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사이버 전쟁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미 미국 정부기관 웹사이트가 이란 해커라고 밝힌 공격자에게 디페이스(화면 위·변조) 해킹을 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 3일(현지 시각) 미국 정부가 이란 군부 핵심실세였던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드론으로 암살한 후 미국과 이란 간 전운이 고조되는 가운데 나타난 일이다.
드론 공습 후 4일(현지 시각)부터 미국의 공공, 기업을 대상으로 한 이란 해커들의 디페이스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 아직은 큰 피해라기보다는 전초전의 성격이다.
미 연방자료보관라이브러리프로그램(FDLP) 홈페이지는 이란 정부를 옹호하는 내용의 문구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피를 흘리는 사진으로 디페이스됐다. 이를 두고 사이버 전쟁 발발의 신호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미국 정부도 이란발 사이버 공격에 대해 ‘국가 테러리즘 경보 시스템(NTAS)’을 발령해 대비에 나섰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이란의 사이버전은 과거에도 있었다. 미국이 이란 핵연료 시설에 사이버 공격을 가했고 이란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미 은행 컴퓨터 시스템을 공격했다”며 “직접적인 피해를 준다고 보기 어려운 디페이스는 전초전이다. 앞으로 공격 대상을 특정하기 어려운 사이버전의 특성을 이용해 치열한 공격과 방어가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또한 두 나라의 사이버전 여파가 글로벌로 번질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미국의 동맹국인 데다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앞둔 상태이기에 안전지대라고 볼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에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보안업계는 미국과 이란의 사이버전을 주시하며 대응 체계를 점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