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SKT·삼성전자는 오픈소스를 어떻게 활용할까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최근 IT 기술발전에 있어 오픈소스는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요소가 되고 있다. 하나의 국가나 기업, 개인으로는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 기술 트렌드에 대응하기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오픈소스 커뮤니티를 통한 협력 및 에코시스템이 필요한 이유다.
결국 오픈소스를 통해 더 빠른 혁신이 가능해지고, 이로 인해 많은 사람이 주요기술에 접근할 수 있게 돼 혜택을 얻게 된다. 지난 10~15년 간 소프트웨어(SW) 기술을 혁신한 것은 오픈소스의 공이 크다. 가트너 등의 조사에 따르면 현재 상용 애플리케이션 코드의 80~90%는 오픈소스 SW로 이뤄져 있다.
지난주 오픈스택 재단과 오픈스택·쿠버네티스·세프·오픈컴퓨트프로젝트(OCP) 한국 커뮤니티,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등이 서울에서 공동 개최한 ‘오픈 인프라스트럭처 & 클라우드 네이티브 데이 인 코리아’ 행사에선 오픈소스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관심을 읽을 수 있었다.
카카오의 경우, 프라이빗 클라우드와 퍼블릭 클라우드를 혼용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와 다수의 퍼블릭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멀티 클라우드를 합친 이른바 ‘이기종 클라우드(Heterogeneous Cloud)’를 활용하고 있다. ‘오픈소스’는 이같은 환경에서의 기술적 도전과제를 해결하는 수단이다.
공용준 카카오 클라우드 파트장은 이기종 클라우드로 갈 수 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프라이빗 클라우드의 경우 성능과 비용, 보안 측면에서 월등하지만, 기본적인 기능만 제공하며 확장성이 떨어진다는 장점이 있다”며 “반면 퍼블릭 클라우드의 경우 다양한 기능 및 컴포넌트를 제공하지만 벤더 종속(Vendor Lock-in)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같은 이기종 클라우드 환경 역시 다양한 인프라에서의 인증처리의 어려움, 네트워킹, 가격·성능 측정 등의 기술적 과제가 존재한다.
공 파트장은 “오픈소스는 이에 대한 표준을 제공한다”며 “인증의 경우 SAML 페더레이션, 네트워킹은 멀티 프로토콜 레이블 스위칭을 지원하는 리눅스, 측정은 오픈트레이싱과 오픈센서스가 합쳐진 오픈텔레메트리 등을 통해 해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현재 카카오는 이기종 클라우드를 아우르는 ‘카카오 클라우드’를 운영하고 있다. 오픈스택 기반의 자체 클라우드와 함께 구글 클라우드, 아마존웹서비스(AWS), MS 애저 등을 활용한다., 이를 관리하기 위해 추상화된 자원을 API로 제공하는 크레인(KRANE), 중앙화된 측정 API인 케미(KEMI), 자동 배포 API인 DKOS를 만들었다.
그는 “카카오 클라우드는 컨테이너가 지배하고 있다고 할 정도로, 클라우드 인프라 상 컨테이너 비중이 65%에 달한다”며 “일일 인덱싱되는 데이터양이 80TB이며,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대비 비용이 1/100수준으로 떨어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픈스택과 CNCF, OCP 등 오픈소스 덕에 가능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15년부터 오픈스택 커뮤니티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SK텔레콤은 이번 행사에서 지난해 개발한 ‘타코(TACO ; SKT All Containerized Orchestrator)’를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타코는 오픈스택을 관리, 자동화하기 위한 기술로 컨테이너 기술과도 결합돼 있다. 쿠버네티스 기반의 오픈스택 컨트롤 플레인 수명주기관리를 제공하며, 구축 자동화 및 LMA(로깅, 모니터링, 알러팅)을 제공한다.
SK텔레콤 이강원 클라우드랩장은 “5G 시대에 네트워크 컴포넌트가 많아지고 모바일엣지컴퓨팅(MEC)과 같은 사이트가 생기면서 관리의 용이성이 중요해졌다”며 “이를 위해선 인프라가 클라우드 네이티브한 방식으로 관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 타코 프로젝트를 시작했을 때 오픈스택 자체를 관리하고 업그레이드하는 것을 자동화하기 위해서였으나 컨테이너 자체의 관심도가 높아지고, 컨테이너를 통해 할 수 있는 영역이 많아지면서 컨테이너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며 강조했다.
궁극적으로 타코 프로젝트의 목적은 오픈소스SW를 사용해 예상 가능하고 견고하며, 새로운 기능을 쉽게 적용했다가 되돌릴 수 있는(롤백) 체계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타코를 하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에어십이라는 프로젝트를 AT&T에서 시작한다는 얘기를 듣고 함께 참여한 것”이라며 “타코를 우리끼리만 했다면 지금 같은 속도로는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타코는 현재 통신사의 DPI(콘텐트를 필터링하는 장치)에 올해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그는 “현재 타코는 에어십, 카타, 오픈스택, 줄, 쿠버네티스, 세프 등 다양한 오픈소스SW와 함께 하고 있다”며 “타코의 소스코르를 깃허브에 오픈함으로써 관심있는 사람은 누구나 쓸 수 있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SK텔레콤은 동화상전문가그룹(MPEG) 커뮤니티와 NBMP(네트워크 기반 미디어 프로세싱) 프로젝트를 오픈스택 재단의 톱 레벨 프로젝트로 진행할 예정이다. NBMP는 오픈스택 역량을 합쳐 클라우드 환경에서 미디어를 전달하는 것이 목적으로 미디어를 위한 모바일엣지컴퓨팅(MEC)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이름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MPEG커뮤니티와 함께 SKT의 타코와 소나(SDN)를 비롯, 기존 오픈스택 프로젝트와 연계해 곧 열리는 상하이 서밋에서 이 프로젝트를 런칭할 예정”이라며 “또 2021년까지 버전1을 완성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 랩장은 “특히 올해 초 SK텔레콤은 미국 지상파 방송국 싱클레어와 합작법인을 만들었는데 최근 미디어를 송출, 관리함에 있어 클라우드 기반 가상화를 사용하고 있고 통신사와 유사한 측면이 많다”며 “싱클레어는 올해 MEC 시범 사이트를 만들고 이를 30개까지 확장해 새로운 기회를 찾을 예정인데, SK텔레콤이 이러한 역량을 갖추고 있는 만큼,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역시 5년 전 사내에 오픈소스 그룹을 만드는 등 오픈소스 커뮤니티 활동에 적극적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자사의 스마트 제품 90%에 오픈소스를 활용하고 있다. 오픈소스 활용은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 역시 마찬가지다.
송용호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무는 “SSD 등 메모리 제품은 노트북을 넘어 이제 데이터센터 애플리케이션에 사용되고 있다”며 “데이터센터라는 어려운 주제를 오픈소스를 통해 도움도 얻고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서버, 스토리지 등 데이터센터 관련 시스템은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어 개인이나 단일 기업으로는 대응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오픈소스 커뮤니티 통한 협력 활동 통해 효과적인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고, 데이터센터 에코시스템을 통해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재 삼성전자가 진행 중인 메모리 관련 오픈소스 프로젝트로는 멀티스트림 SSD, F2FS(Flash friendly File System), 오픈MPDK(Memory Platform Development Kit), iBof(intelligent bunch of flash) 등이다. 이밖에 오픈컴퓨트프로젝트(OCP)에도 참여 중이다.
송 전무는 “F2FS의 경우, 삼성 스마트폰 이외에도 화웨이, 모토롤라 등 타사 제품에도 적용됐으며, iBof는 2020년 4분기 목표로 개발 중”이라며 “앞으로 데이터센터 분야는 오픈소스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앞으로 내놓는 기술도 오픈소스로 공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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