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합산규제와 시장점유율 규제 폐지 입장을 국회에 전달했다. 하지만, 이 방안이 수용될 지는 미지수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가 지적했던 사안과 상충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과기정통부와 KT는 각각 마련한 ‘KT스카이라이프 공공성 회복방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과기정통부가 작성한 ‘위성방송의 공적 책무 강화 방안’ 자료를 살펴보면 골자는 ▲시장점유율 규제 완전 폐지 ▲인수합병(M&A) 심사 강화 ▲결합상품 심사 강화 등이다.

과기정통부는 합산규제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설명자료에서 과기정통부는 “유료방송시장 자율성을 제약하고 글로벌 추세에 부합하지 않는 합산규제와 시장점유율 규제는 폐지가 바람직하다”고 명시했다.

일몰된 합산규제 재도입은 신중하게 검토해야 하고 M&A 심사, 재허가조건, 이행점검 및 사후 규제수단 등을 통해 해결하자는 것이다. 합산규제 재도입은 공공성‧공익성 강화의 입법목적 달성을 기대하기 어렵고, 경쟁 활성화와 소비자 편익 극대화를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전했다.

또한, 현재 위성을 제외하고 종합유선방송사(SO)와 인터넷TV(IPTV)에만 부과하고 있는 사업자별 상이한 시장점유율 규제 제도는 완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일서비스 동일규제를 원칙으로 하되 낮은 수준으로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과기정통부는 방송법 개정을 추진해 M&A 심사 기준에 공정경쟁에 미치는 영향을 신설하겠다는 방안을 포함했다. 공적 책임, 공정성 및 공익성 실현가능성, 경쟁제한성 여부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겠다는 뜻이다.

과기정통부는 다음 달부터 방송법과 IPTV법 개정을 추진해 시장점유율 규제 폐지 및 M&A 관련 심사 기준 등을 확정할 계획이다.

아울러, 과기정통부는 ▲경영 투명성‧자율성 개선방안 이행계획 보완 및 이행점검 강화 ▲사장선임 절차 보완 ▲사외이사 실질적 역할 강화 ▲난시청 해소 및 통일 대비 역할 강화 ▲KT와 위성방송 간 결합상품 구성 때 과도한 할인여부 등 이용요금 등 승인심사 강화 ▲시청자위원회 설치 의무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국회에서 요구한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서는 난색을 표했다. 앞서, 국회는 KT 자회사로 편입된 KT스카이라이프가 공적역할보다는 가입자 확보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지배구조 개편을 포함한 공익성 확보 방안을 요구했다. 현재 KT스카이라이프 지분현황은 ▲KT 49.99% ▲신영자산운용 7% ▲KBS 6.78% ▲템플턴 자산운용 5.1% 등이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는 “정부가 상법상 설립된 주식회사에 대해 지분구조 개편을 강제하는 것은 현행 방송법령에는 관련 법적 근거가 없어 불가능하다”고 답변했다. 지분매각을 강제할 경우, 헌법상 위헌소지가 있으며 주주들이 배임혐의로 소송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KT 또한 ‘스카이라이프 공공성 강화 방안’ 자료를 통해 “KT 보유 스카이라이프 지분 매각 추진 때 적정가격에 인수할 주체가 없으며 재무적 투자자 외 공적 투자자를 찾기 어렵다”며 “KT 지분 매각 공표 때 스카이라이프 주가는 대폭 하락할 우려가 있고, 경영진에 대한 배임이슈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국회‧정부에서 지분매각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법‧정책적 방안을 마련한다면 성실히 따르겠다”고 설명했다.

KT의 경우, 유료방송 독과점 관련 국회‧정부 우려에 따라 KT스카이라이프를 통한 케이블TV 인수합병을 정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에 KT를 통한 딜라이브 인수가 점쳐지고 있다. 또, 중립적 외부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하고 통일 대비 방송서비스 운영, 공익채널 확대 등을 보완책으로 넣었다.

이제 공은 국회에게로 넘어갔다. 그러나 국회가 지배구조 개편까지 요구했던 만큼 쉽게 통과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과방위는 오는 25일 법안2소위를 열어 유료방송합산규제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보고단계이기는 하지만, 국회에서 과기정통부‧KT가 제출한 방안을 마음에 들어 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