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업체 전략 변화→전기차 성장…분주한 배터리 업계
[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성장세다. 이산화탄소(CO2) 배출이 국제적 이슈로 떠오른 덕분이다. 완성차 및 배터리 업계는 전기차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이는 가격 하락으로 이어져, 전기차 사용자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5일 세미나허브는 ‘2020년 미래차 및 전략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전기차 시장 동향, 배터리 업체 전망 등을 다뤘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각국 정부의 친환경 정책 기조로 완성차 업체들의 전략이 바뀌고 있다”며 “전기차 공급과 수요가 만나 시장이 본격 개화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연달아 친환경차 플랫폼 투자계획을 공개했다. 폭스바겐은 오는 2025년까지 순수 전기차(EV) 15종 모델을 개발한다. 2020년 첫 전기차 모델이 양산될 예정이다. 재규어는 내년부터 모든 차종에 전기차 모델을 추가할 방침이다. GM은 2021년까지 산하 여러 브랜드에 적용 가능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개발한다.
그동안 전기차는 높은 가격, 인프라 부족 등의 이유로 소비자 선택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완성차 업체들의 투자로 관련 문제들이 해결되는 추세다. 보조금 지원도 한몫했다.
장정훈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전기차 시장 성장으로 배터리 업체들이 분주하다”면서 “각사 별로 생산능력(CAPA, 캐파)를 늘리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중국 CATL, BYD 등과 국내 배터리 3사의 캐파는 급증하고 있다. CATL은 지난해 20기가와트시(GWh)에서 내년 65GWh로 늘어날 전망이다.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도 마찬가지다. 특히 LG화학은 지난해 35GWh 수준에서 내년 108GWh로, 3배 가까이 증가할 예정이다. 최근 이들 업체는 중국과 동유럽 등에 생산기지를 마련, 캐파 증설 경쟁에 돌입했다.
다만 전기차 시장이 성장세를 이어가려면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보조금 지원 중단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부분 국가에서 2020년 이후, 보조금 규모를 크게 줄일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도 2021년 보조금 정책을 폐지한다.
이상택 전자부품연구원 자동차전장연구센터장은 “전기차 산업 전망은 밝지만, 여전히 보조금 의존도가 높다”면서 “보조금 없이 시장이 활성화될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오는 2025년 배터리 시장이 메모리 시장을 넘어선다고 내다봤다. 전기차 시장이 급증하는 데 따른 분석이다. 올해 배터리 시장 규모는 530억달러(약 64조3360억원)다. 연평균 23%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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