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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콜센터 집단감염 현실화, 금융권 대안마련 모색

이상일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코리아빌딩 11층 에이스보험 콜센터에서 9일 집단감염으로 추정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왔다.

구로구는 9일 현재 13명이 확진됐다고 밝혔고, 인천시도 별도로 콜센터 근무자 11명이 감염됐다고 발표했다. 경기 광명시에서도 직장 동료 2명이 확진된 것으로 알려지며 콜센터에서 최소 20명이 넘는 집단 감염이 발생한 상황이다.

이전부터 콜센터가 코로나19 등 감염병에 취약하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콜센터는 업무공간이 한 곳에 밀집돼 있고 근무자들의 업무환경도 1평 남짓한 데스크가 다닥다닥 붙어있는 구조다. 여기에 전화를 통한 대화가 업무의 핵심인 만큼 ‘비말’을 통한 주변 감염의 위험이 있다.

금융권 콜센터 등에선 선제적으로 소독제 비치와 개인용 마스크 등을 나눠주고 있었지만 하루에 수백 건의 콜 업무를 해야 하는 직원 입장에선 마스크를 벗고 일하는 경우가 허다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러한 문제점 탓에 금융권의 경우 비상상황에서의 콜센터 운영지침(BCP)에 따라 직원 분산 운영은 물론 물리적 콜센터 공간을 나눠 이원화, 삼원화 센터 운영 등에 적극 나선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 에이스보험 콜센터와 같이 한 곳에서 코로나19 확진이 발생할 경우 센터 폐쇄는 물론이고 집단 감염으로 인한 2차, 3차 전염의 위험까지 내포하고 있음이 여실히 드러났다.

결국 콜센터를 이중화하는 것이 기업의 콜센터 업무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은 됐지만 지역사회 감염 등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방책은 아니었음이 드러난 셈이다.

에이스보험 콜센터의 코로나19가 집단감염으로 확인되면 금융권은 콜센터 운영 방식에 근본적인 고민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당장 금융당국의 금융기관 콜센터 운영 방식에 대한 새로운 권고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강력한 대책으로는 콜센터 재택근무가 꼽힌다. 이미 몇몇 금융사의 경우 콜센터 일부 인력을 재택근무로 돌린 상황이다. 콜센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온 대형 금융사의 경우 콜센터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환해 시스템 구성과 배포가 큰 시간이 걸리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메타넷엠플랫폼 하봉채 전무는 “콜센터 시스템이 이미 클라우드 기반으로 되어 있어 직원들의 물리적 분산 자체는 쉽다. 하루 이틀정도 세팅만 되면 집에서도 콜센터 업무가 확보 된다”고 밝혔다.

콜센터 업무 관리에 있어서도 직원 당 성공 콜(고객 대응이 완료된 건)수와 하루 대응 콜 수 등이 수치화돼 집계됨으로 재택근무와 콜센터 업무 관리는 크게 차이가 없다는 지적이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이미 상담원 재택근무를 위한 망분리 보안기준에 대해 ‘비조치의견서’를 통해 허용한 바 있다.

지난 2월 3일 콜센터 상담원이 지급된 단말기를 통해 자택에서 트래픽 암호화 기반 사설가상망(SSL VPN) 및 가상데스크톱(VDI)를 통해 본사 네트워크에 접속하는 것이 망분리 규정에 위반되는지 여부에 대해 “재택근무를 위해 내부 업무용망과 분리·독립된 망에 재택근무 업무용 VDI를 별도로 구성한 경우 내부 업무용시스템은 외부통신망과 차단된 것으로 볼 수 있어 규정상의 망분리 의무를 준수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힌 것.

다만, 비인가의 내부망 접속 방지, 통신구간에 대한 암호화 등 정보유출 및 악성코드 감염 등의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보안대책의 수립·운영해야 한다고 권고해 계정관리 등 기업이 신경써야 할 부분도 있다.

특히 재택근무 시 작업환경을 구성하는데 있어 개인마다 차이가 있다는 점은 고민거리다. 당장 고객정보 등을 참조하면서 업무를 해야 하는 금융 콜 센터 업무 등의 특성상 보안이 중요한데 노트북을 대여하고, 보안 SW 등을 세팅하는데 시간이 걸린다.

여기에 금융권에서 콜센터 업무의 대규모 재택을 채택할 경우 금융사마다 물리적 컴퓨팅 파워를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콜 회선의 경우 요즘엔 대부분의 콜센터가 IP기반 시스템으로 이뤄져 PC나 노트북, 헤드셋만 세팅하면 업무하는데 어려움은 없지만 최근 콜센터 업무가 멀티 스크린 등을 통해 업무를 한다는 점에서 콜센터와 동일한 환경을 구성하긴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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