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슈퍼컴 성능 11위, KISTI ‘누리온’ 본격 가동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한국과학기술정보원구원(KISTI)의 슈퍼컴퓨터 5호기 ‘누리온’이 본격 가동된다. 누리온은 지난 6월 발표된 전세계 슈퍼컴 ‘톱 500’에서 11위를 기록한 바 있다.
KISTI는 7일, 대전 본원에선 국가 초고성능컴퓨터 5호기 개통식 및 도입 30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날 개통식에는 과기정통부 이진규 차관, 국회 이상민 의원(더불어민주당),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 슈퍼컴퓨터를 활용하는 연구자 등 300여명이 참석해 5호기 개통을 축하했다.
이날 최희윤 KISTI 원장은 환영사를 통해 “1988년, 서울올림픽이 열리던 역사적인 그 해에 슈퍼컴퓨터가 국내에서 처음 가동됐다”며 “당시 1호기의 성능은 2기가플롭스 속도에 메모리 1GB, 디스크 용량 60GB에 불과해 지금의 PC보다도 한참 낮은 성능이었지만, 그 파급효과는 대단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1호기 덕분에 슈퍼컴퓨터를 기반으로 한 과학적인 기상예보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작됐고, 국산 자동차의 설계와 제작에 컴퓨터 시뮬레이션이 적용됐으며, 한국형 원자로의 안전성 검증에도 슈퍼컴퓨터가 활용됐다”며 “그리고 오늘부로 제5호 국가 슈퍼컴퓨터인 ‘누리온’의 새 시대가 열렸다”고 말했다.
누리온은 세계에서 11번째로 빠른 슈퍼컴퓨터로 크레이의 CS500 기종으로 구축됐다. 25.7페타플롭스 성능을 자랑한다. 57만20개의 코어가 탑재됐고 33.88페타바이트의 데이터 저장이 가능하다. 이는 70억명이 40년 동안 할 계산을 1시간 안에 마칠 수 있는 성능이다. 이전 슈퍼컴 4호기보다 80배 향상된 것이며, 1호기보다는 무려 1300만배나 높아졌다.
KISTI 측은 “급증하는 과학기술・산업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구축된 5호기는 개인용 PC 약 2만대에 해당하는 성능을 보유해 자원부족으로 연구에 한계가 있었던 우주의 기원 등 초거대문제 해결은 물론이고, 기업의 신제품 개발 및 시장분석, 자연재해, 교통문제 등 국가·사회 현안 해결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빅데이터 처리와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수요가 높은 SW 등 맞춤형 환경을 제공하고 클라우드 기술을 통해 사용자가 원하는 컴퓨팅 환경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해 컴퓨팅 분야 전문지식이나 경험이 없는 중소기업, 개인연구자 등도 쉽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5호기는 오는 12월 3일부터 정식서비스를 시작하며, 활용을 원하는 연구자는 ‘초고성능컴퓨터 활용 과제 공모’ 절차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이진규 과기정통부 차관은 “인간의 지식이나 노동력 대신 데이터가 부를 창출하는 데이터경제 시대 진입에 따라 슈퍼컴퓨터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희윤 원장도 “5호기의 ‘이용 편의성’을 극대화해 ‘누리온’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국민 모두가 슈퍼컴퓨터의 혜택을 고루 누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KISTI는 이전 슈퍼컴 4호기가 2011년부터 1만여명 이상의 연구자와 500여개 이상의 기업이 활용해 1000여편 이상의 SCI 논문(3대 과학저널 17편)을 유발하고 기업의 신제품 개발 비용(78%)과 시간(61%)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울산과학기술원의 김광수 교수는 슈퍼컴퓨터를 활용해 세계 최고 수준의 전자기억 소자를 개발, 미래 메모리 시장 선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또, 파력 발전 스타트업인 ‘인진’은 ‘슈퍼컴퓨팅 모델링&시뮬레이션 기술개발 및 활용 지원’을 통해 바닷물이 사방에서 유입되는 부유체를 개발, 시스템효율을 30% 증가시켜 창조아이디어경진대회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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