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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5G 시대’ 선언, 화웨이 지배력 확대…삼성전자는?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중국이 지난 1일 5G 상용화를 선언했다. 정부 주도 통신정책, 통신3사 대규모 투자가 예고된 만큼 글로벌 통신장비시장도 꿈틀거린다. 가장 큰 수혜자는 화웨이다. 중국이 본격 5G 시장에 진입한 만큼, 화웨이 시장점유율도 커지게 된다. 이 경우, 글로벌 5G 통신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 삼성전자 입지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반도체와 5G 스마트폰 사업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삼성전자에게도 중국 5G 시장은 기회다.

3일 유안타증권 최남곤 연구원은 ‘달리는 중국 5G에 올라타라’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통신장비시장에서 중국은 전세계 통신장비 수요의 30%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통신사는 화웨이를 중심으로 빠르게 5G를 구축하고 있다. 화웨이는 5G 통신장비와 관련해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으며, 한국 LG유플러스를 비롯해 각국에 상용 레퍼런스도 보유하고 있다. 한국 통신3사가 국내기업인 삼성전자 통신장비 중심으로 5G를 구축한 것처럼, 중국 통신장비기업인 화웨이가 자국에서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기 유리한 상황이다.

송카이 화웨이 대외협력 및 커뮤니케이션 사장은 지난 9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최근 차이나모바일 코어네트워크 입찰 상황을 예로 들면, 화웨이가 50%를 차지한다”며 “나머지 40%는 에릭슨, 노키아, 10%는 중국 중소기업들이 차지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중국 통신3사가 발표한 올해 5G 투자계획을 보면, 차이나모바일 240억위안 차이나유니콤 80억위안 차이나텔레콤 90억위안, 총 410억위안으로 올해 설비투자비(CAPEX) 목표의 약 13.6%가 5G 구축에 투입된다. 올해부터 20201년 중국 통신3사 CAPEX 규모는 1조400위안(한화 약 172조원) 규모로 예상되며, 2020년부터 2030년까지 계획된 투자 규모는 300조원에 달한다.

중국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5G 투자를 집행할 예정이다. 중국 통신3사는 연말까지 10개 주요도시와 40개 지방도시에서 13만국, 내년말까지 340개 도시 커버리지의 68만국 기지국을 건설할 계획이다.

중국 5G 굴기 중심에는 화웨이가 있다. 현재 화웨이는 5G에 40억달러(한화 약 4조7540억원)을 투자하고, 유럽을 중심으로 5G 상용계약 수 또한 넓히고 있다. 화웨이는 연말까지 약 60만대 이상, 내년까지 총 150만대 이상 기지국을 공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전세계 통신장비 수요의 30%를 차지하는 중국시장의 절반을 가져가게 되는 셈이다.

최 연구원은 “중국통신장비 시장에서 화웨이 점유율은 50% 수준이며, ZTE 20~30%, 노키아와 에릭슨이 각각 10~15%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며 “중국 5G 투자의 가장 큰 수혜는 화웨이와 관련 공급체인에 속한 기업들이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10월 현재까지 화웨이 5G 계약건수는 65건으로, 삼성전자 7건과 격차를 보이고 있다. 독일, 영국은 미국 행정부 화웨이 보이콧에서 이탈하는 의사결정을 단행했고 북미통신사도 네트워크 기술사용 관련 초기단계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며 “미중 무역분쟁이 해결국면으로 접어들면, 5G 시장에서 화웨이 지배력 확대는 더욱 빠른 속도로 전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까지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점유율 37%로 1위를 차지했다. 화웨이는 28%로 뒤를 이었다. 삼성전자는 한국뿐 아니라 일본과 미국에 5G 장비를 수출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다만, 화웨이가 약 9배 많은 5G 상용계약 체결 수를 기록하고 중국시장에서 내년부터 5G 투자를 본격화하는 만큼 1위 자리를 고수하기 힘들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렇지만, 양사 관계를 살펴보면 삼성전자 입장에서 화웨이 지배력 확대는 또 다른 기회다. 화웨이는 연간 약 12조원 상당의 한국기업 제품을 구매하고 있다. 대부분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에 집중돼 있다. 특히, 삼성전자 상반기 중국 매출 비중은 전체의 23.7%(17조8139억원)다. 화웨이는 메모리 반도체 매출에서 5~10%를 차지하는 주요 고객이며, 삼성전자가 반도체를 판매하는 상위 5개 업체 중 하나다. 서버, 애플리케이션,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네트워크 등 메모리가 들어가는 곳이라면 화웨이와 거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따라 삼성전자와 화웨이 관계는 더욱 중요해진다. 송카이 사장은 “미국 제재 상황이 한국을 포함해 유럽, 일본 등 생산능력을 갖춘 국가에게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미국 기업 비중이 줄어들면, 한국을 포함한 다른 기업과 거래를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는 풀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5G 스마트폰 제조사인 만큼 중국에 5G 단말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2025년 중국 5G 이용자 수는 4억4000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1일 중국 상하이 난징둥루에 800㎡에 달하는 초대형 플래그십 매장을 열었다. 애플 아이폰 5G 출시 전인만큼, 5G 프리미엄 시장을 주력해 0%대로 떨어진 중국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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