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분석

3분기 반도체 불확실성 여전…삼성전자 ‘충격 완화’ SK하이닉스 ‘직격탄’

김도현

[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019년 3분기 실적발표를 마무리했다.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지난해 대비 실적 악화는 불가피했다. 미·중 무역분쟁 등 시장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다만 메모리 수요는 회복세다. 데이터센터 등 고객사 재고 소진 덕분이다.

31일 삼성전자는 2019년 3분기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반도체 부문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17조900억원, 3조500억원으로 집계했다. 매출액은 전기대비 9% 늘었지만, 전년동기대비 29% 줄었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10.29%, 전년동기대비 77.7% 감소했다.

지난 24일 SK하이닉스는 지난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K-IFRS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6조8388억원, 4726억원이다. 매출액은 전기대비 6% 상승, 전년동기대비 40% 줄었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26%, 전년동기대비 93% 축소됐다. 13분기 만에 최저다.

양사는 동반 하락했지만, 충격의 강도가 달랐다. 삼성전자는 이미지센서,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등 시스템반도체를 방패로 삼았다. SK하이닉스는 직격탄을 그대로 맞았다.

삼성전자는 D램과 낸드플래시 출하량이 확대됐다. 메모리 가격 하락세는 이어졌지만, 수요 회복은 반갑다. 계절적 성수기와 고객사 재고확보가 맞물렸다. 서버향 물량이 늘어난 덕분이다.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전세원 부사장은 “무역분쟁과 D램 수급 우려에 따른 재고확보가 이뤄졌다. 이는 4분기도 이어질 것”이라며 “D램 재고는 내년 상반기 정상화한다. 낸드 재고는 3분기 정상화, 4분기 시장 가격이 반등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시스템반도체 분야도 긍정적이다. 주요 제조사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시로 이미지센서 공급이 확대됐다. 수익 증대를 위해 내년 1분기부터 CIS(CMOS 이미지센서) 생산능력(CAPA, 캐파)이 확대한다. 반도체 생산라인 최적화 작업이 동반된다. 이는 D램 재고 정상화에 기여할 수 있다.

파운드리는 극자외선(EUV) 공정 도입에 따른 효과를 누렸다.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5세대(5G) 이동통신 관련 칩 수요가 늘었다.

SK하이닉스는 “D램 재고는 3분기 기준 5주 정도로 내려와 있다. 4분기도 비슷할 전망이다. 내년 정상 수준으로 개선될 것”이라면서 “낸드 재고는 3분기 기준 6주 후반까지 감소한 상태로 연말 정상 수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탈출구가 없었다. 메모리 의존도가 높은 탓이다. D램은 평균판매가격(ASP)는 전기대비 16% 하락했다. 다만 비트그로스(비트 단위 메모리반도체 생산량 증가율)는 23% 올랐다. 낸드는 ASP 4% 상승했다.

메모리 캐파를 줄인다. 시장 불확실성에 따른 대비다. 내년 투자금액도 올해 대비 상당 수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대신 SK하이닉스는 성장세에 있는 CIS 사업 경쟁력을 강화한다. 경기 이천 M10 공장의 D램 캐파 일부를 CIS 양산용으로 전환 중이다.

양사는 기술 개발을 통해 수익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에 이어 SK하이닉스까지 3세대 10나노급(1z) 공정 개발을 완료했다. 2세대 10나노급(1y) 다음 버전 격이다. 차세대 모바일 D램,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고부가가치 제품에 적용할 수 있다.

아울러 EUV 기술을 D램 양산에도 도입할 예정이다. EUV는 기존 불화아르곤(ArF) 대비 파장 길이가 14분의 1에 불과하다. 미세 회로를 그리는 데 적합하다. EUV 공정은 파운드리에서만 사용해왔다. 삼성전자는 진행 중, SK하이닉스는 아직이다.

삼성전자는 “EUV는 경제성 확보되는 시점에 1z 공정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2021년 초 D램 1A급 개발 목표로 하고 있다. EUV 공정을 적용한다”고 언급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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