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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부장 유망기업탐방] ‘통신장비업체’ 에치에프알, 글로벌로 무대 넓힌다

김도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는 세계 반도체·디스플레이를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만들기 위한 소재·부품·장비(소부장)는 해외의존도가 높다. 지난 10여년 줄곧 지적했던 문제다. 일본 수출규제는 한국 기업의 약점을 부각했다. <디지털데일리>는 소부장 육성을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지, 우리 기업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등 유망기업을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5세대(5G) 이동통신 시대가 도래했다. 세계 주요국들은 5G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다. 덕분에 통신장비업체들은 분주하다. 삼성전자, 화웨이, 노키아, 에릭슨 등 글로벌 기업은 물론 에치에프알, 오이솔루션, 다산네트웍스, 케이엠더블유, RFHIC 등도 마찬가지다. 이 가운데 에치에프알은 미국 진출에 성공, 사업 무대를 넓혀가고 있다.

지난달 경기도 성남 본사에서 만난 에치에프알 관계자는 “에치에프알은 포트폴리오가 매력적인 회사다. 국내외 고객사를 확보했고, 유·무선 등 다양한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치에프알은 지난 2000년 1월 설립, 20년 이상 통신장비를 공급해왔다. 주요 제품은 프론트홀 장비, 중계기 장비 등이다. 프론트홀은 클라우드 무선 접속망(C-RAN)에서 디지털 데이터 처리장치(DU)와 원격 무선신호 처리장치(RU)를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프론트홀 장비는 통신사들의 원가 절감을 위해 만들어졌다. 여러 DU를 한 장소에 모아 관리하고, 기지국에는 RU만 설치해 C-RAN 구조를 만들었다. 이는 기지국 수를 최소화하게 했다. 프론트홀이 DU와 RU를 연결하면서, C-RAN을 원활하게 해준다. C-RAN은 4세대(4G) 이동통신 때 적용됐다.

5G 프론트홀 장비는 4G용과 차이가 있다. 4G용은 WDM(Wavelength Division Multiplexing) 기술을 활용했다. 이는 채널 별로 여러 개의 파장을 동시에 전송하는 기술이다. 5G에서는 분리된 DU와 RU 간 인터페이스 규격(CPRI) 과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패킷(Packet) 방식을 채택했다. 패킷 프론트홀 장비는 대역폭 감소, RAN 가상화 등의 이점이 있다. 5G 프론트홀 장비 시장 예상규모는 6000억원 이상으로, 4G(4000억원) 대비 1.5배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주요 고객사는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등이다. SK텔레콤과는 지난 2016년 4G 프론트홀 장비 개발을 함께했다. 당시 SK텔레콤은 프론트홀 솔루션을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에 수출했고, 이 과정에서 에치에프알은 프론트홀 장비를 제공했다.

에치에프알은 미국 통신사와의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4G에 이어 5G 프론트홀 장비도 공급하게 된 것이다. 에치에프알 관계자는 “미국 내 파트너사 후지쯔네트워크커뮤니케이션즈와의 협업을 통해 버라이즌의 5G 프론트홀 공급권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에치에프알은 AT&T와도 관련 계약을 체결할 전망이다.

에치에프알은 지난 1월 엔텔스를 인수하기로 결정, 매출처를 다변화했다. 엔텔스는 소프트웨어(SW) 업체로, 클라우드 매니지드 서비스와 산업용 어플리케이션 플랫폼 등을 보유하고 있다. 에치에프알은 5G 시장이 프라이빗 형태로 전환할 것으로 판단, 하드웨어(HW)와 SW를 결합한 5G 구축 서비스를 공급하고자 한다.

엔텔스 실사를 담당했던 최영래 에치에프알 CN사업부문장은 “미국, 일본, 말레이시아 고객을 대상으로 프라이빗 5G 네트워크 분야에 진출할 것”이라며 “에치에프알의 네트워트 장비와 엔텔스의 비즈니스 플랫폼을 결합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에치에프알 관계자는 “5G는 이미 진출이 끝났고, 수익을 기다리는 단계다. 국내 통신사와 다음 세대 통신장비를 준비 중”이라며 “패킷 프론트홀 장비는 미국 외 유럽 통신사 등에도 공급할 계획이다. 주요 통신사의 래퍼런스를 통해 고객사를 늘려갈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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