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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선수 생명 짧다? 컴투스 ‘서머너즈워’는 예외

이대호
SWC 2018 대회 전경
SWC 2018 대회 전경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서머너즈워는 피지컬(신체 조건이 중요한) 게임이 아니라 로지컬(논리적 분석이 중요한) 게임이다. 마흔까지도 선수 생활을 하고 싶다.”

컴투스(대표 송병준)가 지난 13일 상암 OGN스타디움에서 개최한 ‘서머너즈워 월드 아레나 챔피언십(SWC) 2018’에서 한국 대표인 ‘빛대(본명 김수민·31)’ 선수가 우승했다. 그는 앞으로도 전략을 잘 세워 10년간 선수 생활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SWC 2018은 세계 각 지역 대표 8인이 맞붙어 빛대 선수가 최종 우승해 상금 3만달러(약 3400만원)을 챙겼다. 총 상금 11만달러(약 1억2400만원) 규모의 대회다.

SWC 2018 우승자 빛대 선수
SWC 2018 우승자 빛대 선수
앞서 언급한대로 빛대 선수는 우승 소감 중에 전략 분석이 중요한 ‘서머너즈워’의 특징을 부각시켰다. PC기반 실시간 대전 종목이 대부분인 e스포츠는 정통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신체 조건이 중요하다. 젊을수록 마우스 조작 속도와 순간 판단력, 집중력 유지, 빠른 피로회복 등 측면에서 강점을 보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신체적 조건이 뛰어난 젊은 선수들이 치고 올라오기 때문에 30대 선수가 전성기 실력을 유지하면서 마흔까지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나 서머너즈워는 예외다. 한 턴씩 자기 차례가 돌아오는 전략 게임으로 빛대 선수 말처럼 피지컬 게임과는 거리가 있다. 상대방 전력을 잘 분석하고 그에 맟게 대응 방안을 구성한다면 마흔 넘어서까지도 전성기 실력을 유지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 빛대 선수도 이 같은 계산으로 마흔까지 선수 생활을 내다본 것으로 풀이된다.

◆엄숙할 정도로 조용하다가 환호성…가족·여성 관람객 많아
=SWC 2018 현장은 여느 e스포츠와는 분위기가 달랐다. 엄숙할 정도로 조용하다가 어느 수간 깜짝 놀랄만한 환호성이 터지곤 했다.

쉴 새 없이 난투가 벌어지는 여타 e스포츠 게임에선 관객 반응도 함성이 끊이질 않는 등 마찬가지 양상을 보인다. 그러나 서머너즈워는 특정 선수 차례가 끝나고 전략이 제대로 적중했을 때 큰 함성이 터졌다.

SWC 2018 현장엔 가족 단위 관람객도 눈에 띄었고 여성 관람객도 상당수였다. 컴투스 측은 “서머너즈워의 경우엔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많다”며 “부모와 자녀 세대가 같이 게임을 즐기기도 하고 게임 자체에 폭력성이 없는데다 캐릭터도 호불호도 없는 편이라 쉽게 즐길 수 있는 것이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또 “턴제(보드게임처럼 자기 차례가 돌아옴)라 게임을 잘 모르는 유저도 쉽게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국외서 더 유명, 한국이 종목 최강국 아냐’…글로벌 게임 면모=서머너즈워는 국외에서 더 유명한 게임이다. 특히 유럽 지역에서 인기가 상당하다. 8인의 월드결선 참가 선수들의 면면을 보면 네덜란드, 페루, 캐나다, 프랑스는 물론 일본, 홍콩, 한국 등 국가대표가 고루 포함돼 있다.

여타 e스포츠 게임과 달리 서머너즈워에선 한국이 압도적 경기력을 보이는 종목 최강국이 아니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SWC 2018에선 빛대 선수가 최종 우승했지만 누가 이겨도 크게 놀랍지 않은 대회다. 국외에서 더 인기가 있다 보니 선수 간 실력이 거의 차이가 없다.

물론 빛대 선수 발언대로 논리적 분석이 중요한 게임이다 보니 경기 초반의 작은 전략의 차이가 결과적으로 손쉽게 승패가 나뉘기도 한다. 올해 SWC 결승전에선 빛대 선수가 홍콩의 라마 선수를 3대0으로 압도했다.

◆“현재 운영 잘하고 있어, 월드아레나 초보자 보상 필요”
=빛대 선수는 우승 소감 중에 컴투스에 바라는 점으로 “현재 서머너즈워 운영을 정말 잘 해나가고 있지만, 월드아레나의 경우 재미있는 콘텐츠인데 너무 어려운 게임 난도 때문에 쉽게 접근을 못해 강한 사람들만 할 수밖에 없다”고 의견을 밝혔다.

초보자의 경우 참여 보상이 크게 다가오는데, 이 부분이 아쉽다는 것이다. 월드아레나 참여 시 작지만 유용한 보상을 준비해 다양한 이용자들의 참여를 이끌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빛대 선수는 “(보상이 주어진다면 초보자들도) 비슷한 사람들끼리 만나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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