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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아케이드, 언제까지 미운 오리여야 하나

이대호
 지난 5월 개최된 중국 광저우 ‘AAA 엑스포 2019’ 전시 현장. AAA 엑스포는 중국 정부가 주도하는 아케이드 기업(B2B) 전시 행사다. 아케이드 게임만 전시함에도 행사 규모가 국내 지스타를 훌쩍 넘어선다. 체감 상 지스타 5배 이상 규모다.
지난 5월 개최된 중국 광저우 ‘AAA 엑스포 2019’ 전시 현장. AAA 엑스포는 중국 정부가 주도하는 아케이드 기업(B2B) 전시 행사다. 아케이드 게임만 전시함에도 행사 규모가 국내 지스타를 훌쩍 넘어선다. 체감 상 지스타 5배 이상 규모다.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2030세대라면 적어도 한번쯤은 오락실을 방문한 적이 있을 것이다. 적어도 기자에겐 추억의 장소로 남아 있다. 그렇다보니 가끔씩 오락실을 방문하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런데 주변에 보이질 않는다. 이는 국내 아케이드 게임 산업이 몰락했다고 봐도 될 정도로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그 시작은 2006년 바다이야기 상품권 환전 사태부터였다. 그렇다면 게임이 문제였을까, 상품권 환전이 문제였을까. 당연히 상품권 환전이 말썽을 일으켰다. 그리고 게임을 도구로 이득을 취한 환전 업자들이 문제의 시발점이었다.

따지고 보면 아케이드 게임엔 죄가 없다. 그런데 지금 게임법은 아케이드 게임이 죄가 있는 양 이중 삼중 규제로 옭아매고 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정상적으로 사업을 하려는 업체까지 발목이 잡혔다.

아케이드 게임 업계는 불법 행위가 있다면 강하게 처벌을 해달라는 입장이다. 처벌이 약해 불법이 끊이지 않다는 얘기가 들린다. 대신 건전하게 사업을 하는 대다수 업체들이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게 겹겹이 쌓인 규제를 해소해달라는 게 한국어뮤즈먼트산업협회의 입장이다.

옆 나라 중국에서도 아케이드 게임을 악용한 환전이 문제가 된 바 있다. 국내보다 불법이 더욱 만연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한국과 다른 선택을 했다. 채찍과 당근을 조화롭게 활용했다. 불법 사업자에겐 강한 처벌을, 나머지 건전 사업자들은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그 결과 중국은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아케이드 게임 대국이 됐다. 국내 아케이드 게임 제작 업체들은 지금 중국의 하청업체가 돼 있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불과 10년이 조금 넘는 동안, 이렇게 산업이 역전됐다.

아케이드는 땀을 흘릴 수 있는 게임이다. 부모들이 우려하는 중독성도 모바일에 비해 훨씬 덜하다. 몇 판만 해도 몸이 힘들어 더 이상 게임을 할 수 없다. 지지부진한 가상현실(VR) 게임도 어트랙션(기구)과 케이스, 전자기판 등을 제작하는 장치산업인 아케이드가 살아나면 성장세로 돌아설 수 있다.

정부는 아케이드 게임을 언제까지 미운 오리로만 볼 것인가. 아케이드 게임 선진 시장인 일본은 물론 중국에도 성공 모델이 있다. 벤치마킹을 하면 된다. 의지만 가진다면 아케이드 게임도 백조가 될 수 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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