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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 시대 역행?…가전업계, 전문매장 확장 ‘잰걸음’

이안나
쿠쿠 체험형 프리미엄 스토어 의정부점
쿠쿠 체험형 프리미엄 스토어 의정부점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가전업계가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개편하고 있다. 각 사만의 전문점을 만들어 제품 체험과 고객 상담 기능을 강화하고, 휴식 공간을 만들어 체류 시간을 늘린다. 온라인 쇼핑만으론 불가능한 브랜드 ‘충성 고객’을 만들기 위함이다.

최근 가전업계는 대세로 떠오른 언택트(Untact, 비대면) 소비와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비대면 소비는 소비자가 직원을 만날 필요 없이 제품·서비스를 구매하는 소비 패턴을 의미한다. 삼성디지털프라자나 LG베스트샵 등 대형 가전업체는 이미 몇 년 전부터 매장을 대형화·체험화하며 오프라인만의 강점을 내세워왔다.

삼성디지털프라자는 2018년 하반기부터 강남본점을 비롯해 전국 주요 거점지역에 ‘메가스토어’ 매장을 10개 이상 열었다. 삼성전자의 가전·PC·스마트폰 등을 한 번에 볼 수 있고 휴식 공간, 스마트 아카데미, 쿠킹 스튜디오 등 체험에 방점이 찍혀 있다. LG전자는 초프리미엄 가전브랜드 LG시그니처 라인업을 확대하면서 전용관을 늘리고 있다. 기존에도 LG전자 베스트샵에서 LG시그니처 모델을 구경할 수 있었지만, 별도 LG시그니처 전용관을 만들어 ‘체험형 명품관’을 만든 건 새로운 시도다.

업계 관계자는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매장을 만들어 소비자들이 제품을 한 번에 둘러볼 수 있도록 만드는 추세”라며 “단순히 제품을 많이 파는 목적이라기보다 브랜드 이미지를 종합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공간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각 사만의 전문 매장 확장 추세는 대형 가전업체에만 해당되지 않는다. 쿠쿠전자와 캐리어에어컨 등 중견 가전기업들도 최근 오프라인 매장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쿠쿠전자는 지난 20일 의정부에서 첫 프리미엄 스토어를 열었다. 이를 시작으로 체험형 매장을 늘려나갈 방침이다. 주방 및 생활가전, 청정가전, 반려동물, 헬스케어 총 4개 전시관으로 나뉘어 있고 고객 라운지와 서비스센터를 함께 운영한다. 단순 판매를 벗어나 고객들에게 브랜드 경험을 선사해 ‘라이프스타일 매장’으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이다.

쿠쿠 관계자는 “최근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 확산에 따라 기존 의정부 전문점을 체험형 프리미엄 스토어로 리뉴얼했다”며 “기술력이 집약된 가전제품은 제품성능을 꼼꼼히 살펴보고 구매하려는 소비자 니즈가 있어 이번 체험형 매장에서 사용해 볼수 있게 했다”고 전했다.
캐리어에어컨도 수도권 10개점, 지사 12개점을 포함 총 22개 ‘캐리어 전문 가전 로드샵’을 열었다. 에어컨으로만 이름을 알리던 캐리어가 공기청정기·청소기·와인셀러 등 제품을 소비자들이 직접 체험해 전문가전 브랜드로 거듭나려는 계획이다. 캐리어에어컨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캐리어 전문 제품을 매장에 가서 직접 볼 수 있는 기회가 적었는데 이번 기회로 에어컨 뿐 아니라 많은 전문 가전 제품이 있음을 알리려 한다”고 말했다.

오프라인 매장 없이 방문판매 중심으로 소비자들을 만나는 렌털업체 코웨이도 스타필드 고양에 팝업스토어를 짧은 기간 진행한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위축된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리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가전업체 단일 브랜드 매장은 가전양판점과 같은 오프라인 매장이지만 소비자들이 향하는 목적은 다르다. 가전양판점을 향할 땐 제품군만 생각하고 다양한 브랜드들을 고려하는 반면, 전문점을 찾는 고객은 그 브랜드의 ‘충성고객’일 확률이 높다. 가전업체의 프리미엄 매장 전략은 이러한 고객을 붙잡아 두고, 동시에 더 많은 충성고객을 모집하는데 필요한 전략이다.

브랜드 충성심을 제고시키면 가전양판점에서 다른 업체 제품들과 비교할 때도 경쟁력이 생긴다. 소비자 입장에선 아무리 온라인에서 편리하게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하더라도, 한 번 사서 오래 사용하는 가전제품 특성상 신뢰 가는 제품을 구매하고 싶은 심리와도 맞닿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문점에 방문한 고객은 그만큼 브랜드 신뢰를 갖고 찾아온만큼 전문점만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충성고객이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안나 기자>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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