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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TV로 재미 본 통신사들, 미디어 영토확장 ‘탄력’

권하영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통신3사의 올해 3분기 실적발표가 마무리됐다. 이번 실적에서 주목할 것은 인터넷TV(IPTV)를 앞세운 미디어 부문이다. 기존 주력 사업인 이동통신 부문이 5G 투자 지출로 주춤한 사이, 올해 들어 연속 성장세를 기록하며 실적을 견인하고 있어서다.

통신3사가 발표한 올해 3분기 실적에 따르면 3사 무선 매출은 전년대비 줄거나 소폭 오르는 데 그쳤다. 5G 투자·마케팅 비용 확대 탓이다. SK텔레콤은 이동통신(MNO) 부문 매출이 0.1% 증가했고 KT는 무선 매출 0.2% 감소를 기록했다. LG유플러스 무선 매출은 1.7% 올랐다.

반면 미디어 부문에선 대체로 두 자릿수 성장을 이었다. SK텔레콤 자회사 SK브로드밴드는 3분기 IPTV 사업에서 1년 전보다 14% 증가한 3337억원 매출을 냈다. IPTV 가입자는 3분기 10만9000명 순증해 누적 가입자는 508만명으로 늘었다. 전년대비로도 42만1000명 증가했다.

IPTV업계 1위 사업자인 KT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3% 오른 5487억원 매출을 올렸다. 가입자는 3분기에만 12만명이 순증하면서 전체 누적 가입자 수 822만9000명을 달성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45만4000명이 늘어 후발주자에 뒤지지 않은 성장세를 보였다.

LG유플러스는 2584억원 매출을 IPTV 사업으로 올렸다. 전년대비 5.8% 상승했으나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거듭해온 점을 고려하면 성장세가 주춤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가입자 규모는 435만8000명으로, 전년대비 45만명이 늘어 두 자릿수 증가가 계속되고 있다.

통신사 중심의 미디어 시장이 재편되는 가운데 또 다른 축인 케이블TV의 부진은 계속되고 있다. 업계 1위 CJ헬로의 케이블TV 가입자는 눈에 띄게 빠져나갔다. 전분기보다 1만8326명 줄고 1년 전보다 3만5632명 감소한 418만4896명을 기록했다.

미디어 사업 성장이 계속될수록 그러나 통신3사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국내외 미디어 시장의 격변 때문이다. 유료방송 인수합병(M&A)으로 인한 시장 재편과 넷플릭스·유튜브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등장으로 미디어 플랫폼 경쟁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케이블TV 인수로 양적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특히 LG유플러스가 CJ헬로 인수에 성공하면 가입자 규모는 단숨에 800만을 넘어 KT를 턱밑까지 추격하는 양상이 된다. SK브로드밴드 역시 티브로드와 합병 시 가입자 780만명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지난 6일 공정거래위원회가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간 합병추진에 대해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리면서 두 회사는 향후 유료방송 시장 주도권을 쥐게 됐다. 규모의 경제 실현으로 인한 유무선 사업간 시너지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합산규제에 가로막힌 KT는 대신 인공지능(AI) 등 서비스 고도화와 콘텐츠 수급 확대로 본연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지상파 3사와 손잡고 ‘웨이브’를 출범한 SK브로드밴드의 사례와 같이 OTT 시장에 직접 진출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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