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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철폐 약속한 한상혁 방통위원장, 중소CP·OTT 도마 위

권하영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낡은 규제를 과감히 잘라내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최근 국내 중소 콘텐츠사업자(CP)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업자 등이 호소하는 글로벌 사업자와의 역차별 및 규제 현황을 살피고 관련 제도를 손보겠다는 뜻도 전했다.

한상혁 위원장은 6일 정부과천종합청사에서 진행한 기자단 오찬에서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면서 방송과 통신의 영역이 허물어지고 있고, 기존 규제들은 실효성을 상실해 기업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면서 “공론화 과정을 거쳐 새로운 규제 틀을 고민할 때가 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 위원장은 “국내 인터넷사업자(ISP) 역차별과 관련해 방통위가 정책당국으로서 가이드라인을 조속하게 마무리하겠다”면서 “중소CP에 대한 과도하거나 불필요한 규제가 버젓이 제도로 남아 있는 부분을 모조리 찾아내 시대에 맞지 않은 규제는 과감히 철폐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방통위는 ISP에 내는 망 이용 대가가 구글 등 글로벌 CP보다 과중하다는 국내 중소CP들의 문제 제기에 따라, 이러한 망 이용료 차별을 개선할 가이드라인을 준비 중이다. 한 위원장은 이에 대해 “국민 여론을 조성하면 글로벌 CP도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새로운 미디어 시장으로 부상한 OTT는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와 방통위가 구성한 정책협의회의 다음 안건으로 지목됐다. 한 위원장은 “OTT 규제에 대해 국회 법안 발의가 이뤄지고 있는데 방통위도 과기정통부와 함께 제도의 틀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방통위는 지난 5일 과기정통부와 차관급 정책협의회를 구성하고 지속 운영하겠다는 뜻을 발표한 바 있다. 한 위원장은 “최근 협의회를 통해 유료방송 합산규제 폐지와 관련 원만한 합의를 이끌었다”면서 “앞으로 협의회를 정례화해 함께 해나가는 모델을 만들겠다”고 언급했다.

이 밖에도 한 위원장은 이른바 가짜뉴스 유통 해결책으로 팩트체크 전문기관 활성화와 정부 차원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꼽았다. 한 위원장은 “허위조작정보의 문제점과 역기능에 대해 방통위가 관여하지 않는 전문가 회의가 운영 중이며 논의 결과가 나오는 대로 방안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한상혁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Q. 허위조작정보 유통 관련 종합대책은 언제 발표할 건지

A. 종합대책을 마련해 발표할 문제는 아니다. 예를 들어 언론 오보에 대해 사후규제책은 이미 마련돼 있다. 다만 피해 당사자들이 제도를 잘 활용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도움 드릴 방안을 마련할 것이다. 또 민간의 팩트체크 기관들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가겠다. 이런 사업들이 하나하나씩 추진되면서 서서히 우리 사회에 스며들어가는 게 중요하다.

Q. MBN 편법 의혹에 대해 내부 감사 진행하고 있나

A. 현재 내부 관련자들의 징계 문제에 대해선 아직 조사하고 있는 상황이 아니다. 현재 MBN에 자료를 일부 받았고, 부족한 부분에 대해 보완을 요구했다. 방통위 내부 문제가 있었다는 판단이 들면 국민에게 사과드리고 조치하겠다. 사업자에 대한 불이익 처분은 엄격한 심사와 법적 기준을 적용해 막아야 한다. 철저히 조사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 조치하겠다.

Q. 방송통신 융합 관련 중장기 대책의 목표나 방향성은

A. 예를 들어 불가능할 것 같던 통신사업자 SK텔레콤과 지상파 3사가 OTT 웨이브를 출범하고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 이런 게 하나의 구체적 모델이 될 수 있다. 또 독일의 경우 명확한 기준을 가지고 수평적 규제가 이뤄진다. 방통위 역시 사업자 간 이해가 충돌되는 부분을 거시적으로 살펴보려고 한다. 그냥 몇 명 전문가가 모이는 게 아니라 국민 의견을 광범위하게 구해야 한다. 당장 제 임기가 내년 7월인데 그때까지 끝낼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앞으로 이런 방식으로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 제시 정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Q. 지상파방송 중간광고 도입 연내 필요하다고 하던데.

A. 중간광고 역시 산업 변화와 발전에 제도가 못 따라가는 부분이다. 동일 서비스 동일 규제가 이뤄지지 못하는 측면이 있고, 차등 규제를 해소해야 한다는 것은 방통위의 일관된 방향이다. 중간광고도 시기를 못 박을 순 없지만 같은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다.

Q. 최근 방통위가 국악방송과 아리랑방송을 예산 지원한 것이 문제가 됐다.

A. 국악방송과 아리랑방송을 지원하는 건 어느 부처이냐를 떠나서 마땅하다. 다만 방통위가 우선적으로 해야 할 게 어려움이 많은 지역방송들이다. 더 많은 재원 지원을 해야하는데 못하고 있다면 그 부분은 수정해야 한다. 가급적 정책 현안은 지역방송 활성화와 지원 규모 확대를 우선적으로 하고 그 다음에 문화체육관광부 소관인 국악방송, 아리랑방송을 지원하는 게 맞다. 국민들 입장에선 어느 부처에서 지원하느냐가 중요한 문제는 아니지만 지역방송에 대한 예산 확보 노력을 우선하겠다.

Q. 팩트체크 관련해 추후 방통위 차원에서 공식 기관을 설립할 생각은

A. 팩트체크 기관이 출발 단계이고 역할이 미미하다. 신뢰성 여부는 독립된 연구기관에서 수행하고 있으니 그 결과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부분은 아니다. 방통위가 직접 내부기관으로 팩트체크 센터를 운영한다는 건 오해의 소지가 있어 적절치 않다. 민간에서 진행된다면 저희는 재원 지원을 해 그 기관들이 내실화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

Q.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심사 보고서는 언제 낼 생각인지

A.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그 결과를 가지고 합병 시에는 35일 안에 사전동의해야 한다. 정해진 기간 맞춰 준비하겠다. 내부적으로 심사위원 9인 구성은 아직 계획만 하고 있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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