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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참사, 창업으로 푼다” 삼성전자, 500개 스타트업 육성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9개월 연속 100만명을 웃도는 실업률이 기록되는 등 고용참사가 지속되고 있다. 공시족(공무원 시험 준비생)은 최대 50만명으로 추산되며, 대기업 입사를 위해 삼수까지 감내하는 청년 실업 환경에 극심한 고용악화까지 더해졌다.

이에 삼성전자가 나섰다. 스타트업 육성책을 통한 창업환경 물꼬를 터 청년 창업 및 실업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복안이다.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정부 기조와도 궤를 같이 한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대표 김기남 김현석 고동진)는 500개 사내외 스타트업 과제를 육성한다고 17일 밝혔다.

임직원의 창의 아이디어 구현을 지원하는 사내 혁신 프로그램인 C랩을 외부로 확대하면서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의 디딤돌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500개 과제 중 300개는 사외 스타트업에서 진행하며 200개는 삼성전자 내부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다.

◆“아이디어만 있어도 와라”=
이날 삼성전자는 지난 6년간의 C랩 노하우를 바탕으로 임직원 대상 프로그램인 ‘C랩 인사이드’와 외부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C랩 아웃사이드’로 이원화한다고 발표했다.

기존에는 임직원을 대상으로만 C랩을 운영했지만, 이제는 삼성전자 소속이 아니더라도 창업의 발판을 지원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C랩 아웃사이드를 통해 5년간 100개의 스타트업을 키운다. 아이디어만 있는 창업 준비생도 환영이다.

삼성전자와 사업 협력이 가능한 2~3년차 스타트업뿐 아니라 예비 창업자와 1년 미만 신생 스타트업도 신청할 수 있다. 지원 대상도 기존 모바일 분야에서 전체 IT 기술로 확대됐다.

우선, 삼성전자는 올해 지원할 사외 스타트업 신규과제 15개를 선발했다. 이곳들은 331개 스타트업 중 인공지능, 헬스, 가상현실, 증강현실, 핀테크, 로봇, 카메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선발됐으며 대학생 창업팀도 2곳 포함됐다. 연내 5곳의 스타트업을 더 선정해 총 20곳을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내달부터 이들 기업은 서울 우면동 삼성전자 서울R&D캠퍼스에 마련된 보육 공간에 1년간 무상 입주해, 캠퍼스 내 회의실과 임직원 식당을 이용할 수 있다. 또한 ▲개발 지원금 최대 1억원 ▲디자인·기술·특허·세무 등 실질적인 창업을 위한 사내외 전문가 멘토링 ▲사업협력 ▲해외 IT전시회 참가 기회 등을 지원받는다.

삼성전자는 매년 하반기 공모전을 개최해 육성할 스타트업을 선발하고, 상시 선발도 병행해 경쟁력 있는 예비 창업가와 스타트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할 예정이다. 내년의 경우, 6월경 외부 스타트업 선정에 착수한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기존의 대구·경북 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해 200개 스타트업을 육성한다. 당초 내년까지 지원 후 종료 예정이었지만, 창업 활성화를 위해 2022년까지 3년 더 연장키로 결정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이곳에서 41개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다. C랩 아웃사이드와 달리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운영되지만, 프로그램 내용은 유사하다.

이재일 삼성전자 창의개발센터장은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스타트업보다 예비 창업자와 신생 스타트업 지원을 확대할 것이며, 아이디어만 있더라도 상관없다”며 “이 프로그램을 통해 10여개 이상의 한국 대표 유니콘, 데카콘 기업이 탄생하고 기업공개(IPO) 성공사례뿐 아니라 삼성전자가 다시 인수합병(M&A)하는 결과까지 기대한다”고 말했다.

◆170명 고용 창출한 ‘C랩 인사이드’=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C랩 인사이드 지원도 지속된다. 임직원 스타트업 과제 목표는 200여개로, 과제당 평균 2억원을 지원한다.

2012년 12월 도입된 C랩은 지난 6년간 228개 과제에 917명의 임직원들이 참여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외부와의 협업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삼성전자-서울대 공동연구소’에 입주했다.

창업 가능한 C랩 과제들은 삼성전자에서 독립해 스타트업으로 나가, 지금까지 34개 과제가 스타트업으로 창업했다. 이들은 170여명의 고용을 창출했다.

이달 말에는 전기차를 자동으로 충전하는 자율주행 로봇 ‘에바(EVAR)’와 전신 마취 수술 후 발생할 수 있는 폐합병증을 예방하는 호흡 재활솔루션 ‘숨쉬GO’가 스타트업으로 독립한다.

이 센터장은 “일자리 창출은 국가가 당면한 문제뿐 아니라 대기업의 책무”라며 “삼성전자에서 독립해 170여명의 고용을 만들었는데, 지금보다 수배 성장할 경우 1000명단위까지 커질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 “C랩 프로그램을 우리 사회로 확대해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삼성전자와 협력 가능한 스타트업들에게는 파트너십 기회도 제공해 함께 성장하겠다”고 덧붙였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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