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일 칼럼

[취재수첩] IT개발자 구인난, 크라우드 소싱에 주목하자

이상일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IT개발자 구인난이 심각해지고 있다. 스타트업은 물론 기업의 사내 벤처 등 IT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서비스가 창출되고 있다. 이른바 앱 경제, IT 경제가 화두가 되고 있는 시점이다. 이러한 새로운 시장을 이루고 있는 기반이 바로 개발이다. 개발의 질은 서비스와도 연결되는 만큼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양질의 개발자 확보가 화두가 되고 있는 셈이다.

다만 개발조직을 구성하고 운영하거나 아웃소싱을 하는 방법은 제각각 다르다. 기업의 경우 조직을 가져갈 수 있지만 스타트업 등은 아웃소싱을 이용하기도 한다. 조직 논리가 적용되기 도 한다. 예를 들어 대형 시중은행의 경우 대형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개발조직을 보유하고 있지만 빠르고 기민한 개발이 쉽지는 않다. 프로세스 탓이다.

최근 은행에서 근무하다 창업한 한 취재원을 만났다. 대표이사로 명함을 바꾼 그는 대형 시중은행 중 한 곳에서 모바일 뱅크 관련 업무를 담당하다 창업에 나섰는데 지금은 결제 앱 관련한 사업을 하고 있다. 인사도 할 겸 만나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개발자 크라우드 소싱에 대한 말이 나왔다.

그가 초기에 창업할 때 가장 어려움을 겪었던 것이 개발자를 구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은행에 있을 때는 요건만 정의하면 그 이후는 IT부서에서 대응하거나 은행과 도급관계가 있는 전문개발 업체를 이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세상 밖으로 나오니 2-3명 내외의 스타트업이 좋은 개발자를 수급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최근 들어 빅데이터,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IT개발자를 원하다 보니 아직 비즈니스 성과가 없는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한계가 있었다. 운용할 수 있는 예산도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었다.

이 때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개발자 크라우드 소싱이었다고 한다. 당시 5명 내외의 팀을 구성해 개발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개발 과정에서 3달 동안 에러 원인을 찾지 못해 고생했다고 한다. 하지만 크라우드 소싱을 통해 개발자를 찾아 3일 만에 에러를 찾고 서비스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한다.

당시 개발비용으로 개발자 5명 정도에 임금과 부대비용 등으로 매달 2000만원 가량이 나가고 있었는데 크라우드 소싱 사이트에 프로젝트 완성을 목표로 제시하고 양질의 개발자를 섭외했다. 이 과정에서 2명의 개발자가 프로젝트에 들어왔고 1개월에 1000만원을 급여로 제시했다고 한다. 사장 입장에선 1개월에 임금으로 나가던 비용은 동일하다는 점에서 비싸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에러는 해결하고 양질의 개발자와 네트워크도 쌓을 수 있었다.

그는 “최근 디지털 서비스는 융합이 화두인데 이는 개발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블루투스 관련 이슈를 해결해야 했는데 기존 금융 IT개발자 네트워크에서 해결하기 힘들었다. 결국 이를 해결한 것은 장난감 회사에서 개발 일을 하던 개발자였다”며 “융합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는 만큼 금융 IT전문 개발자라는 것도 큰 의미가 없게 되는 상황이다.

결국 내가 하고 있는 서비스를 잘 이해하고 지원해줄 수 있는 다른 업종의 개발자 수급이 중요해지는데 이는 크라우드 소싱 외에는 뚜렷한 해결책이 없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은행들이 개발자 구인난을 겪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은행에서 개발자를 구하지 못한다는 것은 거짓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은행정도 되면 개발자를 골라 쓸 수 있는 비용과 능력이 있다. 고급 개발자 기준으로 걸 맞는 급여를 주겠다고 하면 쓸 수 있는 개발자는 많다. 다만 도급관계 등 기존 계약과 네트워크 기반으로 개발조직을 쓰다 보니 양질의 개발자를 수급하는 것이 힘들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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