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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s 톡] 5등의 반란, 현대HCN 주가 LG헬로비전 앞질렀다

채수웅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케이블TV 업계 5위인 현대HCN의 주가가 1위 LG헬로비전을 근소한 차이로 추월했다.

코로나19 여파로 하락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20일(금요일) 현대HCN이 10.06% 급등한 반면, LG헬로비전은 5.73% 상승에 그치면서 현대HCN의 주가가 LG헬로비전을 앞질렀다. 20일 종가는 현대HCN이 2680원, LG헬로비전은 2675원이다.

현대HCN 주가가 LG헬로비전을 추월한 것은 양사가 상장한 이래 처음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주가 급등락 이유도 있지만 양사의 주가 역전 현상은 최근 수년간 LG헬로비전의 경영실적의 악화에 근본적 원인이 있다.

LG헬로비전은 케이블TV 업계 부동의 1위 사업자이다. 가입자 수는 415만이다. 2위인 티브로드가 308만, 딜라이브 201만, CMB 156만, 현대HCN은 134만이다. 현대HCN과 비교하면 점유율이 3배나 많다. 매출 역시 가입자 수에 비례한다. 지난해 말 LG헬로비전의 실적은 매출 1조1122억원. 현대HCN의 연매출은 3000억원에 미치지 못한다.

LG헬로비전은 5대 복수종합유선방송사(MSO) 중에서는 가장 먼저 상장도 실현했다. 한때 주가가 2만5000원에 달하며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 하지만 LG헬로비전은 IPTV의 성장, 그리고 최근 몇 년간 인수합병(M&A)에 치이면서 실적악화가 이어지고 있다. 주가 역시 2015년 CJ헬로비전 당시 SK텔레콤의 M&A 발표 이후 2만원 가까이 상승했지만 이후 계속해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2016년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과의 M&A 불허 결정을 내린 것이 경영악화의 직접적 원인이 됐다. M&A 불발 이후 ‘원케이블’을 주도하며 독자생존을 모색하기도 했지만 CJ그룹의 방침은 변화가 없었다. 그 사이 M&A 파트너는 LG유플러스로 바뀌었다.

LG헬로비전은 SK텔레콤과의 인수합병 논의가 나타나기 전인 2015년만해도 매출 1조1182억원 수준, 영업이익 1050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LG헬로비전의 실적은 매출 1조1122억원에 영업이익은 206억원에 불과했다. 당기순손실은 1008억원에 달했고 4분기에는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단순히 케이블TV 산업의 쇠퇴만으로 납득할 수 있는 성적표가 아니었다.

2015년말 SK텔레콤의 인수합병 발표 이후로부터 2019년말까지 무려 4년간 M&A 풍파에 휩싸이면서 투자 및 마케팅 측면에서 중장기적인 경영전략을 마련하기 어려웠다. 매각될 입장에서 적극적인 투자는 어려웠고 오히려 가입자를 늘리기 위한 출혈 유치 전략이 사용되기도 했다. 실적 개선 요인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주가 하락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여기에 LG유플러스가 향후 합병 비용을 낮추기 위해 LG헬로비전 주가 부양에 의지가 없다는 소문까지 돌기도 했다.

반면 현대HCN은 MSO 중에서는 점유율이 가장 적지만 케이블TV 산업의 쇠퇴에도 불구 꾸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매출은 3000억원에 채 미치지 못하지만 영업이익은 꾸준히 10% 이상인 400억원 중후반대를 기록했다. 수년간 무차입 경영에 현금성 자산도 3000억원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물론 현대HCN도 지난해에는 고전했다. 매출 2928억원에 영업이익은 408억원으로 전년대비 12.7%나 감소했다. 전체적으로 케이블TV 산업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영업익 감소는 불가피한 부분이지만 LG헬로비전과 비교하면 양호한 수준이다.

주가도 4000원을 전후해 유지해왔다. 최근 SK텔레콤의 인수합병 설로 급등락을 반복한 후 코로나19 사태로 꾸준히 하락하고 있지만 펀더멘털에 큰 문제가 없는 만큼, 예전 수준의 주가 회복은 시간문제로 보여진다. 특히, 올해 SK텔레콤 등 통신사와의 M&A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어 단기간 주가 상승도 기대되고 있다.

LG헬로비전 역시 M&A 리스크에서 벗어난 만큼, 경영의 정상화를 통해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케이블TV 산업의 쇠락에도 불구, 알뜰폰, 네트워크 투자 등에서 LG유플러스와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재의 성적표보다 개선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LG유플러스가 LG헬로비전을 합병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LG유플러스의 전략에 따라 LG헬로비전의 주가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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