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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화웨이가 경쟁자라고?…“우리는 손잡은 사이”

최민지
삼성전자 세미컨덕터가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화웨이커넥트 2019' 전시관에 부스를 마련했다.(사진=최민지 기자)
삼성전자 세미컨덕터가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화웨이커넥트 2019' 전시관에 부스를 마련했다.(사진=최민지 기자)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기업 간 진짜 관계는 이면에 있다. 적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동지이며, 오늘의 적이 내일의 동지가 되는 시장이다. 대표적인 기업이 삼성전자와 화웨이다. 양사는 통신장비와 스마트폰 분야에서 대표적인 경쟁관계로 꼽히고 있지만, 사실 서로에게 중요한 파트너다.

멍샤오윈 한국화웨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8일(현지시간)부터 20일까지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연례 컨퍼런스 ‘화웨이커넥트 2019’에서 <디지털데일리>와 만나 삼성과의 관계를 ‘협력’으로 정의했다.

멍샤오윈 CEO는 “삼성과의 협력은 경쟁보다 크다”며 “반도체를 포함해 한국 5G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경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는 삼성전자를 뒤쫓고 있으며, 통신장비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화웨이를 추격한다. 하지만, 반도체 시장으로 들여다보면 화웨이는 삼성전자의 대형 거래원이며 협력관계에 놓여 있다. 메모리반도체가 들어가는 전 분야를 망라한다.

미국의 화웨이 때리기에 마이크로소프트, 웨스턴디지털 등 미국기업들이 화웨이커넥트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음에도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와 함께 예년과 동일하게 화웨이를 후원한 이유다.

삼성전자는 이번 화웨이커넥트 행사에 골드 후원사로 참여했으며 25㎡ 규모 전시부스를 조성했다. 삼성전자 세미컨덕터는 ‘30.72TB SAS(Serial Attached SCSI)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모델명 PM1643)’와 ‘NF1 비휘발성메모리익스프레스(NVMe) SSD(모델명 PM983)’ 등을 전시했다.

전시부스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삼성전자는 화웨이커넥트 행사에 참석했다. 미국 정부 제재에도 삼성전자와 화웨이 관계는 문제없다”며 “서버, 애플리케이션,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네트워크 등 메모리가 들어가는 곳이라면 화웨이와 거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화웨이는 현재도 삼성전자에게 중요하지만, 미래에 가장 큰 거래처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화웨이가 지난 4년간 삼성,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중소기업 등 한국으로부터 구매한 부품규모는 누적 25조원에 달한다. 지난해에만 12조원을 넘었다. 특히, 삼성전자 상반기 중국 매출 비중은 전체의 23.7%(17조8139억원)이다. 화웨이는 메모리 반도체 매출에서 5~10%를 차지하는 주요 고객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반도체를 판매하는 상위 5개 업체 중 하나다.

한편, 삼성전자와 화웨이는 협력을 강화할 전망이다. 송카이 화웨이 대외협력 및 커뮤니케이션 사장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미국 제재 상황이 한국을 포함해 유럽, 일본 등 생산능력을 갖춘 국가에게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국 기업 비중이 줄어든만큼 다른 곳과 거래를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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