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칼럼

[취재수첩] 비대면 대세속에도 주목받는 오프라인의 가치

이안나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바야흐로 비대면 시대다. 업종을 불문하고 사람과 사람이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누기보단 기술을 통해 원거리에서 모든 걸 해결한다. 이유는 여러 가지다. 물건 하나를 살 때만 해도 비대면 소비는 시간 절약과 편리함을 준다. 점원과 마주치는 것을 불편해하는 건 밀레니얼 세대 특징이기도 하다. 코로나19도 비대면 소비를 촉진한 요인이다.

그러나 모두가 비대면을 이야기할 때 일부 기업들은 오프라인 매장 확장이라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인다.

어떻게든 소비자와 점원(기업)이 직접 마주하는 공간을 만든다. 캐논컨슈머이미징·쿠첸 등은 복합문화공간을 만들어 제품전시와 함께 사진·쿠킹클래스를 만들어 사람들을 모이게 한다.

쿠쿠·캐리어에어컨·롯데하이마트도 전문 매장을 특화해 확장한다. 이들은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한 고집쟁이가 아니다. 오히려 변하지 않는 본질에 집중한 전략적 준비를 하고 있다.

편리함을 추구하는 게 소비패턴의 큰 흐름이지만 동시에 ‘경험’의 중요성도 확대되고 있다. 사람들은 새로운 경험을 위해서라면 어느 정도의 불편함까지 감수한다.

갤럭시Z플립이 출시됐을 때 사람들이 디지털프라자에 줄 서 구경하며 호기심을 풀었던 것처럼, 오프라인매장은 온라인이 줄 수 없는 가치를 준다. 직원과 대화를 꺼리는 밀레니얼 세대까지 잡을 수 있는 지점이다.

소비자들은 원하는 제품을 사기 위해 온라인에서 검색하는 과정을 ‘수고’로 느낀다. 편리함을 극대화한 공간이다 보니 그 과정이 노동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반면 이젠 오프라인에선 여러 제품을 들여다보고 만져보는 시간을 ‘이해’의 시간으로 인식한다. 생소한 제품에 대한 즉각적인 정보 제공, 여러 체험·강의 프로그램을 통한 커뮤니티 등 소비자와 기업의 직접적인 교류가 많아질수록 브랜드 충성심이 제고되는 것 역시 오프라인매장의 장점이다.

물론 오프라인 매장을 우후죽순으로 늘리는 건 정답이 아니다. 지난해 애플을 떠난 안젤라 아렌츠 부사장은 애플스토어를 가리키며 “애플의 가장 큰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제품을 출시할 때 디자인과 성능, 컨셉 등 다각적인 면을 고려하는 것처럼, 오프라인매장도 그래야 한다는 의미다. 기능적·경험적·상징적 요인들을 고려해 소비자에게 어떤 편익을 줄 수 있는지 명확히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온라인이 대세임은 분명하지만 오프라인만의 매력 역시 명확하다. 이 때문에 일부 유통업체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구매한 제품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가져갈 수 있게 하거나 애플리케이션에서 제품을 직접 보러 오게끔 하는 프로모션 등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상호보완적 관계로 인식할 때, 소비자들은 더 나은 구매 환경을, 기업은 막강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된다.

<이안나 기자>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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