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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원 이용료 인상 눈치싸움 '치열'… 결국 유튜브만 웃나

이형두


[디지털데일리 이형두기자] 올해 1월1일부터 문화체육관광부의 음원 전송사용료 징수 규정 개정안이 시행됐다. 음원 사업자 부담이 늘어났다. 대부분 소비자가 이용하는 ‘무제한 스트리밍’ 음원 상품은 가격이 올라갈 전망이다. 다만 약 800만명으로 예상되는 기존 자동결제 이용자들은 요금에 변화가 없다. 서비스 신규 가입자만 가격 인상이 적용된다.

멜론, 지니뮤직 등 선두업체들은 이미 월 600~4000원을 인상했다. 후발업체들은 같은 전략으로 따라갈 것인지, 이 틈에 가격 경쟁력으로 이용자를 뺏어올 것인지 고민 중이다. 특히 SK텔레콤의 자본력을 앞세운 '플로‘의 반격이 매서울 조짐이다. 아울러 이번 개정안의 적용을 받지 않는 ‘유튜브 프리미엄’ 등으로 이용자 이동도 예상된다. 국내기업 역차별 논란도 다시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음원 스트리밍 매출이 발생할 때 권리자(작곡‧작사가, 실연자, 음반제작자)의 몫을 늘려주자는 것이다. 기존 60(창작자) 대 40(사업자)에서 65대 35로 변경된다.

반대로 사업자(멜론, 지니뮤직 등 음원 플랫폼 사업자)의 수익은 감소된다. 다만 수익성은 조정 비율인 5%가 아니라 절반에 육박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부분 대표 스트리밍 상품들은 정가가 아니라 프로모션이 적용된 할인 가격에 판매되는데, 이 할인분을 사업자가 부담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가격 인상 전 카카오M ‘멜론’의 무제한 스트리밍 상품은 월 7900원이지만 프로모션이 적용된 소비자 이용가는 통상 5900원이다. 바뀐 배분율을 적용하면 카카오엠의 몫은 기존 700원에서 300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이 때문에 지난 1일 카카오는 무제한 음악 듣기‧다운로드 상품인 ‘프리클럽’ 가격을 월 1만900원에서 1만4900으로 인상했다.

지니뮤직은 스마트폰 전용 ‘스마트 음악감상’은 7400원, ‘무제한 스트리밍 음악감상’ 상품은 8400원으로 각각 600원 인상했다. 멜론과 비교해 인상분은 크지 않다. 두 업체가 이용료를 인상함에 따라 기존 자동결제 이용자들은 발이 묶일 가능성이 생겼다. 서비스를 한번 이탈하면 차후 이용 시 높아진 요금을 적용받는다.

NHN엔터테인먼트 ‘벅스’의 경우 정상가 기준 이용료는 인상되지 않았다. 다만 신규 이용자의 프로모션 할인율과 혜택이 전반적으로 소폭 축소됐다. 실질 비용 부담은 늘어난 셈이다. 벅스 관계자는 “이용자 부담을 최소화 하고자 하는 조치”라며 “단기적으로는 무리한 인상은 없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존 서비스들의 가격을 인상된 것이 비해 후발 업체들은 가격을 동결했다. 동시에 서비스 출시 기념 무료 체험 프로모션을 펴고 있어 신규 이용자 유입에 유리하다. 기존 사용하던 서비스와 병행하며 비교한 후 선택할 여지가 있다.

네이버뮤직과 브랜드 통합이 진행 중인 네이버 바이브는 스트리밍 이용료가 저렴한 편이다. 정상가는 7500원이지만 신규 이용자가 ‘네이버페이’로 결제하면 초반 3개월 무료 체험, 이후 12개월 동안 월 5250원에 이용할 수 있다. 해당 프로모션은 원래 지난해 연말까지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현재까지도 적용된다.

SK텔레콤이 야심차게 선보인 플로(구 뮤직메이트)는 더 저렴하다. 월 스트리밍 요금은 6900원, 다운로드 결합 상품은 8900원이다. 오는 2월까지는 서비스를 무료로 체험할 수 있다. SKT 이용자는 T멤버십 할인 혜택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유튜브는 이번 개정안 적용을 받지 않아 이용자 확보에 가장 유리하다. 기본적으로는 영상 플랫폼이지만, 월 7900원 프리미엄 멤버십을 결제하면 백그라운드 재생 기능으로 소리만 들을 수 있다. 최근 타 음원 서비스의 차트 순위에 맞게 플레이리스트를 짜거나, 가사가 삽입된 영상까지 많아짐에 따라 음원 서비스로 이용하는 데 큰 손색이 없다. 더욱이 유튜브 오리지널 콘텐츠, 광고 제거 서비스도 포함되므로 실질 효용은 더 크다.

음원업계 관계자는 "국내업체 역차별에 대한 불만이 콘텐츠 시장에서 많다. 애플뮤직, 유튜브 등 해외업체들은 징수규정 개정될 때 마다 제대로 적용을 받지 않고 어떻게든 빠져나가고 있다"며 "조만간 역차별 이슈가 다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형두 기자>dud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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