국가 시범도시 추진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스마트시티 구현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특히 내년 3월 5G 서비스가 상용화되면 교통, 공공안전, 에너지 등의 서비스가 원활히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과거 스마트시티는 ICT 기술과 도시 내 인프라를 연결해 도시 운용을 지능화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교육과 문화, 정부 거버넌스 등 삶의 전 영역에 걸쳐 혁신을 일으키는 스마트시티가 주목받고 있다.
도로망이나 전력, 수도, 가스망이 기존 도시를 구성하는 핵심 인프라였다면 이제는 사물인터넷(IoT) 센서와 이를 잇는 초연결 네트워크가 스마트 시티를 구성하는 핵심 인프라이다.
초연결 네트워크로는 단연 5G가 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LTE 네트워크용 장비의 경우 속도 및 지연율이 상대적으로 빠르지만 전력소모가 커 상대적으로 저전력을 요구하는 스마트 미러링 기기 등의 지원에 한계가 있다. 저전력 무선통신 기술인 지그비나 블루투스는 통신거리가 짧다. 와이파이 역시 통신거리가 짧고 간섭 이슈가 존재한다. 기존의 네트워크의 경우 비용적으로도 대규모 IoT 장비가 연결되는 환경 구축에도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반면, 초고속·초저지연·초광대역 특성을 지니는 5G는 기존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개별 서비스에 자원을 할당할 수 있는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술은 5G가 스마트시티의 기초 인프라가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초저지연 등 5G 네트워크의 특성은 헬스케어, 커넥티드카, 대용량 콘텐츠 전송 등 스마트시티 구성요소에 큰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며 "도시안의 모든 사물과 센서가 5G를 기반으로 하는 맞춤형 가상 네트워크를 통해 하나로 연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액센추어와 화웨이가 공동으로 발행한 ‘How 5G Can Help Municipalities Become Vibrant Smart Cities’ 보고서는 스마트시티에서 5G의 혜택을 입을 대표적인 분야로 에너지/유틸리티, 교통, 공공 안전 등을 지목했다.
먼저 에너지/유틸리티 분야에서는 5G를 통해 에너지 소모 장치를 스마트 그리드에 연결함으로써, 전력 운용을 효율화하고 전력 소모가 최대치에 달하는 지점을 의미하는 전력 피크치를 낮춰 에너지 비용 감축에 이바지할 수 있다. 도로의 인적 유무에 따라 조명을 자동으로 끄고 킴으로써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하는 스마트 라이팅 시스템 역시 5G의 혜택을 입을 수 있는 분야이다.
교통 분야의 경우 5G를 기반으로 실현 가능한 기술로 군집(Platoon) 자율주행 시스템이 꼽히고 있다. 자율주행 차량들이 좁은 간격으로 붙어 군집(Platoon)을 이루어 길 위를 움직이도록 하는 이 시스템은 도로의 차량 수용 능력을 극대화해 교통 정체 해소에 기여할 수 있다. 차량이 군집을 이룸으로써 공기 저항을 최소화해 연료 소모를 25%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이 외에도, 스마트 파킹 및 미터링 역시 5G의 혜택을 입을 수 있는 분야로 보았다.
보고서는 5G와 스마트시티가 결합될 경우 인구 12만 가량의 중소도시의 경우 일자리 1000개가 생성되고 GDP 1.8억달러 상승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았다. 인구 950만 대도시권의 경우 일자리 9만개, GDP 140억달러 상승효과를 전망했다.
최근 KT경제경영연구소가 발간한 5G의 사회경제적 파급효과 분석 보고서에서도 스마트시티 분야에서 2025년 최소 6000억원의 가치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같은 성장 가능성에 전세계적으로 스마트시티 구현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미국은 2016년부터 주요 도시들을 대상으로 ‘Smart City Challenge’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2015년에 신형 도시화계획을 발표 500개의 스마트시티를 구축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인도 역시 2022년까지 100개의 스마트시티를 건설한다는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영국도 스마트시티 시장 10%를 점유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국내에서는 스마트시티 도시 조성과 관련한 법령 개정안이 지난해 3월 국회를 통과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업무보고에서도 핵심 주제로 자리잡고 있다. 4차산업혁명위원회에는 스마트시티특별위원회가 구성돼 있다.
현재 2019년 완공을 목표로 판교제로시티 구축이 진행되고 있는데 이곳에는 5G 시범 네트워크가 구축될 예정이다. 또한 정부에서도 세종시 5-1 생활권과 부산 에코델타시티에 스마트시티 시범도시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5G가 교통이나 유틸리티, 시설관리 등 인프라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이라며 “또한 5G의 초저전력 기술은 지능형 서비스와 사회 안전망 강화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