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슈퍼컴퓨터 경쟁, 올해도 치열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슈퍼컴퓨터 왕좌를 두고 또 다시 치열한 쟁탈전을 벌였다.
최근 발표된 ‘전세계 톱500 슈퍼컴퓨터’ 순위에선 지난 11월에 이어 미국 에너지국(DOE) 오크리지 국립연구소의 ‘서밋’이 또 다시 1위를 차지했다. 서밋은 지난해 6월 이후 계속해서 슈퍼컴 선두를 지키고 있다. 1~10위까지의 순위는 지난해 11월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톱500 슈퍼컴 가운데 중국은 219대, 미국은 116대로 대수 기준으로는 중국이 미국을 앞질렀으나, 성능 기준으로는 미국이 전체의 38.4%를 차지하며 중국(29.9%)을 앞섰다. 1위와 2위를 차지한 IBM 기반 미국의 슈퍼컴 성능이 15.6%나 됐다.
한국의 경우 지난해 말부터 본격 가동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의 ‘누리온’이 15위를 차지해 국내 슈퍼컴퓨터 가운데는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다만 이는 지난 11월 발표된 13위보다 2계단 떨어진 순위다.
17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발표된 제53회 상위 500대 슈퍼컴퓨터 리스트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국 ‘서밋’이 지난 6월에 발표한 143.5페타플롭스에서 향상된 148.6페타플롭스의 성능을 기록하며 선두를 지켰다. ‘톱500’ 슈퍼컴 순위는 매년 6월과 11월 두차례 발표된다.
이번 발표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톱500 슈퍼컴퓨터의 성능이 모두 페타플롭을 넘겼다는 것이다. 가장 낮은 성능의 슈퍼컴도 1022페타플롭스(petaflops)를 기록했다. 플롭스는 슈퍼컴퓨터의 계산 속도를 나타내는 단위로, 1초에 덧셈·뺄셈·곱셈·나눗셈 등의 연산을 몇 번 할 수 있는지를 의미한다.
페타플롭스는 1000조배 연산이 가능한 수치다. 1위를 기록한 ‘서밋’의 실측 성능 148.6페타플롭스는 초당 14경8600조번의 연산이 가능하다. 서밋은 엔비디아 볼타 GV100과 멜라녹스 인피니밴드가 탑재된 IBM 파워9 프로세서 기반 파워시스템 AC922로 구축됐다. 2위 역시 미국 DOE의 ‘시에라’가 이름을 올렸다. 이 역시 IBM 파워시스템과 엔비디아 GPU의 조합으로 구성됐다.
3위는 불과 1년 전까지 1위를 지켰던 중국 우시 국립슈퍼컴퓨팅센터의 ‘선웨이 타이후라이트’가 지켰다. 4위도 지난해 11월과 마찬가지로 중국 광저우 슈퍼컴퓨팅센터의 ‘티엔허-2A’가 차지했다. 5위는 텍사스대학의 ‘프론테라’가 처음 순위권에 진입했다. 프론테라는 특이하게 델 EMC의 시스템으로 구성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5위를 기록했던 스위스 국립슈퍼컴퓨팅센터의 ‘피즈파인트’는 6위로 미려났다. 피즈파인트는 크레이 XC50 시스템으로 구축됐다.
이밖에 7위는 미국 DOE의 ‘트리니티’, 8위는 일본 산업기술종합연구소(AIST)의 ‘AI 브릿지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ABCI)’, 9위는 독일의 ‘슈퍼MUC-NG’, 10위는 미국 DOE의 ‘라센’이 차지했다.
업체별로는 중국 업체의 존재감이 돋보였다. 레노버가 가장 많은 수의 시스템을 순위권에 올렸다. 지난해 11월 140개였던 것이 올해는 173개로 늘어났다. 또, 인스퍼(71개)와 수곤(63개), HPE(40개)와 크레이(39개) 등이 뒤를 이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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