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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2020] 마이크로LED TV 삼성 독주…업계, 격차 축소 ‘동분서주’

윤상호
CES2020에서 관람객이 삼성전자 2020년형 마이크로 LED ‘더 월’을 살피고 있다.
CES2020에서 관람객이 삼성전자 2020년형 마이크로 LED ‘더 월’을 살피고 있다.
- OLED 달리 자체 기술력 확보 치열…소니·콘카, 극장용·상업용 상용화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마이크로발광다이오드(LED)TV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LED 자체를 발광원으로 쓰는 TV다. 사이니지(Signage, 광고판)와 원리가 같다. LED 크기만 다르다. 2012년 소니가 문을 열었다. 2018년 삼성전자가 상용화에 나섰다. ‘CES2020’에서 삼성전자 외 업체가 마이크로LED TV 또는 마이크로LED로 진입하기 위한 LED 디스플레이 상용화를 선언했다. 차세대 디스플레이 경쟁이 가속화할 전망이다.

8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 중인 CES2020에서 마이크로LED TV에 관한 관심이 뜨겁다. 삼성전자는 지난 5일(현지시각) ‘삼성 퍼스트룩’에서 가정용(B2C) 마이크로LED TV를 공개했다. 올 하반기 시판한다. ▲75인치 ▲88인치 ▲93인치 ▲110인치 ▲150인치를 내놓는다. 가격은 미정이다.

마이크로LED는 가로세로 100마이크로미터 이하 LED를 지칭한다. LED는 반도체처럼 실리콘으로 만든다. 발광효율과 휘도가 높다. 자체 발광하기 때문에 명암비가 뛰어나다. 백라이트가 없어 액정표시장치(LCD)에 비해 디자인이 자유롭다. 무기소재라 유기소재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올레드)처럼 처럼 열화현상(burn-in, 번인) 우려가 없다. 단점은 LED를 하나하나 배열을 해야 한다는 점. 제조공정이 까다롭다. 크기가 작을수록 더하다. 가격 상승 요인이다. 삼성전자가 2018년과 2019년 상업용으로 내놓은 ▲더 월 ▲더월 프로페셔널 ▲더 월 럭셔리는 대당 수억원을 호가했다.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장 김현석 대표는 “마이크로LED TV 합리적 가격은 시간문제”라며 “프리미엄 신제품은 그 범주 제품가의 50%선이 적정하다. 올해 선보인 개인용(B2C) 마이크로LED TV 가격도 그 정도로 간다. 대당 억원대를 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기준 가장 비싼 올레드TV는 작년 선보인 LG시그니처 올레드8K(모델명 OLED88Z9K)다. 출고가는 5000만원이다. 마이크로LED TV가 격차를 대폭 줄였다. 삼성전자가 대량 생산에 적합한 공법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 올해 시무식에서 관련 기술을 개발한 직원을 ‘삼성 명장’에 임명하기도 했다.
CES2020에서 콘카가 마이크로LED 스마트월을 소개했다.
CES2020에서 콘카가 마이크로LED 스마트월을 소개했다.

삼성전자는 2018년까지 13년 연속 TV 1위다. 2019년도 1위가 유력하다. 삼성전자가 마이크로LED TV를 선점하면 1위 유지 기간은 더욱 길어질 전망이다. CES2020을 통해 경쟁사가 반격에 나선 이유다. 작년 올레드 패널 수급 불안으로 올레드TV가 성장이 주춤했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올레드에만 맡기기엔 불안이 커졌다.

LG전자는 145인치 마이크로LED 사이니지를 공개했다. 소니는 크리스탈 LED 극장 시스템을 공개했다. 크리스탈LED는 소니의 LED 디스플레이 브랜드다. 중국 콘카는 236인치 아파에아(APHAEA) 스마트월을 전시했다. 5세대(5G) 이동통신과 결합했다. 삼성전자와 비슷한 과정이다. 삼성전자도 마이크로LED TV를 내놓기 전 사이니지와 극장을 거쳤다. 롯데시네마 ‘슈퍼S’관 등이 삼성전자 시네마LED스크린 ‘오닉스’를 채용했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한종희 사장은 “반도체 미세공정이 단계적 발전을 밟듯 LED 스크린도 마찬가지다. B2C 마이크로LED TV로 오기 위해서 밟는 과정”이라며 “마이크로LED 기술은 오늘도 발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CES2020에서 소니가 크리스탈 LED 극장 시스템을 공개했다.
CES2020에서 소니가 크리스탈 LED 극장 시스템을 공개했다.

CES2020에 참가한 마이크로LED 소재 장비 기업 엘씨스퀘어도 같은 분석을 내놨다. 엘씨스퀘어 이효종 대표는 “마이크로LED는 공정이 복잡하다 공정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가 경쟁력”이라며 “한국 중국 일본 약 10개 업체와 공급을 논의 중”이라고 했다. 이 업체는 인터포저와 대량 전사에 강점이 있다. 마이크로LED를 분리하고 디스플레이에 배열하는 공정이다. 가장 까다롭다고 꼽히는 분야다.

한편 마이크로LED의 부상은 OLED는 악재다. TV용 OLED 패널 공급사는 LG디스플레이뿐이다. 자칫 2000년대 LCD와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 경쟁 전철을 밟을 수 있다. 2000년대 브라운관TV 대체재로 LCD와 PDP가 주도권을 다퉜다. PDP는 초반 상용화와 기술적 우위를 점했다. 하지만 LCD는 급격히 세를 불려 기술 발전 속도에서 PDP를 앞질렀다. 공급이 늘자 가격경쟁력도 강화했다. PDP TV는 2010년대 중반 단종했다. PDP 패널과 TV 맹주로 삼성전자 소니와 TV 점유율 1위를 다퉜던 파나소닉은 CES2020에서 TV 신제품을 전시하지 않았다.

<라스베이거스(미국)=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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