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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차별‧조세회피’ 글로벌 IT기업에 속수무책, 최기영 "상호접속제도 완화도 방법 중 하나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IT공룡으로 불리는 글로벌 IT기업을 어떻게 국내 제도권 안으로 들어오게 할 수 있을까?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당면한 과제다.

글로벌 IT기업들은 국내에서 막대한 매출을 가져가면서도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는다는 탈세 의혹을 비롯해 네이버‧카카오‧스타트업 등 국내 콘텐츠제공사업자(CP)와 페이스북‧구글‧넷플릭스 등 해외 CP와의 역차별 문제,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와의 망 비용부담 회피 논란의 중심에 있다.

이와 관련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신용현 의원(바른미래당)은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기영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상호접속고시가 핫이슈다. 최근 페이스북과의 행정소송에서 방송통신위원회가 졌다”며 “국내‧외 CP 역차별 해소에 지장을 받게 됐고, ISP와의 망 비용부담 문제까지 번졌다”며 최기영 후보자에 의견을 물었다.

최 후보자는 “상호접속고시는 쉽지 않은 문제”라며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 있고, 외국 CP들이 너무 시장지배적이다. 최대한 국민 편익에 맞는 방향으로 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특히 최 후보자는 "역차별 문제도 있기 때문에 균형감을 잘 살려서 적절한 선에서 해소해야 할 듯 하다"며 "이런 문제가 생긴게 근본적으로 상호접속 문제이기 때문에 이를 완화하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방법 중 하나일 것"이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최근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페이스북이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패소하면서, 글로벌 IT기업을 국내기업과 동일하게 규제할 수 있는 법적 근거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과방위 또한 이 문제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 지난 달 30일 열린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게도 비슷한 질의가 여러 차례 나왔다. 당시 한 후보자는 ISP와 CP 간 망 이용대가 문제와 관련해 제도 개선이 필요하고, 역차별 해소 입장을 견지했다.

더불어민주당 안정상 수석전문위원도 재판부가 이용제한 범위를 지나치게 좁게 해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안 전문위원은 “이번 소송 과정에서 드러난 법률 미비점을 보완해 글로벌 CP에 대한 이용자 보호, 나아가 합리적인 망 이용료 지불의 근거를 마련하고, 국내 인터넷기업과 글로벌CP의 역차별 규제 해소를 위한 법‧제도 개선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지난 달 22일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박양준 부장판사)는 페이스북이 방통위를 상대로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페이스북 승소를 판결했다. 재판부는 페이스북 접속경로 변경행위 관련 이용자 불편을 인정하면서도, 이용 제한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결론을 냈다. 접속경로 변경행위에 따른 이용자 이익 침해 기준이 모호하다는 판단이다.

이와 함께 구글·유튜브·페이스북 등 글로벌 IT기업의 조세회피 논란도 계속됐다. 이들 기업은 국가별 매출은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구글의 경우, 광고 수익으로만 1년에 5조원에 가까운 매출을 국내에서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국정감사 때 과방위 여야 의원들은 국내 매출과 순이익 등에 대해 수차례 질문했지만 구글과 페이스북은 모르쇠로 일관한 바 있다.

이날 김종훈 의원(민중당)은 최 후보자에 국세청과 공정위 등과 협력체계를 구축해 글로벌 IT 기업들의 탈세 의혹 등을 철저하게 조사해달라고 주문했다.

김 의원은 “초국적 IT기업들은 교묘하게 국내법을 피해가고 있다”며 “한국오라클은 아일랜드를 조세회피처로 두고 있으며, 이윤을 빼돌리며 국내에 납부해야 하는 세금을 내지 않고 있다. 이들은 지적재산권 사용료를 명분으로 삼고 있는데 제도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 후보자는 “포괄적으로 봤을 때 관리 대상이다. 이들은 시장지배적인 힘이 있는 곳이라, 우리도 대응을 잘 해야 한다”며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 기재부가 해외와 협의해 규정 수정 노력을 하고 있는데, 함께 협력해 개선하겠다”고 전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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