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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인포섹·안랩, 올해 美 최대 보안행사 불참키로…글로벌전략 고심

홍하나

[디지털데일리 홍하나기자] 국내 보안업계가 미국 진출 계획을 수정하는 등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그동안 포화된 국내 시장을 넘어 미국을 비롯한 해외에서 매출을 끌어올리겠다고 의욕적인 행보를 보여왔지만 여의치 않다고 판단, 문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아시아 시장으로 우회하는 모습이다.

16일 보안업계에 따르면 SK인포섹과 안랩은 오는 3월 4일부터 5일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되는 글로벌 정보보안 컨퍼런스 ‘RSA 컨퍼런스 2019’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RSA 컨퍼런스는 전 세계 600여개 기업과 4만 여 명의 참석자들이 참석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정보보안 행사다. 올해도 대다수의 보안기업들이 자사의 솔루션을 홍보할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약 15개의 기업들이 참가해 개별부스를 마련하거나 공동관에 참여한다. RSA에 참가하는 기업들은 대부분 북미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그동안 토종 보안기업들은 국내시장의 포화로 해외진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가장 큰 시장인 미국을 노려야 하지만 강력한 플레이어들이 자리 잡고 있어 직접 진출은 어렵다는 것이 SK인포섹과 안랩의 결론이다. 따라서 그 대안으로 선택한 곳이 바로 아시아지역이다. 다만 최대시장인 미국을 진출하지 않고 의미있는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SK인포섹은 2017년 2월 미국에서 진행된 RSA와 그해 싱가포르에서 열린 RSA에 모두 참가했다. 하지만 올해는 참가하지 않는다. SK인포섹 관계자는 “타겟이 북미보다 싱가포르, 일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또 “RSA는 사이버보안에 집중되어 있어 융합보안에 초점을 맞춘 우리 회사와 방향성이 다르다”고 덧붙였다.

현재 SK인포섹은 싱가포르와 일본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법인설립을 하지 않고 현지 유력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기술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SK인포섹은 “초기에 유통망, 사업망을 구축하기에 투자대비 총자산순이익률(ROA)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고 내린 경영적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SK인포섹은 약 6년 전부터 글로벌 진출 시도를 해왔다. 특히 과거 안희철 전(前) SK인포섹 대표는 향후 5년간 회사의 성장전략으로 해외진출을 선언했다. 아울러 2021년에는 해외진출을 통해 매출을 1조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도 전한 바 있다. 인접한 일본, 중국, 싱가포르 등을 시작으로 추후 북미, 유럽으로 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2016년 SK인포섹의 해외 매출은 19억7100만원으로 전체 매출의 1%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거뒀다. 이어 2017 해외 매출은 22억2200만원으로 전체 매출의 1.4%를 차지한다. 아시아에서 의미있는 수치가 나와야 미국시장 진출까지 이어지는 만큼, 일각에서는 SK인포섹과 미국진출의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안랩은 지난 2012년부터 4년간 꾸준히 RSA에 참가하며 미국시장 진출 기회를 모색했다. 특히 2012년 11월 미국 법인을 만들며 현지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안랩 미국지사는 2015년 2200만원의 손실, 기준 2016년으로 1500만원의 손실을 봤다. 이처럼 성과가 나지 않자 안랩은 ‘내실 위주의 글로벌 성장’을 외치며 2016년 미국 법인을 정리했다.

이후 회사는 2016년 아시아 지역을 공략하는 방향으로 글로벌 사업전략을 재편했다. 안랩은 일본과 중국 법인을 통해 자사의 제품, 서비스 판매를 하고 있다. 또 기술지원을 담당하는 채널을 통해 일부 공공 및 금융기관에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APAC)지역 RSA 행사에도 2015년부터 꾸준히 참가하고 있다.

안랩은 “선택과 집중하는 곳을 기존 법인이 있는 일본, 중국에 더해 아시아태평양 쪽으로 변화했다”고 설명했다.

마찬가지로 성과는 지켜봐야 한다. 일본, 중국 법인은 총 2015년 당기순손익 2억3800만원, 2016년 1억7800만원, 2017년 약 7600만원 손실 등 두드러진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다만 두 기업과 달리 미국 시장에 계속해서 노크를 하는 국내 보안기업들도 많다.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에 따르면, 올해 RSA에 참가하는 기업은 총 15곳이다. 그중에서 파수닷컴, 지니언스, 시큐아이, 지란지교소프트, 수산아이엔티가 개별부스를 마련해 자사의 서비스와 제품을 소개한다.

개별부스를 마련해 이번 미국 RSA 컨퍼런스에 참가하는 파수닷컴의 손종곤 글로벌서비스사업본부 부장은 "RSA를 통해 보안 트렌드도 알 수 있지만, 자사의 브랜드를 알리는 등 북미시장 진출을 위한 잠재적인 기회를 노리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홍하나 기자>hhn0626@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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