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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컴퓨터박물관, 여전히 적자인 이유?…5년 만에 가보니

이대호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엔엑스씨(대표 김정주)의 제주 넥슨컴퓨터박물관이 지난 7월27일에 개관 5주년을 맞았다.

아시아 최초 컴퓨터박물관으로 문을 열었고 누적 관람객 73만명을 돌파했다. 작년 한해에만 20만명이 방문하는 등 해마다 관람객이 늘고 있다 지금은 제주도의 대표적인 명소 중 한곳이자 1500여개의 학교가 다녀간 수학여행의 성지가 됐다.

기자가 지난 4일 들른 넥슨컴퓨터박물관은 5년의 세월을 맞았지만 외부에서 볼 땐 개관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성인 기준 입장료도 5년 전 가격, 8000원 그대로다.

엔엑스씨는 박물관 개관 당시 부대시설과 입장료 수익을 감안하고도 매년 15억원 가량의 적자를 예상한 바 있다. 그런데 지금도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고희정 넥슨컴퓨터박물관 홍보마케팅팀 마케터는 “액수는 밝힐 수 없으나 여전히 적자 운영 중”이라며 멋쩍게 웃었다.

박물관에서 운영 중인 컴퓨터 역사, 코딩, 비주얼아트 프로그래밍 등 유료 교육프로그램 비중을 묻자 “대부분 무료 프로그램”이라며 “가장 비싼 유료 프로그램이 6만원”이라고 답했다.

개관 당시 4000여점이었던 소장품이 7000여점까지 늘기도 했다. 소장품 취득과 관리 비용을 생각하면 적자를 벗어날 수 없는 구조다. 엔엑스씨가 순전히 사회공헌 차원에서 운영 중인 박물관인 셈이다.

이를 감안하면 넥슨컴퓨터박물관은 ‘사람이 몰릴 수밖에 없는 박물관’이다.

전 세계에 얼마 남지 않은 오래된 컴퓨터 실물이나 정교한 복각품을 관람하면서 컴퓨터 역사를 한 자리에서 꿰뚫어 볼 수 있는 곳이 아시아엔 넥슨컴퓨터박물관 외 딱히 없기도 하다. 개관 당시 대비 소장품이 3000여점 더 늘었으니 이제 비교할 곳도 마땅치 않다.

박물관 3층은 어린이와 학생들이 좋아할 만한 곳이다. 체험 위주의 전시 구성이 갖춰져 있다. 오래된 컴퓨터를 직접 다룰 수도 있고 최신 가상현실(VR) 콘텐츠도 즐길 수 있다. 박물관 측도 “개관 당시 대비해 가장 많이 바뀐 곳”이라고 전했다.

지하 1층엔 예전 오락실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곳도 개관 당시 그대로다. 물론 게임 구성은 바뀌었다. 이곳에서 관람객들은 무제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그렇다보니 조이스틱 등 기계 파손이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한때 전국적으로 유행을 일으켰던 리듬게임 펌프 기계는 16번이나 파손이 발생해 지금은 빠진 상태다.

박물관 측에 인상적인 관람객 일화를 묻자 5살 어린이가 씻는 것도 마다하면서 입장권 손목밴드를 뜯지 않고 간직하다 사흘 만에 가족과 재방문했던 사례를 들려줬다.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체험 전시 구성이 갖춰져 있는 까닭이 아닐까 싶다. 넥슨컴퓨터박물관은 가족들과 한번은 꼭 방문해도 좋을 곳이다.

<제주=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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