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보이들의 귀환?…‘엔터프라이즈’ 집중 공략하는 오라클-IBM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오태식’은 돌아올 수 있을까.
클라우드 시대를 맞아 주춤한 모습을 모이던 오라클과 IBM이 기존에 강점을 갖고 있는 ‘엔터프라이즈’에 초점을 맞춰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지난 수십년 간 기업용 IT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이들 기업은 ‘2세대 클라우드’ 혹은 ‘클라우드 챕터2’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아마존웹서비스(AWS)나 마이크로소프트(MS) 등 클라우드 선두업체들과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특히 최근 IDC 조사에 따르면, 퍼블릭 클라우드에서 운영 중인 애플리케이션 및 데이터를 보안이나 성능, 숨겨진 IT관리, 통제 등의 이유로 프라이빗 클라우드 혹은 온프레미스 환경으로 복귀시키는 현상이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니 로메티 IBM 회장은 “이제 클라우드의 제2막(챕터2)이 시작됐다”며 “기업이 클라우드로 옮기지 못하는 80% 워크로드를 위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에서 약 1조달러의 시장 기회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레드햇 인수를 발표한 IBM은 오픈 기반의 멀티 및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강조하며, 기존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가 제공하지 못하는 통합 관리를 강조하고 있다. 워크로드 특성을 고려한 클라우드 서비스 선택, 하이브리드·멀티 클라우드 간 이동, 통합관리 및 가시성을 제공해 ‘벤더 락인(Lock-in)’이 없는 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 환경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IBM은 SK C&C와의 협력을 통해 데이터센터를 확보,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ICP(IBM 클라우드 프라이빗)와 같은 서비스를 통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IBM은 지난해 20년 동안 IT아웃소싱을 제공해 왔던 대한항공을 AWS에 빼앗기는 아픔을 겪은 만큼,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통해 엔터프라이즈 IT 시장을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IBM은 CJ 홈쇼핑, KT, SK 하이닉스 등 클라우드 고객을 확보하고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KT의 경우, 전사 디지털 혁신을 위해 IBM의 ‘클라우드 거러지 서비스’ 프로그램 등을 통해 도커 컨테이너와 쿠버네티스와 같은 복잡한 MSA(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 관련 핵심 기술을 습득했다.
전세계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을 주도하고 있는 오라클 역시 최근 국내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한 데이터센터를 마련하고 시장 확대에 나섰다. 오라클은 향후 12개월 내 서울 이외의 지역에 재해복구(DR) 서비스를 위한 두 번째 데이터센터도 추가할 예정이다.
오라클은 IBM이 하이브리드 및 멀티 클라우드를 강조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AWS 등과의 전면전을 선택했다. 이를 위해 최근 MS와 손을 잡고, 양사 클라우드 서비스 연결을 통해 기업의 워크로드를 매끄럽게 관리할 수 있다는 내용을 발표하기도 했다.
오라클 측은 “후발주자라서 좋은 점도 있다”며 “기존 1세대 클라우드(AWS을 지칭)의 단점을 보강해 엔터프라이즈에 적합한 클라우드를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라클이 말하는 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는 예측 가능한 성능과 가용성, 보안, 고객이 통제 가능한 환경 등이다.
특히 오라클의 전매특허 ‘자율운행 DB’를 클라우드 서비스에 적용해 DBA 없이도 튜닝과 보안 패치, 관리가 가능한 환경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데이터센터 인프라 측면에서도 AWS와 MS의 1세대 클라우드 인프라를 설계한 엔지니어들을 대거 채용해, 최신의 하드웨어 아키텍처 및 기술을 적용했다.
오라클의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OCI) 사업부 본사는 오라클 본사가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레드우드시티가 아닌 워싱턴주 씨애틀에 위치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가격 역시 AWS과 MS 대비 스탠다드(표준) 가상머신 인스턴스 기준 52%가 낮고 전세계 동일한 요금체계를 갖추고 있어 가격 경쟁력이 높다고 주장한다.
오라클에 따르면 이미 KEB하나은행, SK스토아, 삼성유전체연구소, 티웨이항공 등 100개 이상 기업이 오라클 서울 리전으로 옮겼거나 옮길 계획에 있다고 발혔다. 최근 DB 분야에서의 탈(脫) 오라클 행보가 이어지면서 자율주행 DB를 적용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강조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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