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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C랩 스타트업 열전 “화염 속 생명 찾고, 게임으로 인지재활”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저시력자가 앞을 보고, 화염 속에서 생명을 찾고, 게임으로 인지재활을 돕는다. 삼성전자 C랩을 통해 지원받는 스타트업들의 결과물이다.

17일 삼성전자(대표 김기남 김현석 고동진)는 서울대 공동연구소 내 위치한 C랩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내외 지원 스타트업 과제에 대해 소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6년간 임직원 대상으로 C랩을 운영하며 228개 과제를 지원했고, 이 중 34개 과제가 스타트업으로 창업한다. 이달 말 2개 과제가 추가로 독립에 나선다. 이날 올해 지원할 사외 스타트업 신규과제 15개도 선정됐다.

◆AI 적용한 모바일 게임형 치료교육 솔루션=이번에 외부에서 선발된 스타트업인 두브레인은 인공지능(AI) 기반 발달진단 프로그램과 모바일 게임형 치료 교육 솔루션을 선보였다. 기존에 병원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은 아이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키지 못하고 글자를 읽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두브레인은 아이들의 인지치료를 모바일게임을 통해 흥미롭게 할 수 있도록 솔루션을 고안했다.

현재 서울대 재학생인 최예진 두브레인 대표<사진>는 “탈북가정, 가정폭력 아이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진행하며, 아이들의 발달속도가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며 “인지재활을 하려면 비용도 비쌀뿐더러 대기만 8개월이 걸리고, 병원에서 쓰이는 소프트웨어도 5000만원이 넘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 솔루션에는 8개 인지 미션이 숨어있지만, 아이들은 게임을 한다고 생각한다”며 “캄보디아 소아병원 등과 인지재활 솔루션을 보급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터넷을 위한 형관펜 ‘라이너’=출시 3년을 맞은 라이너는 인터넷을 위한 형광펜으로, 웹페이지와 PDF에 하이라이트와 메모를 남길 수 있다. 전체 사용자 중 90%가 해외사용자이며, 이 중 절반은 미국에서 이용 중이다. 알고리즘과 머신러닝을 적용해 정보의 홍수 속에서 유용한 도구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검색 및 추천엔진 개발을 작업 중이다. 라이너도 외부에서 선발된 스타트업이다.

◆주차 장소 찾아 자동으로 전기차 충전 ‘에바’=
에바는 현재의 고정식 전기차 충전 인프라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개발한 전기차 충전 장치로, 이번에 C랩에서 독립하는 사내 스타트업이다. 아파트 지하 주차장과 같은 밀집주차공간에 전기차를 주차하고 귀가하면 에바가 주차된 장소로 찾아가 자동으로 충전해 준다. 에바에 장착된 충전 배터리는 전기차의 폐배터리를 재활용한다. 전기차 보급이 활성화됐을 때 큰 기대를 가질 수 있는 제품이라는 설명이다.

◆호흡재활운동 솔루션 ‘숨쉬GO’=
에바와 함께 이번에 독립하는 사내 스타트업 과제인 숨쉬GO는 전신마취 수술 후 폐합병증을 예방하는 호흡재활운동 솔루션이다. 수술 후 쪼그라든 폐를 펴주기 위해서는 호흡 운동을 반복해야 한다. 숨쉬GO는 환자들이 재미있고 올바르게 호흡 훈련을 따라 할 수 있고, 의료진이 회복 상황을 원격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모바일 디바이스와 앱을 제공한다. 그래픽과 게임요소를 통해 훈련 효과를 높인다. 현재 임상실험을 마친 상태다.

◆AI로 피부 분석해볼까?=
C랩에서 시작해 지난해 5월 법인 설립을 마친 룰루랩은 AI 기반 피부분석 솔루션을 내놓았다. 뷰티 편집숍과 협력해 전 매장에 키오스크 단말기를 설치하기로 협의했다. 룰루랩의 ‘루미니’는 AI 기술을 통해 한 번의 촬영으로 얼굴 전체 피부 데이터를 분석석하고 맞춤형 제품을 추천한다. 얼굴영역 자동검출, 조명 자동 보정, 딥러닝 기반 피부분석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현재 12만6000건의 피부데이터를 확보했고 매달 3000건의 데이터를 키오스크를 통해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에서 내년 25만 데이터도 추가 수집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웨어러블 360도 카메라, 레저부터 보안까지=
이날 링크플로우는 웨어러블 360도 카메라를 시연했다. 2016년 11월30일 설립된 링크플로우는 목에 걸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에 카메라 4개를 장착해 사각 없이 촬영할 수 있도록 했다. 두 손이 자유롭고 즉시 촬영 가능하며, 경험의 가상현실(VR) 영상화를 지원한다.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해 원격으로 경험을 공유할 수 있다. 보안용 360도 카메라는 9월부터 양산 시작했고, VR용 360도 카메라는 내년에 양산된다. 2020 도쿄올림픽이 열리는일본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화염 속 생명체 찾는 열화상 카메라=이그니스는 소방관들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열화상 카메라를 개발했다. 헬맷에 장착 가능하고, 화염 속에서 생명체를 구분한다. 기존 제품은 1000만원에 달하는 고가인데, 이 제품은 100만원 미만으로 구현했다. 현재 국내 소방서 1000대에 보급했으며, 베트남시장을 공략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저시력자 위한 작은 희망의 빛=릴루미노는 저시력자들이 앞을 더 잘 볼 수 있는 시력보조기구를 만들었다. 현재 기업 VR 버전과 글라스 버전으로 구성돼 있다. 글라스 타입은 마무리 단계로, 100만원대 비용으로 예상된다. 유사한 제품이 캐나다에서 보급되고 있는데, 1000만원대를 호가한다. 삼성전자는 이 제품이 생산되면 C랩을 통해 인류의 가장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자부했다.

이날 김진우 라이너 대표는 “삼성전자는 안드로이드 플랫폼 내 강력한 보급자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라이너 앱을 배포하는데 긍정적 역할을 했다”며 “일례로 ‘라이너 포 삼성’을 통해 예상하지 못했던 추가 유입효과가 발생했으며, 삼성전자의 서비스와 사업협력을 통해 생각하지 못했던 전략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예진 두브레인 대표는 “삼성 인공지능팀과 헬스데이터 분야와 협력하기를 기대하고 있고, 국내 발달지연 아이들을 위한 재활프로그램을 만들거나 병원에 보급하는 일도 함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을 보탰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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