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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Cloud Impact⑤] 클라우드 광풍, 금융 IT자회사 역할 급부상

박기록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몇가지 제약사안이 여전히 남아있기는 하지만 국내 금융권 클라우드는 사실상 올해부터 완전히 허용됐다.

올해부터는 중요한 금융 데이터를 외부 클라우드 기업이 운영하는 데이터센터에 맡겨도 무방하다. 다만 그 데이터센터는 여전히 국내에 둬야한다. 국내에 위치해야하는 이유는 유사시 금융 감독 권한의 행사, 신속한 장애대처 등에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이 규정도 한시적이다. 금융감독 당국은 시기를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추후에는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의 국내 위치 규정도 해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수년전부터 은행권을 포함한 주요 금융회사들은 동남아를 비롯한 해외 금융시장을 직접 공략하고 있는데, 이에 필요한 IT인프라의 운영은 클라우드를 활용하는 방법이 현재로선 비용측면에선 가장 효율적이라는 데 이견은 없다.

또한 금융 클라우드의 완전 허용은 국내 주요 금융그룹의 IT전략에도 결과적으로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게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당장은 국민은행, 농협은행 등 은행권에선 초기 모델인 프라이빗(Private)방식으로 클라우드를 구현하기 시작했다. 주요 기간계 업무는 기존처럼 운영하되 기타 비핵심 업무들은 온프레미스 형태의 클라우드 방식으로 처리함으로써 인력과 IT 운영비용을 전반적으로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은행권의 전체 IT예산중 IT장비 구입을 제외한 IT운영및 유지보수에 투입하는 비중은 약 70%에 육박하고 있다. 빅데이터 등 IT인프라의 범위가 확대되면서 IT비용의 증가 압력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위한 전략적으로 그동안 일부 지주회사형 금융그룹들은 그룹내 계열사의 IT자원을 한 곳에 집중시켜, 후선중복업무를 단일화하고 IT개발 성과를 공유하기위한 SSC(Shared Service Center. 자원공유방식)전략 확대를 시도해왔다.

하지만 SSC를 위한 계열사 IT조직의 물리적인 통합은 노조 등 내부 반발로 쉽게 이뤄질 수 없었기때문에 국내에선 완전한 의미의 SSC가 등장할 수 없었다. 외형적으로, 이러한 상황 자체는 여전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금융 클라우드의 완전 허용으로 금융그룹 내부적으로 상황이 이전과는 크게 달라졌다는 점에서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여전히 그룹내 여러 계열사의 IT조직을 물리적으로 통합하는 기존 SSC 방식은 제한적이겠지만 이제는 그룹내 IT자회사가 클라우드 센터의 역할을 맡아 충분히 SSC 효과를 낼 수 있는 실마리가 열렸기 때문이다.
◆금융 IT자회사에도 '물리적 망분리' 예외 허용 = 금융그룹내 IT자회사를 '클라우드 센터'로 격상시켜 운영하면, 기존 금융회사에 엄격하게 적용되고 있는 '물리적 망분리' 규정에서 탈피할 수 있다. 즉, 그룹내 은행, 증권, 카드 등 다양한 계열사의 IT자원을 '논리적 망분리' 만으로 운영할 수 있게된다는 의미다.

계열사들이 각각 물리적 망분리 규정을 준수하면서 독자적으로 운영했을 경우과 비교한다면 그룹 차원의 IT비용 지출 총액은 크게 차이가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금융그룹내 IT자회사에 물리적 망분리의 예외가 인정되는 것은 금융 당국이 AWS(아마존웹서비스)나 MS 등 외부 클라우드 기업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했기때문이다.

클라우드 전문업체들은 운영비용때문에 다양한 금융회사의 데이터를 논리적 망분리를 이용해 하나의 서버에서 운영한다.

금융 당국은 클라우드가 본질적으로 'IT아웃소싱의 한 형태'라고 정의하고 있다. 따라서 AWS, MS, NBP, KT 등 클라우드 전문업체에 '물리적 망분리'의 예외를 인정한만큼 금융그룹내 계열사의 IT아웃소싱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IT자회사에게도 동일하게 예외를 인정해야한다는 것이다. 논리적으로 클라우드 전문업체와 금융 IT자회사의 차이점은 전혀 없다.
◆IT자회사가 '논리적 망분리'로 계열사 서버운영 가능...멀티 클라우드 역할 가능 = 현재 국내 금융권에는 다양한 형태의 IT자회사가 존재한다.

은행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지주회사형 금융그룹중에는 KB금융의 KB데이터시스템, 산한금융은 신한데이터시스템(DS), 하나금융은 하나금융티아이, 최근 다시 지주사로 전환한 우리금융은 우리FIS, BNK금융은 BNK시스템, DGB금융 DGB데이터시스템 등이 있다. JB금융은 그룹내 IT계열사가 없다.

NH농협금융은 농협정보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으나 농협정보시스템이 농협중앙회 소속이며 농협의 금융뿐만 아니라 경제영역까지 포괄하는 IT지원 조직이다. 금융지주회사 계열은 아니지만 기업은행의 IT자회사인 IBK시스템도 사실상 IBK금융 계열사의 IT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예를들어 신한금융의 경우, IT계열사인 신한DS가 그룹내 은행 계열사인 신한은행과 제주은행의 전산운영업무을 위탁 맡아 클라우드 방식으로 운영한다고 가정하면 클라우드업체들과 동일하게 '논리적 망분리'만을 이용해 전산운영이 가능하다.

같은 논리로,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 BNK금융그룹도 적용이 가능하다. BNK금융그룹은 IT비용을 절감하기위해 지난 수년간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IT조직은 별도로 두되 두 은행의 IT인프라를 통합 운영하기위한 'IT공동 운영' 전략을 을 구상해 왔으나 '금융 물리적 망분리' 등 관련 제약때문에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 그러나 이제는 IT자회사인 BNK시스템을 클라우드 사업자로 활용하면 '논리적 망분리'만으로도 두 은행 IT자원의 통합운영이 가능해져 IT운영의 효율화를 기대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국내 금융그룹내 IT자회사를 이용하면 현재 은행들이 독자적으로 구축하고 있는 프라이빗 클라우드 보다 훨씬 더 폭넓은 '클라우드'의 구현이 가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금융그룹내 IT운영 역량을 기존의 개별 계열사 독자적인 운영전략 중심에서 IT자회사로 비중을 옮길 수 있느냐의 문제에 대한 의사결정을 먼저 해야한다.

현재 국내 금융권에서 IT자회사가 가진 위상 등을 고려했을때 이같은 '클라우드 기반의 IT자회사 역량 확대' 전략이 당장 실행에 옮겨질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클라우드 완전 허용에 따라 IT자회사가 가지게 된 중요한 잠재 가치를 추후에 옵션으로 활용할 필요성은 충분해보인다.

금융권이 사실상 자체 클라우드 방식인 '프라이빗', 하이브리드 시대를 지나 언젠가 외부업체에 위탁하는 퍼블릭 클라우드 방식으로 전환하게 될 경우, 이 IT자회사는 '멀티 클라우드' (Multi Cloud)전략을 수행할 수 있는 중요한 파트너 역할을 할 수 있기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 국내에선 AWS 클라우드가 2시간 가량 장애가 발생했다. 2시간 동안 별다른 우회조치없이 장애 공지만 내보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금융권은 클라우드 파트너의 다변화, 즉 멀티 클라우드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하게 됐다.

이런 관점에서 누구보다 자체 IT인프라의 현황을 파악하고 있는 제2의 클라우드 파트너로서 금융 IT자회사의 역할은 훌륭한 옵션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기존 그룹 내부의 반발때문에 SSC 방식으로 그룹 IT조직을 물리적으로 통합하지는 못한다고 하더라도 IT자회사의 역량을 키우고,역할을 확대시키는 것은 현재의 달라진 금융IT 관련 법제도의 지형에서는 전략적으로 발전방안을 고민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 그룹 공용 클라우드 플랫폼 (사진 : 하나금융)
하나금융 그룹 공용 클라우드 플랫폼 (사진 : 하나금융)

◆하나금융, 그룹 공용클라우드 구현... '하나금융티아이' 역할 확대= 현재 금융권 IT자회사의 역할이 대부분 과거의 역할에서 크게 점프하지 못하고 있지만 역동적으로 변화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현재 국내 금융그룹중에선 하나금융이 그룹 차원에서 가장 전략적으로 IT자회사의 역량을 확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클라우드와 관련, IT계렬사인 하나금융티아이는 이미 지난해 '하나금융그룹 공용 클라우드 플랫폼'을 구축, 운영함으로써 계열사의IT혁신을 한단계 발전시켰다.

참고로, ‘하나금융그룹 공용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계열사들은 클라우드 서비스 플랫폼 상에서 보관∙운용되는 각종 IT 리소스와 정보를 활용할 수 있게됐다. 이를 통해 기존보다 신속한 IT 대응이 가능해졌다. 하나금융은 이를 그룹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의 핵심 인프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며, 또한 자체 클라우드 전문 인력도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클라우드 광풍이 이제 본격적으로 불기 시작한 금융권, 이제 어떻게 방향을 잡을 것인지가 매우 중요해진 상황이다.

기존 IT자회사를 클라우드 핵심 기지로 환골탈태시킬 수 있는 전략적 선택을 할 수 있을지가 국내 금융권에선 이제 매우 중요한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클라우드 임팩트(Cloud Impact) 2019 컨퍼런스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디지털데일리는 오는 2월21일(목) 클라우드 임팩트(Cloud Impact) 2019 컨퍼런스-클라우드 시대로의 성공적 여정과 IT전략을 개최합니다. 지난해 클라우드 규제 완화를 계기로 올해 공공/금융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한 클라우드 IT 혁신 전략이 본격적으로 시도될 전망입니다.

이미 공공 및 금융권에선 클라우드 도입 확산을 위한 파일럿(시범) 사업을 비롯해 기존 IT인프라의 클라우드 전환에 대비한 사업 등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2018년 말, 일부 기업들의 클라우드 서비스 장애로 인한 경제적 손실에 따라 안정적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을 위한 ‘멀티 클라우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와함께 ‘기업 맞춤형’ 클라우드 인프라 채택시 요구되는 비용과 함께 운영의 묘를 어떻게 살릴지가 중요한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디지털데일리는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2019년 금융 공공부문 클라우드 정책 가이드라인에 대한 분석, 최적화된 클라우드 구현 및 운영전략, 최신 클라우드 구현 기술, 한국형 클라우드 구축 사례 등 관련 최신 정보를 공유하고 논의하는 장을 마련코자 합니다.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자세한 행사 일정 및 프로그램 안내


박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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