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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정부, 규제 샌드박스 1호… 국회 포함 서울 4곳 수소차충전소 설치

이형두


[디지털데일리 이형두기자] ‘규제 샌드박스’ 제도 시행 첫 특례로 도심 수소충전소 설치 안건이 심의를 통과했다. 서울 시내 5개 설치 신청지 중 국회, 탄천 물재생센터, 양재 수소충전소 등 3곳이 승인됐다.

나머지 신청지 2곳 중 현대 계동 사옥은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인근 문화재 보호가 필요한 만큼 소관 행정기관의 검토를 거쳐야 한다는 취지다. 중랑 물재생센터는 충전소 구축 여건이 성숙하지 않다는 이유로 통과되지 못했다.

11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제1회 산업융합 규제특례심의원회를 열고, 현대자동차 등 기업들이 신청한 임시허가 관련 신천 건을 이같이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심의회 위원장을 맡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정부가 준비한 규제혁신 4법 중 첫 번째 규제 샌드박스의 도입사례"라며 "그동안 경직된 규제로 어려움을 겪던 신기술과 혁신 서비스에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규제 샌드박스는 기업이 새로운 제품과 기술을 신속히 출시할 수 있도록 불합리한 규제를 면제하거나 유예하는 제도다. ▲신기술 개발자들이 관련 규제 존재 여부와 내용의 문의하고 30일 이내 회신 받는 ‘규제신속확인’ ▲제품 서비스를 시험‧검증하는 동안 제한된 구역에서만 규제를 면제하는 ‘실증특례’ ▲일시적으로 시장 출시를 허용하는 ‘임시허가’로 구분된다.

수소차충전소는 이용자 편의를 위해 도심에 있어야 하지만, 용도 지역 제한과 건폐율 규제 등으로 설치가 어려웠다. 이번 실증특례 의결로 서울 도심에도 수소충전소 설치가 가능해졌다.

허용된 3곳은 올해 상반기 규제 해소 후 정식 인허가 절차에 들어간다. 국토부는 올해 6월까지 준주거‧상업지역에 수소충전소 설치가 가능하도록 시행령을 개정할 방침이다. 특례에서 제외된 중랑 물재생센터 부지는 서울시에서 별도 부지활동계획이 있어, 가닥이 잡히는대로 전문위원회를 열고 재논의하기로 했다.

국회에 설치되는 수소충전소는 승용차 기준으로 하루 50대 이상 충전이 가능한 250킬로그램 규모로 설치될 계획이다. 국회 내 200~300평(약 992제곱미터)부지를 활용하기로 했다. 현대자동차가 구축을 맡고, 영등포구청의 인·허가, 한국가스안전공사의 안전성 검사 등을 거쳐 오는 7월 말까지 완공이 목표다. 2년 간 운영 후, 중장기 운영 여부는 추후 결정된다.

이밖에 심의회는 ▲마크로젠의 ‘소비자 직접 의뢰 유전자검사(DTC)’ 유전체 분석을 통한 맞춤형 건강증진 서비스 ▲제이지 인더스트리의 ‘디지털 사이니지 버스광고’ ▲차지인의 ‘전기차 충전용 과금형 콘센트’ 등도 규제 특례를 부여하기로 결정했다.

DTC 유전자 검사는 소비자가 병원을 거치지 않고 직접 민간 유전자검사업체에서 검사를 받는 서비스다. 현재는 혈당, 혈압, 피부노화, 체질량 지수 등 12개 검사항목으로 제한돼 있다. 심의회는 기존 12개 외에 고혈압, 뇌졸중, 대장암, 위암 파큰슨 병 등 13개 질환에 대한 유전자 검사 실증을 허용했다.

옥외광고물법과 빛공개방지법 등으로 인해 불가능했던 버스 발광다이오드(LED) 전광 디지털 광고도 가능해진다. 심의회는 광고 패널 부착으로 안전성 문제가 없는지 검증하고, 광고 조명과 패널 부착에 따른 버스 중량 증가에 상한을 두는 조건으로 실증특례를 허용했다.

전기차 충전용 과금형 콘센트는 지하 주차장 등에서 일반 220볼트(V) 콘센트로 전기차를 충전 시 사용한 요금을 쉽게 납부할 수 있게 한 기술이다. 지금은 전기사업법 상 전기를 판매할 수 있는 주체가 한국전력 등으로 제한돼 있다. 건물관리자나 사업자가 이 제품을 사용할 수 없다.

심의회는 제품의 전력량 계량 성능을 검증하는 대로 시장 출시를 할 수 있도록 임시허가를 내줬다. 기존 전기차 충전기는 약 400만원의 설치비용이 들지만, 이번 조치로 약 30만원 수준 저비용 콘센트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산업부의 설명이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해당 법·제도가 만들어진 과거 상황에 적합했던 규제를 현재의 관점에서 재해석하고, 혁신적인 제품이 시장에 진출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면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형두 기자>dud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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