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소부장 유망기업탐방] 유니테스트, 반도체 검사장비 국산화 이끈다

김도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는 세계 반도체·디스플레이를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만들기 위한 소재·부품·장비(소부장)는 해외의존도가 높다. 지난 10여년 줄곧 지적했던 문제다. 일본 수출규제는 한국 기업의 약점을 부각했다. <디지털데일리>는 소부장 육성을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지, 우리 기업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등 유망기업을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반도체 공정은 크게 8단계로 구성된다. 이는 전공정과 후공정으로 나뉜다. 전공정은 산화 공정, 식각 공정, 이온주입 등 핵심작업들이 포함된다. 후공정에서는 패키징, 테스트 등 후속 및 마무리 작업이 이뤄진다. 테스트 종류는 웨이퍼 테스트, 번인(Burn-in) 테스트, 최종(Final) 테스트 등이 있다.

테스트 과정에서 검사장비가 필요한데, 일본 어드반테스트와 미국 테러다인이 주요 공급사다. 양사는 각각 40%의 시장점유율을 차지, 합치면 80% 정도다. 사실상 두 회사가 검사장비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검사장비는 메인인 테스터와 보조 역할인 핸들러로 구분된다. 테스터는 반도체 검사를 실시, 등급을 판정한다. 핸들러는 등급별 분류, 검사에 적절한 온도 및 환경 조성 등을 수행한다. 테스터는 고도의 기술력을 요구, 국내 업체들은 약세를 보이는 분야다.

국내에서는 유니테스트, 디아이, 엑시콘, 네오셈 등이 테스터를 생산한다. 이 가운데 유니테스트는 어드반테스트, 테러다인 등을 위협할 정도로 성장했다. 유니테스트는 시장점유율을 10%까지 끌어올렸다. 최근 경기도 용인 본사에서 만난 유니테스트 관계자는 “검사장비 시장은 일본과 미국이 과점해온 분야다. 유니테스트는 국산화에 성공,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 고객사는 SK하이닉스(매출 비중 55%)와 대만 난야테크놀로지(15~20%)다. SK하이닉스의 테스트 외주를 맡고 있는 하이셈에도 장비를 납품한다. 지난해에는 북미 대형 메모리 업체와 처음으로 계약을 맺었다. 장비 검증 차원에서 이뤄진 거래다. 해당 업체가 유니테스트를 메인 장비사로 선정할 경우, 매출이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3대 메모리 업체 중 한 곳도 인증 절차를 진행 중이다. 성사 가능성은 높은 편이다.
유니테스트는 번인 테스트, 컴포넌트 테스트, 모듈 테스트 등의 장비를 양산하고 있다. 번인 테스터는 열적 조건을 조성, 칩의 정상 작동 여부를 검사한다. 컴포넌트와 모듈의 경우 최종 테스트 단계로, 납품 전 전기적 동작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유니테스트의 장비는 전량 메모리반도체 테스트를 위한 제품이다. 메모리 중에서도 D램 분야가 주력이다. 낸드플래시 검사장비는 개발이 완료됐고,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테스터는 공급 중이다. 향후 시스템반도체 테스터도 양산할 계획이다.

유니테스트 관계자는 “번인 테스터 기술은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번인 테스트는 9~10시간이 소요, 가장 오래 걸린다”며 “번인과 기능 검사가 동시에 진행되는 장비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시간과 비용 단축에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검사장비 가격은 칩 종류마다 다르지만, 5~15억원 수준이다. 웨이퍼 테스트와 컴포넌트 테스트 장비가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대를 형성한다. 유니테스트는 웨이퍼 테스터 공급도 준비하고 있다. 해당 장비는 전공정이 끝난 웨이퍼를 자르기 전, 기능 점검하는 제품이다. 기존에 SK하이닉스는 어드반테스트와 테러다인 장비를 활용해왔다. 새로운 계약을 앞두고 유니테스트는 두 업체와 경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품 라인업과 고객사를 늘리고 있는 유니테스트에 반도체 세대교체는 호재다. 메모리 공정 및 규격이 달라지면, 검사장비 교체 수요가 발생하는 덕분이다. 글로벌 메모리 업체들은 10나노 3세대(1z) 공정까지 개발이 완료된 상태다. 최근에는 10나노 2세대(1y) 라인을 추가하고 있다. 메모리 규격이 DDR(Double Data Rate)4에서 DDR5로 넘어가는 것도 긍정 요소다. 이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일부 고객사에 DDR5 샘플 출하를 진행 중이다.

유니테스트 관계자는 “2019년에 SK하이닉스 등의 투자가 지연되면서, 매출에 영향을 미쳤다”면서도 “2020년에 메모리 업황이 반등하면, 검사장비 출하량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니테스트는 반도체 검사장비 외에도 태양광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태양광 시장은 연평균 15% 이상 성장률을 보일 정도로 유망한 업종이다. 유니테스트는 자체 기술을 통해 직류전기를 교류전기를 변환하는 인버터를 출시했다. 태양광 발전소 시공 등 토탈 솔루션도 제공하고 있다.

한편 지난 2000년 설립된 유니테스트는 올해로 20주년을 맞이했다. 지난해 반도체 검사장비를 1000호기 납품을 달성했다. 유니테스트는 오는 2025년까지 연 매출 1조원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선포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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