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 TV 출시 5년…‘지금 보는 미래’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지난 2013년 LG전자가 세계 최초로 55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판매에 들어갔다. 직전 해에 LG디스플레이가 대형 OLED 패널을 공개한 지 1년 만이었다. 그리고 올해 3분기 흑자 전환을 앞두고 있다.
올해 LG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패널 출하량은 300만대다. 지난해 170만대보다 130만대가 늘어난 것으로 수율도 90%대에 진입했으며 프리미엄 위주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OLED TV가 시장 전체에 끼친 영향이 크다. 소니가 TV 사업에서 흑자를 냈고 파나소닉, 필립스 등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중국 TV 1위 하이센스도 LG디스플레이에 대형 OLED 패널을 공급받기로 했다. 현재까지는 물건을 달라는 곳에 만족할 만큼 제품을 공급하지 못하고 있을 정도로 물량이 부족하다. 한 마디로 인기가 좋다. 정체된 TV 시장에서 수익성 위주의 전략을 펴기에 이만한 사업이 없어서다.
그런데도 LG디스플레이는 중국발 액정표시장치(LCD) 공급과잉, 세계 경기의 불확실성 등으로 부침을 겪고 있다. 하지만 이는 전형적인 장치 산업의 특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계속해서 미세공정 전환을 해야 하는 반도체도 마찬가지지만, 디스플레이 패널의 평균판매단가(ASP)는 산업의 성숙도와 관계없이 시간이 갈수록 하락한다. 원가절감 속도보다 ASP 하락이 더 빠르면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따라서 ‘LCD→OLED’ 전환을 서두르고 있는 LG디스플레이 관점에서 TV 시장에서의 의미 있는 성과를 내는 대형 OLED의 3분기 흑자 전환은 극적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물론 실적이 반등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 LCD 비중과 함께 중소형 OLED 사업의 성과를 기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덩치 큰 비행기를 조종할 때 조종간을 당긴다고 해서 곧바로 상승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3년 안에 1000만대 시장규모 형성=이런 점에서 대형 OLED 사업을 본격화한 지 3년 만에 손익분기점(BEP) 달성은 전망에 있어 분명한 플러스 요인이다. 가격만 봐도 그동안 LG디스플레이가 충분한 사업적 성과를 이뤘다는 것을 증명한다.
2013년 첫선을 보인 55인치 OLED TV(LG전자, 모델명 55EM9700)의 가격은 1100만원이었으나, 지금은 같은 화면크기에 UHD 해상도, 인공지능(AI) 기능까지 겸비하는 등 더 높은 사양의 제품이 259만원(LG전자 베스트샵 기준, 모델명 55C8GNA)에 판매되고 있다.
여전히 전체 TV 시장(약 2억5000만대)에서 OLED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다만 선두업체의 트렌드 흐름이 ‘양’보다는 ‘질’로 흐르고 있으며 소니가 OLED를 통해 TV 사업을 적자에서 흑자로 바꿨다는 점을 떠올리면, 마냥 무시할 수는 없는 수치다. LG디스플레이는 내부적으로 내년 400만대, 오는 2020년 700만대, 2021년 1000만대의 대형 OLED 패널을 판매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술적 진보도 앞두고 있다. 브라운관(CRT)에서 LCD 혹은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로 넘어가던 정도의 파급력은 아니겠지만 확실히 OLED는 자신만의 장점으로 LCD와 차별화를 두고 있다. 패널에 스피커를 내장하거나 벽에 붙일 수 있을 정도로 얇은 월페이퍼 디자인은 LCD로 구현이 어렵다.
LG디스플레이는 열활성화지연형광(Thermally Activated Delayed Fluorescence, TADF) 재료, 잉크젯(솔루블 프로세스), 전면발광(top emission) 기술을 마련하고 있다. 컬러필터(CF)에서도 200도 이상의 고온이 아닌 100도 이하의 저온 증착 기술을 마련해 WOLED의 효율을 한층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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