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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선 LGU+ 신규서비스담당 “클라우드 게임 베팅, 3위 판도 바꾼다”

권하영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우리는 앞으로 클라우드 시대를 살 것이고, 클라우드는 네트워크와 가장 밀접하다. 엔비디아가 그 판을 읽었다. LG유플러스는 한국 3위 사업자지만 5G로 판도를 바꾸겠다고 했고, 엔비디아가 여기에 베팅했다.”(손민선 LG유플러스 신규서비스담당)

통신사 5G 경쟁이 클라우드 게임으로 옮겨붙고 있다. 포문을 연 것은 LG유플러스다. 지난달 27일 글로벌 그래픽업체 엔비디아의 ‘지포스나우’를 5G 모바일로 단독 출시한다고 알려왔다. 이어 SK텔레콤이 마이크로소프트(MS)의 ‘엑스클라우드’ 독점 출시를 예고한 4일, 유플러스는 지포스나우 시범 서비스에 돌입했다. 그야말로 시장 선점을 놓고 촌각을 다투는 모습이다.

어쨌든 LG유플러스는 5G 클라우드 게임 시장에서 ‘세계 최초’ 간판을 거는 데 성공했다. 이번 사업을 주도한 손민선 LG유플러스 신규서비스담당<사진>은 SK텔레콤과 MS의 협업 소식에 “두려우면서도 이 판 재밌어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클라우드 게임 주도권을 두고 자신감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클라우드 게임은 모바일·저사양PC에서 고사양 게임을 제약 없이 즐길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이용자 기기가 아닌 서버에서 컴퓨팅 처리를 해서 가능한 일이다. 클라우드 게임은 그간 수요가 많았으나 통신환경이 받쳐주질 못했다. 그래서 5G를 만난 클라우드 게임은 물 만난 고기다. 엔비디아, MS, 구글 등 글로벌 플랫폼 업체들도 속속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손민선 담당은 엔비디아와의 협업 이유에 대해 “빨리 상용화하고 싶었고, 가장 준비된 곳이 엔비디아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MS는 게임 콘텐츠가 많고, 구글은 유튜브라는 파괴적인 플랫폼을 가졌지만, 엔비디아는 기술 리더이자 통신사와의 제휴 전략을 가장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었다는 점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와의 협업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공격적으로 파트너십을 어필했다. 손민선 담당은 “지난 1월부터 엔비디아와 접촉했고, 비디오 컨퍼런스도 수차례 가졌다”면서 “엔비디아 서버를 구축할 때도 마지막까지 양사의 승인을 기다리며 촌각을 다투는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손 담당은 “급한 와중에 데이터센터를 미국에서 한국으로 들여오려고 공항에 갔더니 당시 체리가 풍년이어서 다 실어 담느라 자리가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우여곡절 끝에 서버가 한국에 들어왔을 땐 눈물이 날 정도였다”고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전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4일부터 지포스나우 시범 서비스를 실시했다. 연내 정식 서비스 출범을 준비 중이다. 손 담당은 “서비스 개시 이후 깜짝 놀랐다. 대기수요가 굉장히 많았다. 모바일로 클라우드 게임을 2시간 반 연속 이용한 플레이어도 있었는데 엔비디아에서 놀라워할 정도였다”고 밝혔다.

물론 시장 퍼스트 무버인 만큼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 LG유플러스는 현재 자사 5G 고객에게만 지포스나우를 서비스하고 있다. 무료체험도 5G 프리미엄 요금제 가입자 한정이다. 클라우드 게임을 통한 게임 생태계 발전보단 5G 마케팅으로만 활용한다는 비판도 적잖다.

이에 대해 손민선 담당은 “겸허히 받아들여야 할 지적”이라며 “게임 산업은 분명 생태계가 있고, 유플러스도 그 안에 녹아드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지금은 지포스나우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지만 향후 중소 게임사들과 인디 게임 콘텐츠를 많이 발굴해야 한다는 큐레이터로서의 사명감이 있다”고도 말했다.

완벽하지 않은 5G 품질과 그에 따른 데이터 과금 정책도 관건이다. 손 담당은 “데이터 요금제에 대한 저항감이 물론 있겠지만 현재 무제한 요금제라던지 또 추후 제로레이팅을 포함한 여러 상품이 제공될 수 있다”면서 “지원금이 아닌 차별화된 서비스로 고객에게 혜택을 주겠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가 게임 다음으로 준비 중인 5G 서비스는 ‘홈트레이닝’이다. 손민선 담당은 “단순 동작 알고리즘에 의한 지금의 개인 홈트레이닝에서 한 단계 나아가 개인과 개인 간 고화질 연결이 가능한 서비스를 곧 출시할 예정”이라며 “내가 무언가를 배우고 싶을 때 직접 찾아가는 게 아니라 내 공간에서 언제든 이용할 수 있는 일상 서비스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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