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정부가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원인을 배터리로 지목했다. 업체는 반발했다. ‘발화지점’은 배터리지만 ‘점화원’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업체 반발은 예상했던 바다. 법적 책임을 져야하기 때문이다. LG화학과 삼성SDI는 2019년 4분기 5000억원 가량 관련 손실을 봤다. 손해배상 등 일이 커질 경우 손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6일 ESS 화재사고 조사단은 작년 8월 이후 발생한 ESS 화재사고 5건 원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2019년 8월부터 10월까지 화재 5건이다. ▲충남 예산(8월30일) ▲강원 평창(9월24일) ▲경북 군위(9월29일) ▲경남 하동(10월21일) ▲경남 김해(10월27일)에서 일어났다. LG화학 배터리는 3곳에 들어갔다. ▲충남 예산 ▲경북 군위 ▲경남 하동이다. 삼성SDI 배터리는 2곳에 채용했다. ▲강원 평창 ▲경남 김해다.
조사단은 “▲충남 예산 ▲강원 평창 ▲경북 군위 ▲경남 김해는 유사 또는 동일사업장에서 발화지점과 유사한 방전 후 저전압, 큰 전압편차를 보인 배터리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배터리 이상을 화재원인으로 추정했다”라며 “경남 하동은 노출된 가압 충전부에 외부 이물이 접촉해 화재가 발생된 것으로 추정했다”라고 밝혔다. 배터리가 원인으로 꼽힌 곳 배터리 제조사는 LG화학 2곳 삼성SDI 2곳이다.
LG화학은 “배터리가 ESS 화재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반박했다. 자체 실증시험에서 화재를 재연하지 못한 점과 조사단 발견 내용은 화재 직접적 원인이 아니라는 점을 근거로 삼았다.
LG화학은 “배터리 용융흔적을 근거로 배터리 내부 발화라고 단정할 수 없다”라며 “LG화학 분리막은 안전성 강화 분리막(SRS)을 정용해 강한 입자도 분리막을 관통할 수 없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충남 예산은 화재 전 점진적 절연 감소가 확인됐다. 외부환경 영향 화재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라며 “경북 군위는 지락차단장치 동작이 없어 외부 가능성이 낮다고 했지만 지락이 발생했더라도 전압 불균형이 발생치 않아 지락 검출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라고 평가했다.
삼성SDI는 “조사단 결과와 자체 분석에 큰 차이가 있다”라며 “배터리는 ESS 화재와 인과관계가 없다”라고 말했다.
삼성SDI는 3가지를 지적했다. 우선 조사단이 발표한 배터리는 ‘화재 현장이 아닌 다른 현장 배터리’라는 점이다. 삼성SDI는 “조사단은 평창 및 김해 설치 유사 제조 배터리를 오청해 인천 영흥, 경남 합천에 설치한 제품을 전달했다”라며 “조사단 조사 결과가 맞다면 동일한 배터리를 적용한 유사 사이트에서도 화재가 발생했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또 ‘큰 전압편차는 배터리 화재 발생 조건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원 평창 배터리 보호장치는 정상 동작했다’고 했다. 삼성SDI는 “조사단이 주장하는 큰 전압편차는 충전율이 낮은 상태 데이터로 이는 에너지가 없는 상태에서 차이이므로 화재가 발생할 수 없다”라며 “조사단이 제시한 운영 데이터는 화재 발생 3개월 전 데이터며 잘못 해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LG화학은 ESS 안전대책을 발표했다. 삼성SDI는 작년 10월 ESS 안전대책을 내놨다. 양사가 내건 명분은 ‘배터리 업체 잘못은 아니지만 배터리 산업 생태계 신뢰회복을 위한 조치’다. LG화학은 ▲2017년 중국 난징공장 생산 ESS용 배터리 전량 자발적 교체 ▲화재확산 방지 위한 특수 소화시스템 적용 등을 실시한다. 비용은 LG화학이 부담한다. 2000~3000억원을 예상했다. 배터리 교체 대상 사이트는 250여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