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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도 폴더블 ‘CPI필름’ 가세…스미토모·코오롱·SKC와 4파전 예고

신현석


[디지털데일리 신현석기자] 스미토모화학, 코오롱인더스트리(이하 코오롱인더), SKC의 3파전으로 예상됐던 CPI(투명 폴리이미드)필름 시장에 LG화학도 뛰어들 채비를 갖추고 있다.

LG화학이 CPI필름 투자를 내부적으로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LG화학 관계자는 “PI 바니시, CPI 필름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제품 개발을 기획하는 단계”라며 “다만 생산라인 착공이나 양산 시점은 아직 정확히 정해진 바 없다”라고 밝혔다.

만일 실제 양산 투자에 나선다면, 기존 보유 기술인 디스플레이용 접착제, 편광판 등과 함께 폴더블 디스플레이에 적합한 소재를 자체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LG화학은 CPI필름 제조 시 필요한 하드코팅 작업도 자체적으로 해결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된다. 전자공시시스템 사업보고서에는 폴더블 디스플레이용 코팅 필름을 개발 중이라고 기재하고 있다.

CPI필름은 폴더블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핵심 소재로, 내년 출시를 계획 중인 삼성전자도 폴더블폰에 이를 탑재한다. 세계 첫 폴더블폰을 내놓은 중국 스타트업 로욜(Royole)도 CPI필름을 적용했다.

코오롱인더는 이미 올해 상반기에 CPI필름 양산 체제를 구축한 상태다. 그런데 가장 빨리 폴더블폰을 내놓을 대형 제조사인 삼성에는 납품을 못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 스미토모화학이 삼성디스플레이에 CPI필름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미토모화학은 파일럿 설비만 갖춰 애초 코오롱인더가 삼성의 초기 폴더블폰 물량을 납품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스미토모화학은 삼성이 계획 중인 폴더블폰 초기 물량에 대처할 수 있도록 파일럿 설비를 개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CPI필름은 베이스필름 위에 하드코팅 작업이 필요하다. 베이스필름 기술력을 갖춘 코오롱인더는 일본 업체를 통해 코팅 작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미토모화학은 100% 자회사 동우화인켐과 코팅 작업을 진행하며 베이스 필름은 대만 업체로부터 공급받는 것으로 전해진다.

SKC는 내년 7월 CPI필름 공장을 완공할 예정이다. SKC 관계자는 “내년 폴더블폰 시장이 개화하는 시기에 맞춰 양산에 돌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에 더해 LG화학이 새로운 후발주자로 떠올랐다. 애초 스미토모화학, 코오롱인더, SKC만 경쟁하는 시장으로 알려져 왔던 만큼, 내년 CPI필름 공급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LG화학 관계자는 “LG계열사이기에 CPI필름을 양산하게 되면 LG디스플레이로 공급하게 됨은 당연한 수순”이라며 “아직 CPI필름 공장 건설 계획이 잡히진 않았으나, 배터리와 같이 큰 제품이 아니어서 마음만 먹으면 빨리 생산라인을 완공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가장 빨리 대량 양산 체제를 구축한 코오롱인더만 속이 타는 모양새다. 삼성디스플레이엔 스미토모화학이, LG디스플레이엔 LG화학이 CPI필름을 납품하게 되면 코오롱인더의 남은 협상 상대는 BOE 정도다. 물론 추후엔 삼성과 LG 모두 멀티벤더 체제를 갖출 것으로 보여 후발업체로 들어갈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다만 LG디스플레이 첫 벤더사 자리도 타사에 내준다면, 가장 빨리 초기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됐던 코오롱인더가 소기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코오롱인더는 분기별 IR(기업설명회)을 통해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BOE 등 폴더블 패널을 만드는 거의 모든 회사에 CPI필름 테스트용 샘플을 공급하고 있다고 밝혀왔으나 관련 성과가 나오지 않아 투자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신현석 기자>shs1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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