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변하고 있다. 고가폰 쏠림이 줄어드는 추세다. 스마트폰 출고가가 너무 높다는 인식이 확산했다. 애플이 기름을 부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비해 애플의 판매량이 예전만 못 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당근으로 판매량 하락을 막았다. 선택약정할인과 통신사의 마케팅비 축소도 영향을 미쳤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의 고가폰 쏠림 현상이 예년에 비해 완화했다. 고가폰 중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은 삼성전자 ‘갤럭시노트9’다. 애플이 이전 같지 않다. 애플은 이달 ▲아이폰X(10)S ▲아이폰XS맥스 ▲아이폰XR을 출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갤럭시노트9 판매량이 감소하지 않았다. 3종의 신제품을 찾는 이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삼성전자 ‘갤럭시S9’와 경쟁에서도 밀리는 모양새다. LG전자 ‘V40씽큐’도 선전하고 있다. 삼성전자 애플의 경쟁과 별도로 꾸준한 숫자를 기록하고 있다. 대박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꺾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통신사 관계자는 “생각보다 애플 신제품 판매가 부진하다. 예약판매 때부터 조짐은 있었다. 이전 제품에 비해 절반 이상 예약구매 취소가 높았다. 가격이 너무 비싼 점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 같다”라고 입을 모았다.
올해 들어 스마트폰 출고가가 너무 높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국정감사에서 정부와 국회, 통신사는 가계통신비 인하를 위해선 통신비뿐 아니라 출고가 인하가 필요하다는데 한 목소리를 냈다. 스마트폰 상향 평준화로 고가폰 구매욕이 하락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갤럭시노트9와 V40씽큐를 출시하며 가격 인상을 최대한 억제했다. 쓰던 제품을 가져오면 매입하는 중고폰 보상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삼성전자는 11월30일까지 LG전자는 12월31일까지 보상판매를 실시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고가폰 판매량을 유지했지만 애플은 실패한 이유다.
다만 현 상황을 애플의 국내 시장 지배력 축소로 해석하는 것은 과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아이폰XS ▲아이폰XS맥스 ▲아이폰XR은 부진하지만 애플 스마트폰 전체 판매량이 급감한 것은 아니다. ‘아이폰7’이 인기다. 아이폰7의 출고가는 ▲32GB 55만원 ▲128GB 57만7500원 ▲256GB 59만9500원이다. 신제품보다 2~3배 저렴하다. 생태계 충성도 하락보다 가격정책 실패가 고가폰 판매부진 원인이라는 뜻이다. 삼성전자 LG전자가 애플의 점유율을 의미 있는 숫자 이상 뺏은 것도 아니다.
한편 고가폰 비중 축소는 이어질 전망이다. 지원금 대신 선택약정할인 조건으로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사람이 10명 중 7명이다. 초기 구매비용 부담이 증가했다. 중저가폰을 찾는 이가 증가했다. 중저가폰과 고가폰의 성능 격차도 줄었다. 또 자급제 등 통신사를 통하지 않는 유통 통로가 늘어났다. 중저가폰 종류도 많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