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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간 SAP이끈 빌 맥더멋 CEO, 회사 떠난다…후임에 제니퍼 모건

백지영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지난 9년 간 독일 소프트웨어(SW) 기업 SAP를 이끌었던 빌 맥더멋 최고경영자(CEO)가 사임했다. CEO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회사를 떠나기로 결정했다. 후임은 이사회 멤버인 제니퍼 모건 부회장과 크리스찬 클레인이 공동 CEO를 맡게 된다. 제니퍼 모건 부회장은 현재 클라우드 사업을 총괄하고 있으며, 크리스찬 클레인은 현재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고 있다. 올해 58세인 맥더멋 CEO는 올해 말까지 고문으로 남을 예정이다.

SAP는 10일(미국 현지시간) 공식 성명을 통해 “맥더멋이 지난 10년 간 CEO 역할을 수행하는 동안 SAP는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클라두드 컴퓨팅으로의 전환을 통해 드라마틱한 성장을 이뤘다”며 “맥더멋의 리더십 하에서 시장 가치와 매출, 이익, 직원 참여 및 환경 지속 가능성 등을 포함한 주요 지표가 2010년 이후 크게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지난 2002년 SAP에 합류한 맥더멋 CEO는 8년 후인 2010년 CEO 자리에 올랐다. 이전에는 제록스와 가트너에서 근무했으며, 현재 앤시스와 시큐어웍스, 언더아머의 이사회에서 활동 중이다.

맥더멋의 가장 큰 업적으로 평가받는 것은 클라우드에 중점을 두고 진행한 인수합병(M&A)이다. 가장 큰 건은 1년 전 고객경험관리(CX) 솔루션 업체인 퀄트릭스를 80억달러에 인수한 것이다.

이밖에도 비용관리솔루션업체인 컨커(83억달러), 인재관리솔루션업체 석세스팩터스(34억달러), 영업성과관리업체 캘리더스(24억달러) 등을 인수하며 자사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제품 영역을 확대했다. AWS, MS, 구글, 알리바바 등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자사 ERP솔루션을 구동할 수 있는 클라우드 모델도 그의 재임 기간 중 이뤄졌다.

하소 플래트너 SAP 이사회 의장은 “맥더멋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SAP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맥더멋의 이번 사임 발표는 지난달 오라클의 공동 CEO인 마크 허드가 건강 상의 이유로 휴직한지 한 달 만에 이뤄졌다. 마크 허드 역시 오라클에 합류한지 9년 만에 CEO 직에서 내려왔다. 양 사 모두 최근 클라우드 전환이라는 도전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맥더멋은 2015년 눈을 크게 다치면서 공개 석상에서도 선글라스를 쓰고 다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또, 그가 자신의 회고록에서 다룬 주제 중 하나는 암에 대한 경험이다. CEO에 오른 2010년 어머니를 잃었고, 몇 년 전 그의 아내 줄리는 유방암 판정을 받았다.

한편 이날 SAP는 3분기 실적을 미리 발표했는데, 발표 후 주가는 5% 늘었다. 회사에 따르면 주요 파트너와의 클라우드 계약이 성사됐는데, 이는 이 기간 확보한 클라우드 매출의 약 17%를 차지한다. 전체적으로 신규 클라우드 계약은 전년 동기 대비 38% 늘어났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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