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5G 가입자 유치 경쟁이 치열한 시기에, SK텔레콤이 3G 가입자 챙기기에 나섰다. 5G 시대에 LTE도 아닌 3G 가입자를 위한 통신사 정책은 사실상 전무하다. 기존 3G‧LTE 사용자를 5G로 유인해야 하는 이 때, 아이러니하게도 SK텔레콤은 3G 이용자도 LTE‧5G 고객처럼 해외음성로밍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소수의 고객도 SK텔레콤의 좋은 혜택을 누려야 한다는 판단이 주효했다.
4일 SK텔레콤에 따르면 기술개선을 통해 지난달 11일부터 3G 이용자도 ‘바로(baro)’ 로밍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12월 SK텔레콤은 해외 음성로밍 통화 무제한 무료 시대를 선언하며, 데이터로밍 요금제만 가입하면 데이터 차감 없이 T전화로 한국에 있는 상대방과 무료로 통화할 수 있는 바로로밍을 발표했다. 당시에는 LTE 가입자를 대상으로 했고, 현재는 5G 가입자까지 사용할 수 있다.
대부분 고객이 LTE 사용자인 만큼 SK텔레콤은 고객 혜택 강화 등을 고려해 바로로밍을 선제 출시했지만, 물밑에서는 3G 가입자를 위한 기술적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SK텔레콤 이동전화 고객 2781만5738명 중 3G 고객은 230만5919명(5월말 기준)으로, 전체 고객의 8.2%다.
바로로밍은 HD보이스(VoLTE)를 기존 음성망과 연결하는 새로운 기술을 통해 가능해진 서비스다. 전화 건 사람이 데이터망에 접속되는 T전화만 쓰면 상대방이 기본 음성통화, 카카오 보이스톡(m-Voip) 등 어떤 방식을 써도 연결된다. 그런데, 3G 네트워크는 기술적 특성상 VoLTE를 지원하지 않는다. 바로로밍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이유다. 이를 해결하려면 3G와 LTE 간 기술 호환성을 확보해야 했다.
SK텔레콤은 “3G 이용자도 가상의 LTE 이용자로 만들어주는 특수 알고리즘을 적용했다”며 “3G로 바로로밍을 사용하면, SK텔레콤 서버에서 가상의 LTE 고객으로 인식해 사용이 가능하다. 3G폰 하드웨어 한계 상 실제 VoLTE로 통화하는 건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얽힌 SK텔레콤 서버‧데이터베이스망을 고려해 개발해야하는 난제를 풀어야 했고, 이와 같은 시도는 과거에 없었다”며 “실제 바로로밍 개발보다 이 과정이 더 어려웠다”고 부연했다.
SK텔레콤은 약 6개월의 개발기간을 거쳐 기술호환 문제를 해결했다. 이와 관련 SK텔레콤은 서비스에 대한 좋은 경험이 장기가입 또는 신규 유입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SK텔레콤은 “바로로밍이 음성로밍통화 무료 시대를 열며 시장에서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고, 로밍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효과도 있었다”며 “비록 상대적으로 소수지만 3G 고객도 5G, LTE 고객과 같은 혜택을 누리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