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조된 무역전쟁으로 속타는 美 IT기업 CEO들
[디지털데일리 홍하나기자] 또다시 고조된 미중 무역전쟁으로 미국 IT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미국 행정부가 2000억 달러(약 223조9000억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 관세율을 기존 10%에서 25%로 상향해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외신 파이낸셜 타임즈는 2일(현지시각) 팀쿡 애플 CEO와 엘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발언을 인용해 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미국 IT기업들의 불안감은 팀쿡 애플 CEO의 발언에서 분명하게 드러났다. 팀쿡 CEO는 지난주 진행된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미국과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 "피할 수 없는 상호관계"라고 밝혔다.
애플과 중국과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애플은 올 2분기 시장 예상치를 웃돈 성적을 냈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외신에 따르면 이번 애플 실적에서 중국 판매는 결정적 변수가 됐다. 애플 전체 매출 가운데 약 18% 가량은 중국에서 거둔다.
또 애플은 액세서리를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애플 액세서리의 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애플은 화웨이에게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2위 자리를 내줬다. 상호보완적 관계이자 경쟁자인 셈이다.
엘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중국의 미국 수입차 관세 40% 부과로 중국이 아닌 다른 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가장 큰 전기차 시장으로 꼽힌다. 지난해 테슬라 매출 중 약 17%가 중국에서 발생했다. 특히 중국시장 점유율 경쟁에서 승리한 기업이 막대한 이윤창출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플레이어들의 경쟁은 상당하다.
이에 지난달 테슬라는 중국 당국과 상하이 생산 공장 설립을 위한 예비합의를 했다. 하지만 고조되는 무역전쟁으로 자금조달 등 남은 과제해결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타 전기차 기업들과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테슬라가 당장 중국 시장을 철수할 수는 없다.
외신은 "중국에 대한 백악관의 공격은 표면상 미국의 기술 산업을 돕기 위해 시작됐다"면서 "하지만 IT기업의 위험은 커지고 결국 이익을 얻기 힘들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하나 기자>hhn0626@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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