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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더블폰 ‘투명PI’ 시장, 화학소재 업체 속속 진입

신현석



[디지털데일리 신현석기자] 폴더블 패널 핵심 소재인 ‘투명 PI(폴리이미드)’ 필름 시장에 국내 대기업이 연이어 뛰어들고 있다.

그간 투명 PI 필름 사업을 준비 중이라고 밝힌 기업은 코오롱인더스트리, SKC, 스미토모화학에 정도였으나, 최근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투자 계획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경쟁이 과열되는 조짐이다.

이에 관련 업계가 폴더블폰과 투명 PI 필름 수익성을 높게 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간 업계 안팎에선 폴더블폰이 높은 가격, 사용층 제한 등 한계로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돼왔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20위 안에 드는 LG화학, SK이노베이션이 괜히 시장에 뛰어들겠냐는 분석이다.

한편으론 SK 그룹은 이미 계열사 SKC가 투명 PI 필름을 개발해온 데 이어, SK이노베이션도 동일 시장에 뛰어들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SKC와 SK이노베이션의 최대주주는 모두 SK(주)로, 지분율(3분기 말 기준)은 각각 41.0%, 33.4%다.

폴더블 패널은 ‘커버 윈도’, ‘TFT 기판’, ‘베이스 필름’ 등으로 구성된다. 투명 PI 필름은 이 중 커버 윈도에 들어간다. 폴더블 패널엔 투명 PI뿐 아니라, 유색 PI 필름과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등 기존 OLED 패널에 탑재됐던 부품·소재도 함께 탑재된다. 이 부품·소재는 대체로 기존 협력사로부터 공급받아 폴더블 패널에 장착한다.

다만 투명 PI 필름은 아직 시장 초기 단계라 납품 경쟁이 치열하다. 가장 빨리 대량 생산 체제를 갖춘 코오롱인더스트리도 아직 삼성으로부터 확실히 공급 계약을 따내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일본 스미토모화학으로부터 초기 투명 PI 필름 물량을 공급받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스미토모화학이 대량 생산 체제를 아직 구축하지 못한 상태여서 폴더블폰 시장이 커질수록 삼성이 벤더사를 최소 2~3개로 늘릴 가능성이 크다. 대그룹 계열사가 후발주자임을 감수하면서 늦게라도 시장에 진입하려는 이유다.

또한 삼성뿐 아니라 화웨이, 샤오미, LG전자, 애플 등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가 폴더블폰을 준비 중인 만큼 장기적인 시장 확대에 대비해야 한다는 판단이 선 것일 수 있다. 더불어 투명 PI 필름은 접고 펼 수 있는 폴더블폰 뿐 아니라 둘둘 말 수 있는 롤러블 형태 폰에도 적용될 수 있다. 적용 범위의 확장 가능성을 보고 긴 호흡으로 준비하는 셈이다.

그간 폴더블폰 성장성에 대해 회의적인 전망이 많았던 만큼, 업계에선 ‘성공해야 한다’는 절박한 결의가 자라나고 있다. 정체된 시장을 살리기 위해선 새로운 폼팩터 성공이 절실한 상황이다. 우선 업계에선 폴더블폰 성장성을 의심하기보다 적극적으로 시장 개화에 대비하고 있다. 실제 스마트폰 완제품·디스플레이 제조 업계에선 주요 기업 대부분이 폴더블폰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폴더블폰 판매량을 2019년 300만대, 2020년 1400만대, 2021년 3000만대, 2022년 5000만대로 전망했다.

삼성전자, 애플, LG전자, 화웨이, 샤오미, 레노버 등 세계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는 폴더블폰 관련 각종 특허를 경쟁하듯 출원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내년 안으로 접히는 인폴딩 방식의 폴더블폰을 내놓을 계획인 가운데, 애플은 안과 밖으로 모두 접을 수 있는 구조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는 5G를 지원하는 폴더블폰을 내놓을 예정이다.

디스플레이 업계 경쟁도 치열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뿐 아니라 샤오미, 오포, 비보 등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에도 폴더블 패널을 공급하는 등 시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 폴더블 패널에 부품·소재 등을 공급하는 SKC코오롱PI, KH바텍, 스미토모화학, 비에이치 등 국내외 협력사는 폴더블폰 출시 전 계획 수량을 맞추기 위해 계속 제품을 공급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외 LG디스플레이, BOE 등 시장 주요 디스플레이 업체도 폴더블 패널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앞서 지난 10월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로욜(Royole)’이 세계서 최초로 폴더블폰을 내놓았으나, 완성도가 낮아 업계서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분위기다.

<신현석 기자>shs1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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