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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통신장비시장 대격돌, 누가 웃을까?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통신장비시장이 5G 상용화와 미‧중 무역분쟁 영향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5G 시대를 맞아 세계 각국 통신사의 장비교체 계획이 속속 발표되고 있으며, 글로벌 1위 통신장비 기업인 중국 화웨이는 미국의 전방위 압박을 받고 있다. 경쟁사에게는 시장 순위를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이에 에릭슨과 노키아, 삼성전자는 미국과 함께 반(反) 화웨이 정책에 동참하는 국가를 겨냥해 시장점유율 확대에 나선다. 물러설 수 없는 화웨이는 미국에 맞불을 놓고 기존 협력 국가‧기업과의 관계 강화를 꾀하고 있다. 한국에는 지난달 5G 오픈랩을 서울에 최초로 설립한 바 있다.

지난해 기준 전체 이동통신장비 시장 점유율은 ▲화웨이 31% ▲에릭슨 29.2% ▲노키아 23.3% ▲삼성전자 6.6%다.

현재 1위를 지키고 있는 화웨이는 170개국 40여개 통신사에 통신장비를 공급하고 있으며, 화웨이 인프라 기반 통신 사용자는 30억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화웨이 매출 절반 이상은 중국에서 발생하지만, 유럽‧아시아태평양‧중동‧아프리카 지역 매출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네트워크 매출 70% 이상이 글로벌 상위 50개 통신사로부터 발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화웨이는 5G 시장에서 경쟁사보다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었다. 지난해까지 14억달러(한화 약 1조6700억원)를 5G 부문에 투자하며 공격적 연구개발(R&D)에 나섰고, 5G 표준 필수 특허 보유수 및 표준 개발 기수 기여도도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5G 상용 공급 계약 업체는 지난해 26개에서 올해 42건까지 늘어났고, 5G 기지국 공급은 7만개를 넘어섰다.

화웨이에 따르면 5월 기준 5G 공급계약 체결 수는 ▲유럽 25건 ▲아시아태평양 6건 ▲중동 10건이다. 주요 계약체결 통신사는 ▲스위스 스위스선라이즈 ▲영국 EE, O2 ▲이탈리아 TIM ▲네덜란드 KPN ▲한국 LG유플러스 ▲필리핀 글로브 ▲사우디아라비아 STC ▲모나코 모나코텔레콤 ▲남아공 레인 ▲바레인 VIVA바레인 등이다.

그러나 최근 미‧중 무역분쟁이 5G 헤게모니와 맞물리면서 빈틈이 생기고 있다. 미국은 중국 통신장비 거래제한 조치를 발동하고, 동맹국에도 화웨이와의 거래중단 동참을 유도하고 있다.

이에 화웨이와 끈끈한 관계를 유지했던 소프트뱅크도 이번에는 화웨이를 배제하고 에릭슨과 노키아를 5G 장비업체로 선정했다. 일본은 미국의 대표적인 우방국가다. 덴마크 최대 통신사인 TDC도 화웨이와 12년간 거래했으나, 5G 장비업체는 스웨덴의 에릭슨을 선택하고 화웨이를 배제했다. 호주‧뉴질랜드도 미국의 반화웨이 캠페인에 함께 하고 있다.

이를 발판으로 글로벌 2위 통신장비 기업인 에릭슨은 화웨이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에릭슨은 미국 버라이즌‧AT&T, 스위스 스위스콤, 한국 SK텔레콤‧KT, 호주 텔스트라 6곳에 5G를 실제 상용화했다.

5G 공급계약을 체결한 곳은 18곳으로 ▲미국 티모바일, 스프린트, US셀룰라 ▲영국 보다폰 ▲노르웨이 텔레노어 ▲덴마크 TDC ▲이탈리아 윈드3 ▲카타르 오레두 ▲바레인 바텔코 ▲사우디아라비아 STC ▲아랍에미리트 에티살랏 ▲호주 옵터스 등이다. 이에 더해 5G 장비공급을 체결하기 위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통신사는 40여개가 넘는다.

핀란드 통신장비기업 노키아는 현재까지 전세계 38개의 5G 상용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노키아에 따르면 ▲한국 SK텔레콤, KT ▲미국 AT&T, 스프린트, 티모바일, US셀룰라 ▲일본 도코모 ▲이탈리아 보다폰 ▲핀란드 엘리사, 텔리아 ▲스위스 솔트 ▲오스트리아 A1 ▲사우디아라비아 STC ▲아랍에미리트 DU ▲카타르 오레두 ▲호주 옵터스 ▲남아공 레인 ▲우루가이 안텔 등이 포함됐다.

한국의 삼성전자도 5G 글로벌 시장점유율 20% 목표 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델오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를 합쳐 삼성전자는 매출 기준 5G 통신장비 시장점유율 37%를 기록했다. 물론, 한국과 미국에 집중된 초기 5G시장에서 매출로만 판단한 결과인 점은 감안해야 한다. 아직 5G가 본격화되기 전이기 때문에, 얼마나 많은 국가와 통신사를 누가 차지하느냐가 향후 시장점유율 판단 때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국내 통신3사와 세계최초 5G 상용화를 이뤘으며 미국 버라이즌, 스프린트, AT&T, 티모바일, 차터와 협력하고 있다. 버라이즌과는 5G 고정형초고속인터넷(FWA) 상용화, 5G 홈 상용화에 나섰다. 스프린트와는 5G 상용화를, AT&T와는 5G 이노베이션 존을 계획했다. 일본에서는 KDDI, 도코모와 5G 맞손을 잡았다. 중국 차이나모바일과는 5G 시연을 한 바 있다. 이 외에도 ▲영국 아퀴바 ▲독일 도이치텔레콤, 텔레포니카 도이칠란드 ▲러시아 MTS ▲루마니아 오렌지 ▲터키 투르크셀 ▲남아공 콤솔과 5G 시연 등을 추진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5G 시장을 이끌어나갈 수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와 제품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국 4개 전국 통신사업자 중 3곳과의 사업 수주에 성공했으며, 국태 통신사와 5G 단독모드(SA) 및 28GHz 계획에 대해서도 긴밀히 협의 중”이라며 “일본은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의 5G 상용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도코모‧KDDI와 다양한 5G 사례를 검증하며 기술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일본을 포함한 5G 시장 공동 진입 등에서 협력 중”이라며 “올해 2월 MWC19에서 유럽 통신사와 5G 드론‧팩토리 기술을 시연하고 5G 시범계약을 체결하는 등 유럽 5G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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