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애플 시연폰 강매에 통신유통인이 뿔났다. 공정거래위원회 제소 등을 포함한 법률검토까지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21일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회장 조충현, 이하 협회)는 애플이 중소 유통망을 상대로 수년간 자행해 온 갑질이 도를 넘어섰다고 성명서를 냈다.

협회는 애플 갑질 피해를 해결하고자 정확한 실태와 피해규모 추산을 위해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바탕으로 통신3사 대리점협의회와 공동 대응하면서 법률적 검토도 병행할 방침이다.

시연폰으로 불리는 데모폰은 제조사가 신제품 단말기 모델 출시 시점에 제품 홍보를 위해 유통망에 한시적으로 디스플레이 및 고객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구성한 단말기를 말한다. 애플은 시연폰 100%를 유통망에 강매해 중소유통망에 과한 부담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애플과 달리 대부분 제조사는 시연폰을 전량 지원하고, 진열 종료 후 회수한다. 이 과정에서 유통망에 금전적 손실은 발생하지 않는다.

특히, 이번에 아이폰XS 시리즈 출시 때 시연폰을 구매하지 않으면 제품을 판매할 수 없도록 통신사를 통해 통보했다. 데모폰을 시연하지 않으면 애플 단말기를 개통조차 할 수 없다. 출고가보다 30% 할인된 가격이라고 하지만, 신제품 출시 1년 이후에야 판매 가능하도록 제약을 걸어 재고로 쌓아두는 실정이다.

이와 함께 시연 단말기를 배치할 매대(애플존) 제작비용도 유통망이 부담해야 한다. 시연 매대 위치와 포스터 부착 위치까지도 엄격하게 지시하고 있다. 아이폰뿐 아니라 애플 웨어러블·패드 제품에도 공통 적용된다.

협회는 “다른 제조사에 없는 애플 유일의 갑질”이라며 “애플이 국내 시장에 첫 등장한 이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관례화 된 대표적 유통적폐”라고 지적했다.

이어 “유통망이 수년간 데모폰을 강매당하면서 누적된 피해액은 심각한 수준”이라며 “유통망은 아이폰이 보유한 인기 탓에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이와 같은 강매를 받아들여 왔지만 최근 애플이 아이폰XR·XS·XS맥스로 많은 종류의 모델을 한꺼번에 출시한데다가, 단말기 가격 역시 기존 제품에 비해 크게 오르면서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애플코리아 조사 착수 2년만에 내달 12일 전원회의를 열고 불공정행위에 대한 제재를 내릴 예정이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